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4-30 (화)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美 소비지표까지 인하 기대감에 타격...소환되는 작년 10월의 기억

  • 입력 2024-04-16 10:47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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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023년 이후 미국채10년물 금리 움직임,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2023년 이후 미국채10년물 금리 움직임,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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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최근 물가지표, 고용지표 등에 이어 소매판매 지표까지 예상을 웃돌면서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더욱 퇴조하고 있다.

연준의 금리 인하폭에 대한 기대감은 연초 6차례 정도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금은 2차례 이하로 축소됐다.

CME 페드와치툴은 소매판매가 나온 뒤 올해 9월 1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7월 금리인하 확률도 50%를 살짝 밑도는 수준으로 제시했다.

■ 소매판매까지 시장 기대 배신..금리인하 기대감 퇴조


15일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3월 소매판매는 7,096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보다 0.7% 늘어난 것으로 예상치(0.3%)를 크게 상회한 것이다.

변동성이 높은 자동차 품목을 제외한 소매판매도 전월에 비해 1.1% 늘어 예상치(0.5%)를 상당폭 웃돌았다.

직전월 수치는 0.6% 증가에서 0.9% 증가로 크게 상향 조정됐다.

3월에는 전월비 2.1% 증가한 주유소를 포함해 여러 부문에서 판매액이 증가했다. 지난 몇 주 동안 유가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주유소 매출을 제외하면 3월 소매판매는 0.6% 증가했다.

온라인 판매는 3월 2.7% 증가했고 전문점 판매는 2.1% 늘었다. 레스토랑과 바에서의 판매액은 0.4% 늘었다. 반면 전자제품, 의류, 스포츠용품 매출 규모는 각각 1.2%, 1.6%, 1.8% 감소했다.

1분기의 마지막 달 아마존과 같은 이커머스 업체들의 프로모션이 온라인 판매를 촉진한 가운데 다시금 강력한 소비지출이 나타난 것이다.

미국 고용이 견조한 증가 흐름을 보인 가운데 소비 지출마저 양호한 것으로 나오면서 연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퇴조했다.

■ 혹시 다시 올릴 것인가...UBS,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을 웃돌면서 일각에선 연준이 다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예상마저 내놓고 있다.

UBS는 "미국 연준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6.5%까지 올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나단 핑글과 바누 바웨자 등 UBS 전략가들은 15일 보고서에서 "미국의 경기 확장세가 탄력적으로 유지되고 인플레이션이 2.5% 이상에 고착된다면 내년 초에 FOMC가 다시 금리 인상을 재개해 내년 중반에는 기준금리가 6.5%에 도달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기본 시나리오는 올해 연준의 두 차례 금리인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까지 하락하지 못해 다시 금리인상으로 전환하고 채권과 주식의 급격한 매도를 촉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UBS는 올해 미국 금리인하 전망치 폭을 275bp에서 50bp로 대폭 하향 조정해 전망의 신뢰성에 대한 비판도 받고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UBS는 금리 전망이 크게 틀린 곳"이라며 "분위기에 편승해 이젠 인상할 수도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고 평가절하했다.

지금은 연준과 시장 관계자들 모두 금리 인하 강도에 대해 자신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여전히 인상 보다는 인하가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여전히 연내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는 15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완화한다면 금리인하가 적절할 것"이라며 "현재 통화정책은 좋은 위치에 있다"고 했다.

윌리엄스는 그러면서 금리를 정상적인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과정이 올해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최근 美금리 오름세에 소환되는 2023년 10월...혹시 다시 5%?


최근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지속적으로 퇴조하면서 시장금리도 큰 폭으로 올랐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5일 7.60bp 오른 4.6040%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가 4.6%를 웃돈 것은 작년 11월 13일(4.6339%) 이후 처음이었다.

양호한 소매판매를 본 뒤 투자자들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강화했으며, 금리선물시장에 반영된 6월 금리동결 확률은 80%에 육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자 일각에선 미국 금리가 다시 5%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우려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종가기준으로 지난해 미국채 금리의 고점은 10월 19일 기록한 4.9876%였다.

당시엔 FOMC의 고금리 장기간 유지(Higher for longer)와 수급 부담이 겹치면서 금리가 급등했던 때다.

지난해 9월 FOMC에선 시장 예상과 달리 23년 추가 금리인상(5.75%) 가능성이 제시됐고 24년 인하 폭도 기존 100bp에서 50bp로 축소됐던 것이다. 여기에 국채 발행 부담까지 겹치면서 금리가 대폭 뛰었던 것이다.

일각에선 미국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 작년 10월과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을까 우려하지만, 현실적으로 그 정도까지 가긴 어렵다는 진단도 많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10월 미국 10년 국채금리가 한 달 만에 50bp 가량 급등한 데는 수급 부담이 핵심인 텀 프리미엄이 60bp 급등한 점이 주효했다"면서 "그러나 이번엔 이미 재무부가 ‘향후 몇 개 분기동안 이표채 발행 물량을 늘리지 않을 수 있다’고 발표한 상황이고 29일 발표되는 QRA에서는 이표채 발행 규모 축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그는 "실제로 미국 장기 금리 텀 프리미엄도 23년 10월과 달리 안정적"이라며 "23년 10월과 같은 5% 복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은행의 한 딜러는 "미국채 금리 5% 기대는 성급하다"면서 "수급 부담이 컸던 작년 가을과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 같다. 다만 미국 지표 호조 속에 금리인하 기대가 퇴조하는 중이어서 저가매수를 서둘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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