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12-13 (금)

[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늙어가는 중국과 꿈을 잃은 청년

  • 입력 2024-04-08 12:58
  • 김경목 기자
댓글
0
[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늙어가는 중국과 꿈을 잃은 청년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김경목 기자]

중국 고령화 문제가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 청년들이 꿈을 잃고 있다.

고령화 문제는 비단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가 해결 방안을 마련해 가야 하는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이러한 인구 구조상 불균형적인 상황이 심화된 가운데 코로나 비대면 문화가 중국사회를 덮친 이후로 중국 경제는 모멘텀을 잃었다.

중국경제 모멘텀이 사라진 이후로 청년들이 누릴 수 있는 일자리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중국 청년들은 임시직을 전전하면서 극소수로 제한된 안정적인 직장을 잡기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 젊은이 가운데 일부는 일자리 부족, 낮은 임금,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을 이유로 저축하기를 포기했다.

최근 발간된 중국 연금 발전 보고서는 올해 양회에서 정년 연장이 큰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이 고령화 심화로 야기될 수 있는 사회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 정책적 해결책 마련에 더욱 속도를 높이게 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저출산 고령화, 그리고 코로나 등으로 경제에 모멘텀이 약화된 것을 해소하기 위해서 지난해 4분기부터 경기 부양책을 하나둘 내놓으면서 시장 내 유동성을 불어넣기 위해서 노력 중에 있다.

하지만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전반에 훈풍을 불어넣을 수 있을 지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히 상당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중국 3월 제조업 PMI가 6개월 만에 50을 웃돌며 확대 국면으로 전환했다.

중국 경기회복에 대한 조심스런 기대감은 중국 CSI300지수가 2월 한달 동안 9.3% 급등하면서 선반영됐다. CSI300지수는 최근 한달 동안은 강보합 수준에 머물면서 숨을 골랐다.

하나증권은 "2024년 중국 내수에 대해 재정정책 강도와 통화정책 환경, 가계 소비의 회복, 부동산(주택거래/가격)의 구도와 경기 회복 유인이 2023년 대비 유리하다"고 전망했다.

일부 서구 매체는 중국 상황을 더욱 비관적으로 보기도 한다.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2개월 전과 비교하면 호황기는 고사하고 중국 분위기는 암울하다"며 "3월 산업생산은 증가했지만 소비 침체로 디플레이션이 도사리고 있다. 이런 와중에 기업가들은 환멸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경제 중단기 전망에 대한 방향성은 엇갈리고 있어도 중국경제가 길고긴 터널에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데는 시장 관계자들 의견이 일치한다.

중국에서 심화되는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로 인한 인구 구조의 급변과 함께 중국 미래를 짊어진 청년들의 어깨는 무거워지고 있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정년 연장 논의도 나오고 있다. 이제는 연령별 직업 관련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서 노동시장 전반을 안정화 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2022년 기준 중국 60세 이상 노인인구는 2.8억명..전체 인구 20% 달해

[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늙어가는 중국과 꿈을 잃은 청년이미지 확대보기


세계인구 랭킹 2위인 중국(24년 기준, 약 14억 2500만명)은 특히 고령화 속도가 가파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중국의 60세 이상 노인인구는 2억 8000만 가량으로, 전체 인구의 19.8%에 이른다. 그 중 65세 이상 인구는 2억 1000만 가량으로 전체 인구의 14.9%다.

중국 룽청시에서 부동산 중개업에 종사하면서 '산동라오리라오지'라는 채널을 운영하는 한 크리에이터는 "중국 부동산 경기가 아무리 안 좋다고 해도 양로원을 향한 수요는 끊임이 없다"는 현실을 전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와 공산당은 2006년부터 고령화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했다.

제10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4차회의에서 양로문제와 양로산업의 육성, 양로서비스 개선 등을 언급한 바 있다. 2012년 중공 제18차 보고에서 인구 고령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같은 해에는 '중화인민공화국 노인권인 보장법'을 발표했다.

이후에도 여러가지 고령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2일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민정부,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등 중국 정부기관은 '14차 5개년 계획 가운데 고령화 프로젝트의 실시방안 관련한 적극응대 법령을 개정해서 발표했다.

