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4-28 (일)

한국 WGBI 편입, 올해는 힘들고 내년에 가능 - KB證

  • 입력 2024-03-28 09:06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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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KB증권은 28일 "한국의 WGBI 편입은 올해는 어렵고 내년에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재균 연구원은 "정부의 추진 방안대로 진행이 될 경우 하반기가 되면 한국 국채가 시장 접근성 레벨 2로 상향되기 위한 조건들은 충족하나 WGBI 편입은 글로벌 운용사들 간의 회의 및 찬성을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회의 결과를 반영하는 시차를 고려하면 한국 국채의 WGBI 편입은 올해 9월보다는 빨라야 2025년 3월에나 확정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WGBI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1) 전체 발행 잔액의 액면가가 500억 달러(400억 유로, 5조 엔) 이상, 2) S&P 기준 신용 등급이 A- 이상(Moody’s 기준 A3 이상), 3) 시장 접근성 레벨 2가 충족돼야 한다.

한국은 1)과 2)는 충족됐지만 시장 접근성 레벨이 1로 유지되면서 2022년 9월 관찰 대상국으로 편입된 이후 1.5년간 관찰 대상국을 유지했다.

■ 외국인 투자자 접근성 개선

FTSE는 한국 정부가 한국 국채의 시장 접근성을 기존 레벨 1에서 레벨 2로 상향 조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FTSE가 언급한 한국 국채의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사례는 국제예탁결제 시스템 (ICSD) 도입 등이다.

외국인이 한국 채권을 매매하기 위해서는 국내 보관 기관과 상임 대리인 선임이 필요하지만, 유로클리어 및 클리어스트림 등 국제예탁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면 외국인은 상임 대리인 등의 선임이 불필요하며 이에 따른 비용도 절감이 가능하다.

한국 예탁결제원은 2023년 8월 유로클리어 및 클리어스트림과 국채통합계좌 시스템 구축 및 운영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면서 법과 제도적 협의는 마무리했다.

2023년 12월에는 오는 6월 말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도 접근성을 높였다.

외국인이 국내 채권 시장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금융감독원에 투자자 등록 및 허가가 필요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등록되면 투자등록번호(외국인 ID)가 부여되고 실시간 거래 내역이 외국인 투자관리 시스템(FIMS)을 통해 관리됐다. 이는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는 없는 규제인 가운데, 투자자 등록에는 요구되는 서류가 많고 번역 및 공증을 거쳐야 하면서 외국인들이 불편함을 느꼈다.

또한 실시간 거래내역이 확인되면서 외국인 투자자에게 과도한 규제라는 인식이 있었다. 이에 정부는 2023년 12월 14일부터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를 폐지하면서 외국인은 사전의 등록 절차 없이 증권사에서 실명 확인 등을 통해 계좌 개설이 가능하며 LEI(Legal Entity Identifier)를 통해 계좌 정보를 관리했다.

임 연구원은 "이런 변화들로 인해 국내 시장에 기존에 참여하지 않았던 신규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채권 시장 유입은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환시장 선진화도 조치도 외국인 접근성을 높였다.

한국은 1997년 IMF 외환 위기 이후 금융 및 경제 규모는 확대됐지만, 외환시장은 인가를 받은 국내 금융 기관 간에만 거래가 가능했다. 해외 소재 금융기관 거래는 불가능했던 것이다.

또 거래 시간도 9시에 시작해 15시 30분에 종료되는 등 폐쇄적으로 운영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NDF 시장을 이용했다.

임 연구원은 "WGBI 등 글로벌 지수는 영국 장 마감 후 가격을 산정하는 데 원화는 전일 15시 30분 종가를 사용하면서 글로벌 지수의 가격 산정에 사용되는 원화의 시차가 발생했다"면서 "하지만 정부는 RFI (Registered Foreign Institution)를 통해 해외 소재 금융 기관도 국내 은행 간 현물환, FX 스왑 등 시장에 참여를 허용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연초부터 시범적 운영을 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7월부터 정식으로 운용한다는 계획"이라며 "또한 거래 시간도 외환 시장 거래 마감 시간도 기존 15시 30분에서 런던 장 마감 시간인 익일 02시까지 연장하며 추후 현황 등을 모니터링 한 이후 24시간 연장할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 올해 편입 힘들지만 선제적 자금 유입 가능

채권시장에선 올해 상반기 WGBI 편입이 힘들 것으로 봤다.

편입을 위한 제도가 완성되지 않은 만큼 시장에서도 이번 반기 리뷰에서 한국 국채가 WGBI에 편입될 것이라는 기대는 높지 않았던 것이다.

한편 한국 국채가 WGBI에 편입될 경우 비중은 2.35%(3월 27일 환율 기준)다.

WGBI를 추종하는 글로벌 자금이 2.5조 달러로 알려진 가운데 이를 고려하면 WGBI 편입 시 순수하게 유입될 패시브 자금은 79.3조원에 달한다.

임 연구원은 "한국 국채의 WGBI 편입 및 거래가 용이해지면서 비중 이상의 추가적인 신규 외국인 자금도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한 한국 국채의 최종 편입은 내년에나 이뤄지고 패시브 자금은 그 이후에 유입이 되겠지만, ICSD 및 외환시장 등 제도의 개편이 완료되면 시장은 한국 국채의 WGBI 편입은 시기의 문제이지 편입 여부는 확정이라고 판단해 선제적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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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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