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4-27 (토)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예상대로 이번에도 지나간 WGBI 편입

  • 입력 2024-03-28 10:35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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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예상대로 올해 3월에도 한국 국채의 WGBI 편입이 불발됐다.

FTSE 러셀은 27일 발표에서 "WGBI 편입과 관련해 한국을 관찰대상국으로 그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며 "한국은 WGBI 편입까지 최소 6개월은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FTSE는 성명에서 "한국 금융당국은 국제 투자자들을 위해 한국 자본시장의 구조와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 이니셔티브를 착수했거나 진행 중"이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그간 시장에선 올해 상반기 중 편입을 기대하는 시각은 거의 없었다. 편입 시기는 빠르면 하반기, 아니면 내년 중이 될 것이란 예상이 강하다.

■ 정부는 '하반기' 목표

정부는 하반기 중엔 한국 국채가 WGBI에 편입되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기재부는 "FTSE Russell은 지난 6개월간 한국 정부의 외국인 투자자 국채시장 접근성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에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면서 "제도 시행과 관련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실무적인 제기사항 및 의견도 적극 반영하는 등 한국 정부의 노력도 높게 평가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금년 중 WGBI 편입을 목표로 외국인 투자 제도개선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제도개선 외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한국 국채시장 접근성에 대한 확신과 투자 매력도 향상도 편입 여부에 결정적 요인이라고 보고 글로벌 투자자들과의 소통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편입 시기를 놓고 하반기냐, 내년이냐를 고심하고 있지만 일단 정부는 올해 중 이 문제를 마무리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해외에서도 현재의 추진 흐름을 감안할 때 하반기 중 한국의 편입이 결정될 수 있다는 기대도 보인다.

싱가포르 로베코 그룹의 필립 맥니콜라스 투자전략가는 "한국 정책 입안자들이 올바른 소리를 내고 있다"며 "시장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제안된 변경 사항을 따르기만 한다면 한국의 WGBI 편입은 시간 문제"라고 분석했다.

일단 한국의 편입이 시간 문제라는 인식은 강한 상황이다.

■ 절차 감안시 올해 중 어렵다는 관측도

WGBI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전체 발행 잔액의 액면가가 500억 달러 이상이고 S&P 기준 신용등급이 A- 이상이어야 한다. 한국의 경우 이 두 조건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가 되는 항목은 '시장 접근성 레벨 2'의 충족이다.

한국은 시장 접근성 레벨이 1로 유지되고 있다. 지난 2022년 9월 관찰대상국으로 편입된 이후 1년 반을 관찰 받은 상태다.

이 기간 한국 정부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제도 개선을 추진해왔다.

작년 1월부터 외국인 국채 투자소득에 대한 비과세를 시행했으며,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IRC)도 작년 12월부터 폐지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유로클리어・클리어스트림을 통해 보다 간편하게 한국 국채에 투자할 수 있도록 올해 6월엔 국제예탁결제기구(ICSD)의 국채통합계좌를 개통한다.

외국인 외환 거래의 편의성도 높여주고 있다.

올해 7월 외국 금융기관(RFI)의 국내 외환시장 직접 참여 및 개장시간 연장(09:00~15:30→09:00~익일02:00)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외환시장 구조개선’ 정식 시행을 앞두고 있다. 올해 초부터 시범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엔 증권결제 목적의 일시적 원화차입(Overdraft)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9월 편입까지는 시간이 좀 촉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추진 방안대로 진행이 될 경우 하반기가 되면 한국 국채가 시장 접근성 레벨 2로 상향되기 위한 조건들은 충족하지만, WGBI 편입은 글로벌 운용사들 간의 회의 및 찬성을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된다"면서 시간이 좀더 필요해 내년 중 편입이 결정될 것으로 봤다.

운용사들의 회의 결과를 반영하는 시차를 고려하면 한국 국채의 WGBI 편입은 올해 9월보다는 빨라야 2025년 3월에나 확정될 것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란 것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정부가 편입을 착실히 준비했고 올해 중 편입을 거론하고 있지만 연내 편입은 시간이 좀 촉박하지 않나 싶다"면서 "내년 정도로 보는 게 무난한 것 같다"고 말했다.

■ 편입 무르익었을 때 외국인 수급 주시

정부가 하반기 편입을 거론하고 있지만 편입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다만 편입과 관련해선 편입 전 외국인의 채권 매수가 늘어날 수 있으며, 그 규모도 관심이다.

HSBC 글로벌리서치는 "한국이 WGBI에 편입될 경우 최대 700억달러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정부도 최대 90조원(680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하는 등 상당량의 외국인 국채 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환율 기준으로 한국 국채가 WGBI에 편입될 경우 비중은 2.35%다. WGBI 추종 글로벌 자금을 2.5조 달러를 감안할 경우 WGBI 편입 시 유입될 패시브 자금은 79.3조원에 달한다.

이 자금에다 플러스 알파를 하면 외국인의 한국 국채 규모를 추정할 수 있을 것이란 진단도 보인다.

임재균 연구원은 "향후 한국 국채의 WGBI 편입 및 거래 편리로 인해 비중 이상의 추가적인 신규 외국인 자금도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국채의 최종 편입이 이뤄진 이후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겠지만, ICSD와 외환시장 등 제도의 개편이 완료되면 시장은 한국 국채의 WGBI 편입은 시기의 문제이지 편입 여부는 확정이라고 판단해 선제적으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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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기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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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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