이러한 중국내 고령화 심화 일면에서는 실버경제가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실버경제 규모는 7조위안, 한화로 1,305조원에 이른다. 이는 중국 GDP의 6%에 이르는 액수다. 이는 2035년이 되면 그 규모가 30조위안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영향 속 고령화, 경기 둔화세 심화..중국 인구 감소세 더욱 가팔라져

중국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실버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는 반면 젊은 세대는 그 수가 줄고 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중국 인구 감소의 근본적 요인인 인구 출산 측면에서 보면 네 가지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첫째, 양육비와 주택 가격, 교육비용의 상승이 출산율을 낮췄다고 했다. 둘째, 가임 여성의 감소를 지적했다. 15~49세 가임 여성 숫자가 2010년 3억8000만명에서 2020년 3억2000만명으로 6000만명 감소했다는 것이다.

셋째, 늦은 결혼과 낮은 결혼율, 그리고 높은 이혼율이 인구 문제를 가속화했다고 진단했다. 넷째, 코로나19 영향을 꼽았다.

2020년 코로나 이후 3년간 지속된 팬데믹은 경제 활동, 사회 활동의 축소로 이어져 결혼과 출산에 결정적 타격을 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고령화와 경기 둔화세가 심화되면서 중국 인구 감소세가 더욱 가팔라진 것으로 보인다. 중국뿐 아니라 어느 국가라도 인구가 줄어드는 것을 반기지는 않는다.

인구가 줄어들면 경제 전반의 잠재 성장률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생산연령 인구 즉, 청장년층이 1% 줄어들면 GDP가 1년에 0.6%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GDP 감소의 가장 큰 몫은 급증한 노년 인구 부양 부담이다.

물론 모두가 아는 것처럼 한국은 인구 문제에 있어서 가장 비관적인 국가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2050년 한국 GDP는 지금보다 30% 가까이 줄어들게 된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이런 추세라면 2050년 경제성장률은 0%에 머물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 중국 청년들 실업난 속 당국 작년 청년실업률 14.9%로 발표..중국 내 경제학자 자체 집계한 통계에선 40%대에 달해

중국 내 인구 감소세 속에 중국 청년들은 실업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청년들은 지난 몇 달간 여러가지 일들을 하고 있다. 젊은이들 사이에선 일자리는 많지만 기대치를 낮추기 쉽지 않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일자리 수보다 졸업생 수가 더 많은 현재 여러 직장을 전전하는 모습은 중국에서는 크게 드물지 않은 일상이다.

대학 졸업자들은 졸업 후 친구들 중 정규직을 구한 이가 3분의 1에 불과하다는 얘기들도 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중국 당국에 따르면 16~24세 청년 5명 중 1명 이상이 실업 상태였다. 이후 중국 정부는 청년 실업률 발표를 중단했다가 올해 1월 집계 방식을 변경한 수치를 공개했다.

중국 청년실업률은 작년 6월 21.3%를 기록해 2018년 이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국가통계국은 매달 공개하는 국민 경제 통계에서 이 항목을 빼버렸다가 6개월 만인 올해 1월 다시 이 통계를 발표하면서 작년 청년실업률이 14.9%로 대폭 내려갔다고 밝혔다.

중국 통계국은 청년실업률 발표를 하면서 집계 방식을 바꿨다고 했다. 조사 대상인 16~24세 연령층 인구가 9600만명 가운데 재학 중인 학생 6200만명을 제외하고 졸업 후 취업을 원하는 3400만명만 조사대상으로 했다고 한다.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대학 졸업 후 대학원에 적을 두는 학생이 적지 않다. 이런 학생들은 실업률 조사대상에서 제외된다. 취업 상황이 안 좋아 부모가 주는 용돈으로 생활하는 청년들도 많은데 이들 역시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률 조사대상에서 빠진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런 잠재 실업자가 16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본다. 베이징대 경제학과 장단단 교수는 작년 7월 언론 기고문에서 “정부 통계가 청년실업률을 저평가하고 있다. 부모에 기대 사는 이런 청년층을 포함하면 청년실업률은 46.5%까지 올라간다”고 분석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중국경제연구센터 쉬청강 교수도 “국가통계국 통계는 청년실업률이 20% 정도라고 하지만 중국 내 경제학자들이 자체 집계한 통계를 보면 40%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취업중인 젊은이들 사이엔 연금을 확실히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별로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중국 젊은이들이 노후를 위해 저축을 할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일자리 부족, 낮은 임금,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을 이유로 저축하기를 포기했다.

