Updated : 2024-05-02 (목)

미국의 양호한 노동시장, 이민자가 캐리한 것 - 메리츠證

  • 입력 2024-04-18 08:33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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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메리츠증권은 18일 "최근 미국 노동시장은 이민자가 캐리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제혁 연구원은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뜨겁다"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임 연구원은 "긴축 이후에도 견조한 노동수요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다행인 부분은 이례적으로 노동공급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임금의 둔화세는 지속되고 있다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미국 본토 출생자들의 노동 참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횡보하다가 올해 들어 줄어드는 모습이지만, 이민자들의 유입은 지속되며 이를 상쇄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러-우전쟁, 중동지역의 분쟁으로 인해 피난 성격의 이민이 늘어난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BLS의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이민자가 상당할 수 있다는 점과 노동 공급 증가로 인플레를 유발하지 않는 균형 취업자수(10만명 내외로 추정)가 20만명 내외로 높아질 수 있다는 측면"이라고 분석했다.

■ 보이는 것보다 많을 이민자 → 균형 취업자수↑

이민자는 비자 발급 여부로 나눌 수 있다. 이 중에서 BLS의 통계에 잘 잡히지 않는 이민자는 비자가 발급되지 않은 미허가(unauthorized) 및 무단 월경(gotaways)이다.

미허가는 국경에서 국경순찰대와 맞닥뜨린(encounter) 이후 추가적인 절차를 기다리는 자들이다. 상당수가 비자 발급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더라도 미국 내에서 경제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그 외에 무단 월경자들은 비합법적으로 국경을 넘어섰지만 미국 정부에게 적발되지 않은 이민자들을 의미한다.

Brookings 연구소에 따르면 미허가/무단월경 이민자들은 BLS의 통계에 상당수가 집계되지 않게 된다. 미국 인구조사국(Census Bureau)의 통계 대신 의회예산처(CBO)나 사회보장국(SSA)의 추정치를 사용하게 되면 공식적인 고용 통계치와의 괴리가 발생하게 된다.

임 연구원은 "최근 이민자 유입은 상당부분이 미허가/무단 월경에서 발생했다. 미국 의회예산처와 국토안보부의 추정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허가는 전체 이민자중 57%, 무단 월경은 17%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BLS의 인구 통계와의 괴리는 CBO의 통계치의 경우에는 200만명(23년 기준), SSA는 150만명까지 벌어지게 된다"면서 "카운팅되지 않는 이민자들의 공급까지 고려하게 되면 균형 취업자수는 10만명에서 20만명 내외까지 증가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집계과정에서의 누락은 최근 사업체 조사에 의한 비농업 고용과 가계조사 고용 데이터 간의 괴리를 설명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1990년 말 이민 신청건수가 급증하는 과정에서 BLS의 두 고용지표간의 괴리가 벌어졌고, 이민자수를 감안해 가계조사 고용 데이터를 사후적으로 조정했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에도 비농업 고용과 가계조사의 괴리가 커졌었다. 공급 확대로 인해 균형 취업자수가 높아진 영향으로, 고용지표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임금의 둔화세가 유지됐던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됨에 따라 내년까지도 이민자수의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CBO와 같은 주요 기관은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 금리 인하 위해선 고용수요 둔화 확인 필요

임 연구원은 다만 "최근 본토 출생자들의 경제활동 참여가 부진한 영향으로 최근 노동 공급 추이가 둔화되고 있다"면서 "이에 더해 균형 취업자수의 20만명으로의 상향 조정을 인정하더라도, 현재 월간 30만명의 취업자수는 여전히 임금의 상승을 야기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결국 연준이 확신을 가지고 금리를 인하하기 위해서는 고용수요의 둔화를 추가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고용 둔화의 시작은 기업의 이자부담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며 "소비자들은 여전히 현금성 자산이 코로나 이전 대비 풍부한 상황이기 때문에 임금 소득이 꺾이지 않는다면 소비를 이어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기업 이자 부담 확대 → 고용 모멘텀 축소 → 소비 둔화 → 물가 안정화의 순서로 9월 연준의 금리 인하를 뒷받침해 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0월 미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높아진 금리가 갖는 긴축의 효과가 부각된 바 있다.

10월 말 전월 대비 하이일드 스프레드는 71bp 상승하고 미국채 금리 상승분까지 고려하면 109bp 상승하며 2024년 확대된 만기도래분을 앞둔 기업들의 이자부담이 부각됐다.

그러나 연말 연준의 피벗과 함께 양호한 경기를 재차 확인하며 하이일드 스프레드는 재차 축소됐다. 올해 초에는 10월대비 2%p 가량 낮아진 금리를 활용해 기업들은 부채 발행을 다시 늘렸고, 올해 상반기의 만기도래 물량은 대부분 소화됐다.

임 연구원은 그러나 "코로나 저금리 시기 5% 내외에서 발행되었던 회사채가 고금리 회사채로 바뀌면서, 기업들의 부채부담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연초 이후 3월 들어 하이일드 부도율은 소폭 하락했지만, 기업들의 이자보상배율과 같은 펀더멘탈 지표들의 악화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환경에서 4월 미국채 금리가 전월말 대비 44bp 급등하는 과정에서 회사채 스프레드도 20bp 가량 상승했다"면서 "여전히 하반기 만기도래분을 소화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절대금리 기준으로는 하이일드 금리가 8%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1~3년내 만기도래하는 하이일드 비중이 코로나 이전 15%→20%로 올라온 상황이기 때문에 하반기에 금리 인하 없이 고금리를 기업들이 소화하기에는 부담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금리 인하기대가 1.5~2번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시장 기대가 0번의 인하로 쏠리게 된다면 10월에 경험했던 패턴과 유사하게 하이일드 스프레드 상승→추가적인 금리 상승이 제한되는 흐름을 예상한다"면서 "1번의 인하 기대를 다 인정하더라도 미국채 10년 금리의 예상치는 4.8%로, 현재 4.6%대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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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메리츠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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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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