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16 (목)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예고된 악재성 이벤트 5월 FOMC

  • 입력 2024-04-29 10:48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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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미국 노동부

출처: 미국 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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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 연준이 5월 FOMC(4월30일~5월1일)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CME의 페드와치툴이 올해 9월 1회의 금리인하를 전망하고 추가 인하는 내년 3월 정도로 보고 있는 가운데 인하 5월 FOMC는 매파적인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물가지표들은 인플레이션 둔화가 예상보다 더디다는 점을 알려줬다. 반면 고용 수요는 여전히 견조했다.

물가와 관련해선 지난 주 후반 PCE 데이터까지 확인한 상황이며, 파월이 대체적으로 매파적으로 나올 것이란 인식이 강해보인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선 이미 가격변수가 '예고된 악재'를 상당 부분 반영했기 때문에 지금은 모두가 예상하는 매파적 스탠스보다 연준이 덜 매파적일 때의 가격변수 반응이 더 주목된다는 목소리들도 들린다.

■ PCE 데이터, 1분기 마지막 주요 물가지표도 더딘 인플레에 힘 실어줘

미국의 3월 근원PCE 가격지수는 예상을 소폭 상회했다.

전년비 2.8% 상승해 예상(2.7%)을 웃돌면서 2%대 후반 물가 고착화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하지만 전월비로는 0.3% 올라 예상에 부합했다. 이 수치들은 2월 데이터와 같은 것이다.

전체 PCE 가격지수는 전월비 0.3%, 전년비 2.7% 올랐다. 전년비 수치는 2월(2.5%)을 상회한 것이다.

서비스 쪽 물가가 심상치 않았다. 서비스PCE 가격지수는 0.4% 올라 상품 가격지수(+0.1%)를 크게 상회했다. 상품에 비해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강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3월 개인소득은 0.5% 증가하며 예상에 부합했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소비는 0.8% 증가해 전월보다 0.1%p 늘어났다. 사람들이 높은 물가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전체적으로 PCE가 예상보다 약간 높은 수준을 나타내면서 끈적한 물가 흐름이 지속되고 있음을 알린 것이다.

일각에선 이번 데이터가 우려했던 것 만큼 높지 않아 다행이라는 평가도 내놓았지만, 조속한 연준의 금리 인하가 쉽지 않다는 점을 말해준다.

■ 금리 인하 지연 흐름

올해 1,2,3월 물가 데이터는 예상을 웃돌면서 올해 금리 인하 기대값을 대폭 줄여놓았다.

연초만 하더라도 6회, 많게는 7회까지 인하를 예상했으나 현재는 대체로 1회, 혹은 2회로 축소됐다.

3월 FOMC 이후에도 6월 인하 시작과 연내 3회 인하 전망이 유지됐지만 계속해서 디스인플레이션의 한계에 힘을 실어주는 데이터가 나오자 투자자들도 기대감을 낮춰야 했다.

연준 관계자들은 물가의 목표수준(2%) 복귀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면서 자신들의 인하 전망을 낮췄다.

올해 1분기 미국 CPI 상승률을 보면 1월 3.1%, 2월 3.2%, 3월 3.5%로 오히려 높아졌다. 근원 CPI는 3.9%→3.8%→3.8%를 나타내 최근엔 물가의 '둔화 추세'보다 '하방 경직성'이 부각됐다.

고용 등 경제지표는 기대 이상으로 나오면서 이자율, 주식 등 금융시장을 압박했다.

과거 30년간 금리인하 개시 시점의 비농업고용 증가폭은 10만명대 초반이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평균 증가폭은 28만명에 달할 정도로 고용도 견조했다.

따라서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금리인하가 어디까지 지연될지 눈여겨 보고 있다.

윤인구 국제금융센터 글로벌경제부장은 "미국 정책금리의 고점유지기가 길어질수록 높은 장기금리가 경제 활동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지만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서비스 물가와 기대 인플레이션의 하방경직성에 따른 디스인플레이션 지연으로 통화정책 완화는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물가지표들과 제약적 정책금리...하반기 인하 횟수 전망은 제각각

최근 미국 코어 CPI와 헤드라인 CPI 상승률은 3.8%, 3.5%였다.

연준이 통화정책을 펼 때 중시하는 코어 PCE와 PCE는 2.8%, 2.7%였다.

연준의 명목 정책금리는 5.375%이며, 물가지표들은 차감해 구한 실질 정책금리는 1.6~2.7% 수준이다.

연준의 정책금리 장기 전망과 물가목표인 2%를 차감해서 구한 미래 실질중립금리 예상 중앙값은 0.6% 수준이다.

인플레 둔화 흐름만 지속되면 긴축적인 현재의 상황을 완화할 수 있는 여건이다.

하지만 최근 나타난 인플레 하락의 한계, 양호한 경제지표, 유가 경계감 등으로 인하 가능 시기는 계속 뒤로 미뤄지고 있다.

현재의 높은 정책금리를 유지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경기 위축이 심화돼 금리를 인하할 필요성이 커지는 구조지만 미국 경제는 다수의 예상보다 양호한 상황이어서 인하 시기를 장담하는 것은 쉽지 않다.

미국 금융사들은 대체로 올해 하반기 중 인하가 시작돼 연내 2차례 정도의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사들의 연내 인하 횟수에 대한 전망도 갈라져 있다.

모간스탠리는 기준금리가 연말에 4.5%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으나 JP모간은 4.75%, 골드만삭스는 5.00%로 예상하고 있다. BOA나 바클레이즈, 도이치뱅크 같은 곳은 5.25%로 1차례 인하가 끝일 것으로 보는 중이다.

예고된 매파 파월...악재 민감도 둔화에 무게 둬야 할까

투자자들은 이번주 FOMC에 대한 경계감을 나타내면서 '악재 선반영 측면'도 감안하고 있다.

이미 이번 FOMC의 금리 동결과 파월의 매파적 발언이 예고된 상황이어서 금융시장이 다시 크게 흔들릴지, 아니면 예고된 악재성 코멘트를 딛고 분위기를 쇄신할지 주목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주식전략팀장은 "이번 FOMC에서 통화정책 스탠스는 물론 QT 테이퍼링에 대한 언급이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라며 "다만 12월 FOMC 내재금리가 5%에 근접한 만큼 글로벌 금융시장은 비둘기파적인 스탠스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가능성 높다"고 진단했다.

시장이 그간 금리인하 지연을 반영하고 악재를 상당부분 반영해 온 데다, 연준이 연내 금리 인하를 배제하기는 쉽지 않아 이번 FOMC가 추가 악재로 작용하기 쉽지 않다는 견해도 보인다.

임재균 KB증권 채권연구원은 "5월 FOMC에서 연내 금리인하의 횟수가 3월 전망한 3차례보다 감소하는 점은 인정하겠지만 연내 인하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연준은 5월 FOMC에서 매파적인 스탠스를 유지하겠지만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면 완화적으로 해석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시장의 인하 기대감이 경제지표, 연준 관계자 등에 의해 지속적으로 부정 당해 온 데다 연준이 인플레 대응 고삐를 다시 옥죌 수도 있는 환경이어서 조심스러운 접근이 낫다는 조언도 보인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이번 FOMC에선 금리 인하 지연과 관련된 발언을 넘어 금리를 다시 올릴 수 있다는 선택지까지 제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일각에선 시장이 악재에 익숙해졌다고 하나, 진짜 악재가 남아 있을 가능성도 있어 조심스럽다"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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