UBS의 타오 왕 이코노미스트는 "인구 고령화로 인해 중국의 젊은 사람들은 미래 연금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라며 "그들은 미래에 나올 연금액이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놀라울 정도로 낮은 은퇴 연령을 높여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중국 당국은 점진적으로 은퇴 연령을 높이겠다고 이야기만 하고 아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 中당국, 정년연장 논의 속 경기부양에 안간힘...그리고 주가 반등

중국 당국은 저출산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정년 연장 논의에 더욱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중국 현행 규정에 따르면, 중국내 법정 퇴직 연령은 남성이 60세, 사무직 여성 55세, 생산직 여성 50세로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낮을 뿐 아니라 성별·직업별로 다르게 책정됐다.

기대 수명이 증가하면서 고령화가 빨라지고 인구 감소가 시작된 중국이 향후 노동력 감소 문제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년을 조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정책 마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인민은행은 디플레이션 우려 속에 2022년 4월과 12월, 작년 3월과 9월에 지준율을 각각 0.25%p 낮췄고, 올해 춘제 연휴를 앞둔 2월 5일에는 지준율을 0.5%p 더 인하했다.

이러한 중국 금융당국의 완화적인 금리정책에 힘입어 시중 유동성이 다시 늘어나는 조짐이 일고 있다.

김경환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2022년 이후 중국의 정책 실패로 유동성 공급의 실물경제 유입이 미미했다"며 "다만 최근 3개월간 정기예금을 통해 은행권이 묶여있던 가계와 기업의 유동성이 급감하기 시작하면서 약 2년만에 적극적인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가계와 기업의 정기 예금과 정부 공공 예금의 합(순증액)을 ‘Lock-up 유동성’으로 지칭하고, 이를 중국의 광의 유동성인 사회융자총액과의 비율을 통해 정책과 유동성 효과를 가늠해 볼 수 있다"며 "실제로 2023년 사회융자총액 순증액 33조위안 대비 ‘Lock-up 유동성’의 비율은 최대 70%에 육박하며 최근 10년 평균 35-40%를 대폭 상회했다. 즉 유동성 공급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은행권에 묶여 실물경제로 유입되지 않은 비율이 지나치게 높았던 것이 문제의 본질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비율은 작년 4분기 70%대를 정점으로 올해 1분기 50%대까지 급락하며 ‘Lock-up 유동성’이 실물경제로 다시 유입될 가능성을 높였으며 추가 하락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한다"며 " 중국 은행권 ‘Lock-up 유동성’의 사회융자총액 비율은 중국 주식시장 밸류에이션 추이와 뚜렷한 역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이는 중국시장의 투자심리와 유동성 효과 확대 및 실물경제 회복 기대감을 통해 선제적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1분기 이후 중국 가계와 기업의 자금이 활동성을 계속 회복할 경우 2분기 중국 주가 상승 추세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제조업 경기 회복세에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경제지표가 최근 발표됐다. 지난달 31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3월 제조업 PMI는 50.8로 예상(49.9)을 상회했다. 중국 제조업 PMI는 작년 9월(50.2) 이후 6개월 만에 50을 웃돌며 경기 확대 국면으로 전환했다.

김 연구원은 "2024년 중국 내수에 대해 재정정책 강도와 통화정책 환경, 가계 소비의 회복, 부동산(주택거래/가격)의 구도와 경기 회복 유인이 2023년 대비 유리하다는 의견을 제시한다"며 "재정정책 집행과 효과는 과거 대비 2-3개월 늦은 2/4분기부터 3/4분기까지 본격 가속화가 예상된다. 가계 소비 관련 선행지표인 ‘대출-예금 증가율 스프레드’와 ‘소비 지출에서 경기소비 비중’은 4/4분기 이후 반등이 확인되고 있으며, 중국 정부의 2024년 공급 개혁 조치는 4월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본토 주식시장의 벤치마크 지수인 CSI300지수는 지난 2월 한달동안 9% 급등했다.

이 지수는 지난 2월 2일 3,108p로 연저점을 찍은 이후 2월 한달 동안 9.35% 상승해 2월 장을 3,516p로 마쳤다. 이후 제한적으로 오르면서 눈치를 보는 중이다.

출처: 코스콤 CHECK

출처: 코스콤 CHECK

이미지 확대보기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