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4-30 (화)

[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달러 천하, 한·중·일 '따로 또 같이'

  • 입력 2024-04-17 10:14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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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김경목 기자]

올들어 글로벌 달러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작년 11월 초반 이후 약 5개월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주요 6개국 통화와 비교한 미국 달러인덱스는 올들어 약 4.8% 상승했다. 코스콤 CHECK(5200)에 따르면, 달러인덱스는 작년 12월 29일 101.34로 마친 것을 기점으로 하면 4월 16일 106.36을 기록해 약 3개월 반만에 약 5% 상승했다.

특히 달러지수는 지난주 1.7% 강세를 기록해 2022년 9월 이후 주간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박수현 메리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강달러가 나타나는 이유는 당연하게도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 기대가 변화했기 때문이다. 12월 FOMC를 기점으로 2024년에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시그널이 대두됐다"며 "이에 시장에서는 연초 연내 6번의 인하까지를 선반영했다. 그러나 잇따라 발표되는 미국 경제지표는 여전히 강한 미국 경기와 여전히 높은 물가를 시사했고, 인하횟수 기대는 4월 12일 현재 연내 1.86번까지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최근까지 발표된 미국 1~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모두 예상을 웃돌았다. 이와 함께 연준 관계자들이 금리인하 기대감을 낮추는 발언을 지속해 시장 내 자산 가격이 빠르게 재조정됐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빠르게 후퇴해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약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4월 16일 뉴욕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수익률이 전 구간에서 높아졌다. 미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은 4.66%대로 올라섰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전장보다 6.45bp 상승한 4.6685%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1일 기록했던 4.7320% 이후 5개월 반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와중에 한국, 중국, 일본 3국 통화는 글로벌 강달러 기조에 연동해 다른 듯 하면서도 같은 행보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 달러/원 최근 3개월 반만에 약 8.4% 상승..연준 금리인하 기대 후퇴 +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최근 급등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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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원은 최근 3개월 반만에 약 8.4% 상승했다. 코스콤 CHECK(5103)에 따르면, 달러/원은 작년 12월 28일 장중 저점이 1286.3원에서 지난 4월 16일 종가인 1394.5원까지 3개월 반만에 약 8.4% 올랐다.

달러/원이 올들어 상승세를 보인 흐름은 크게 3단계로 나눠볼 수 있다. 우선 연초부터 1월 중순까지 상승세를 보였다가 이후 3월 중순까지는 1320~1340원 범위에서 박스권 장세를 나타냈다. 3월 하순부터 달러/원은 오름세를 재개하고 4월 중순부터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달러/원은 연초인 1월 2일부터 8일까지 닷새 연속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연준의 피벗 기대감이 과했다는 인식과 함께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인 것이 달러/원 상방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후 12, 15, 16, 17일 장에서도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산선 공격을 일삼고 영미권이 보복 공격을 개시하는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달러/원은 1월 하순부터 3월 중순까지 약 두 달 동안은 1320~1340원 박스권에 머물렀다. 고착화된 높은 인플레이션과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 후퇴 등이 원화 가치를 압박했지만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 속에 외국인 국내주식 순매수 확대는 원화 가치를 부양했다. 또한 중국 주식시장 부양책과 월말 네고 등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고 예상을 웃돈 미국 CPI, 매파적 FOMC 회의 경계 등은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상하방 요인이 대치해 달러/원이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이후 달러/원은 3월 하순부터 박스권 돌파를 시도하다가 4월 들어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원은 3월 중순에는 FOMC 회의와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로 12일부터 19일까지 엿새 연속 상승했다. 20일 제자리 걸음한 이후에 ECB 6월 금리인하 시사와 위안화 약세 등으로 이틀동안 20원 상승하며 1340원 초반대로 올라섰다.

달러/원은 4월 들어서 5일부터 16일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원은 16일 장에서 한때 1400원대로 올라섰고, 이날 외환당국의 공식적인 구두개입이 나왔다. 이러한 달러/원 4월 급등세는 예상을 웃돈 미국 3월 CPI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그리고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 등에 기인했다.

■ 달러/엔 최근 3개월 반만에 약 10.3% 상승..强달러 속 완화 지속 기조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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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엔은 최근 3개월 반만에 약 10.3% 상승했다. 코스콤 CHECK(5506)에 따르면, 달러/엔은 작년 12월 28일 장중 저점이 140.24엔에서 지난 4월 16일 종가인 154.71엔까지 3개월 반만에 약 10.3% 올랐다.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가 3개월 연속으로 예상을 웃돈 가운데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빠르게 후퇴했다. 이에 따른 주요 자산상품들의 가격 재조정이 이어지면 달러지수는 5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러한 글로벌 달러화 강세 기조에 연동해 엔화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일본은행(BOJ)이 3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1%에서 0~0.1%로 인상해 8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시대를 공식 종료했다. 다만 BOJ가 통화정책 정상화를 선언하면서도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필요시 완화적인 정책수단을 활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달러화 강세와 BOJ 통화정책 정상화 등 재료를 소화하면서도 달러/엔도 올들어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달러/엔은 결국 154엔을 웃돌면서 199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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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위안 역외환율은 최근 3개월 동안 2.5% 상승했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작년 12월 29일 장중 저점 7.086위안에서 지난 4월 16일 종가인 7.2632위안까지 3개월 반만에 약 2.5% 상승했다.

위안이 원화나 엔화보다는 가치 절하폭이 제한됐지만 1월 중순과 3월 하순에 달러/위안 역외환율이 레벨을 대폭 넓히면서 우상향 흐름을 이어갔다. 중국인민은행은 1분기에는 시장 예상보다 낮은 위안화 고시환율을 발표해 위안화 절하 압력을 낮추는 시장 안정화에 나선 바 있다.

■ 한일 외환당국, 구두개입 나서며 시장 안정화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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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와 엔화 약세가 지속되는 와중에 16일 최상목 부총리가 취임후 처음으로 스즈키 일본 재무장관과 만나 최근 양국 통화의 가치하락(절하)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고 급격한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응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원화 절하폭은 다소 과도하다"며 "변동성이 지속될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16일 서울외환시장 마감 30분을 앞두고 외환당국자들이 공식 구두개입을 했다. 한국은행 오금화 국제국장과 기획재정부 신중범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공식적인 구두개입을 통해 "환율 움직임, 외환수급 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나친 외환시장 쏠림 현상은 우리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16일 개장 전에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관계기관 합동 대응체계를 통해 점검대응 강화, 시장이 과도한 변동성 보일 경우 즉각적이고 과감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15일에는 유상대 한은 부총재가 "외환·금융시장에 변동성 확대가 우려되면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것"이라고 구두개입을 했다.

최근 엔화는 뚜렷한 약세를 보였다. 스즈키 재무상이 12일 각의 후 기자회견에서 "지나친 움직임에 대해서는 어떤 수단도 배제하지 않고 적절하게 대응하려고 한다"고 했지만 엔화 약세를 꺾지 못했다. 달러/엔은 4월 10일부터 16일까지 닷새 연속 오름세를 보인 후 17일 장에서는 당국 구두개입 영향으로 약보합 수준에 머물고 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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