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02 (목)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총선 승리 가까워진 야당...채권시장은 추경, 주식시장은 밸류업 등 관련 영향 주목

  • 입력 2024-04-09 13:35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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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총선 승리 가까워진 야당...채권시장은 추경, 주식시장은 밸류업 등 관련 영향 주목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장태민 기자]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총선 승리 가까워진 야당...채권시장은 추경, 주식시장은 밸류업 등 관련 영향 주목이미지 확대보기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금융시장에선 선거가 장세에 미칠 파장도 주시하고 있다.

시장에선 최근까지 야당이 크게 우세했기 때문에 그 여파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들이 많이 나오고 편이다.

채권시장에선 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야권이 세를 더 불리면 추경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관측도 나오고 있다.

주식시장에선 밸류업 프로그램 등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진단들도 적지 않다.

총선 승리 가까워진 야당...채권시장, 향후 추경 등 주목

최근까지 발표됐던 여론조사에선 야당이 크게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현재 경합지역이 다시 늘었다는 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여당의 패배가 예정돼 있다는 분석이 많은 편이다.

범여권과 범야권 중 누가 과반을 점하느냐, 또 얼마나 큰 폭으로 이기느냐에 따라 향후 정국, 각종 경제정책 등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시장에서도 이를 주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현실적으로 여소야대 자체보다 여소야대 구도가 얼마나 더 강해지느냐가 관건이란 인식도 강하다.

A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개인적으로 야권이 190석 이상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 경우 일드커브 스티프닝이 힘을 받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야권이 대승하면 추경 압박에 돌입할 것이고 200석 이상이면 압도적인 힘을 발휘하게 된다"면서 "이 경우 큰 폭의 베어 스티프닝이 일어난 뒤 다시 금리가 하락하는 양상도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야당의 승리로 포퓰리즘이 다시 기승을 부릴 수 있을 것이란 예상들도 보인다. 현재도 의회 권력을 쥐고 있는 야당이 세를 더 불린다면 유동성 풀기 등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것이다.

B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야당이 이기면 다시금 추경에 대한 우려로 금리가 좀 오를 것"이라며 "전 국민 대상 돈 뿌리기를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0석을 확보해 대통령 탄핵이 가능해지면 커브가 많이 설 것"이라며 "지금 정도의 여소야대라면 큰 영향을 못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지난번 야권이 180석을 가져갔고 현재로선 야당이 이 정도로 승리할 것으로 본다. 그러면 지금의 구도와 큰 차이가 없으니 현상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에서 큰 변고가 없다면 우리 선거결과보다는 미국의 커브 결정력이 더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화정책과 관련해 '정치의 힘'을 고려하기도 한다. 추경과 금리인하 압박이란 조합을 거론하는 딜러도 보인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야당 압승 가능성이 높은데, 그러면 일단 추경이 힘을 받을 것"이라며 "동시에 한은 금리인하에 대한 압박도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야당이 200석을 얻으면 대통령 탄핵 얘기가 나오면서 정국 불확실성이 증폭돼 금리 인하론이 등장할 것"이라며 "그 이후 8월 정도 추경 논의가 등장하면서 커브가 설 것으로 본다. 다만 미국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200석이라도 당장 커브가 서긴 무리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국내 경제 이슈로는 총선 이후 부동산PF 향방이 관심이라는 시각들도 보인다. 전체적으로는 야당 압승시 공통적으로 추경이 힘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강한 편이다.

D 운용사 매니저는 "총선 이후엔 선거 때문에 미뤘던 PF 구조조정의 방향이 어떻게 잡힐지가 관심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여당이 참패할 경우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에 대한 드라이브가 약해질 수 밖에 없다. 지금처럼 미봉책 중심으로 지지부진하게 흘러갈 것"이라며 "또 야당 압승으로 끝나고 3월 법인세 세수 확보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세수 부진 및 내수 활성화를 위해 야당 중심으로 추경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 총선 승리 가까워진 야당...주식시장,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 등 감안

주식시장에선 야당 승리시 밸류업 프로그램의 힘이 다소 빠질 수 있다는 진단도 보인다.

E 운용사 주식매니저는 "어찌됐든 정부 주도로 밸류업 프로그램이 시장의 기대감을 높였는데, 전체적으로 정부와 여당의 정책 동력이 떨어지면서 주식시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투세 폐지 관련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초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면서 금투세 폐지 등을 거론했으며, 주식시장은 이를 우호적으로 인식했다.

이 매니저는 "야당이 압승하게 되면 금투세 폐지를 공언한 정부의 정책, 각종 부동산 관련 법 개정 사항 등이 모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투세법은 지난 2020년 국회 문턱을 넘었으나 윤 정부가 2025년으로 미룬 바 있다.

야당은 연초 대통령이 금투세 폐지를 강조하자 이를 '총선용 부자감세'라고 비판했다. 야당은 금투세 폐지에 대해 '과세원칙과 조세 형평성을 저해하는 선거용 포퓰리즘'이라고 날을 세웠던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총선 결과에 따른 투자심리 변화를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정치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생각하나 더불어민주당이 200석 이상 차지할 경우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시행력, 추진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국민의힘이 150석 이상을 차지할 경우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가 다시 한 번 커지면서 저PBR주들의 분위기 반전에 힘이 실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총선 결과에 상관없이 밸류업 프로그램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나 심리적 변동성은 감안해야 할 부분"이라며 "원전, 신재생에너지 기업 주가 등락에도 총선 결과가 단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여당과 야당 사이에 에너지 정책 등에 차이가 나는 만큼 이를 중점적으로 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오는 것이다.

강진식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와 야 공통적으로 저출산을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기에 유아용품·의류 등 관련주 정책 모멘텀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에너지 정책에서는 양당 차이가 나타나 이 부분을 살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 연구원은 "신재생에너지 전환 기조는 동일하지만 SMR(소형원전) 등 원자력 포함 여부가 상이하다"면서 "자산군 측면에서는 여당이 주식시장 부양책에 초점을 맞춘 반면, 야당은 가상자산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1월 이뤄진 공매도 중단 조치 등과 관련한 영향도 주목되긴 하나, 외국인 투자자 신뢰 문제 등과 관련돼 있어 다시 큰 변화를 주긴 어렵다는 지적도 보인다.

F 운용사 매니저는 "총선 전에 가장 중요하게 다뤄졌던 이슈가 공매도 금지였다. 그런데 이 문제는 어느 당이 승리하더라도 계획대로 올해 풀리긴 할 것"이라고 말했다.

G 운용사 주식본부장은 "선거 결과가 온통 파란색으로 물들지만 않으면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야당이 이기는 결과는 시장이 어느 정도 선반영을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야권이 200석 이상 확보하면 대통령 탄핵 얘기가 나오면서 레임덕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이 경우 뭘 해도 민주당이 브레이크를 걸 테니 아무것도 못할 것이다. 이번에 밸류업으로 시장이 많이 당겼기 때문에 주식시장 악영향도 있을 수 있으며 부정적 영향이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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