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4-27 (토)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삼성전자와 반도체에 대한 낙관론...'8만전자'에서 일단 막혔지만 강화된 기대감

  • 입력 2024-03-27 14:58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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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023년 이후 삼성전자 주가 흐름,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2023년 이후 삼성전자 주가 흐름,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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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최근 한국 주식시장 대표주 삼성전자 주가가 단기 급등한 뒤 실적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연초 반도체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을 확인한 뒤 증권가에선 최근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1분기 실적 예상치를 올리는 모습들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AI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올랐다.

외국인이 기다림에 지친 개인투자자들의 매물 등을 받아먹으면서 주가를 띄웠다.

■ 52주 최고가 경신한 반도체 종목들...주가 단기급등 후 힘겨루기 중이나 기대감 여전

최근 젠슨황 엔비디아 CEO의 발언(삼성전자 HBM 테스트 중), 미국 AI나 반도체 관련주들의 기지개에 국내 반도체주도 자극을 받아 올랐다.

반도체 관련 종목들은 최근 52주 최고가를 경신하거나 빅피겨 레벨로 뛰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엔 삼성전자(+2.2%)와 SK하이닉스(+4.3%), 한미반도체(+15.5%) 등이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반도체 소부장 종목들 중에선 ISC(+6.6%), 이수페타시스(+4.1%) 등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외국인은 전날 현선물을 1조원 가량 순매수했다. 이들은 이중 전기전자를 6천억 가까이 대량으로 순매수하면서 반도체 위주의 국내 주식시장 상승을 이끌었다.

전일 장중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12월 말 이후 2년 3개월 만에 장중 8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현재는 8만원선 근처에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주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도 나타나고 있으나 결국 빅 피겨를 뚫어내고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적지 않다.

연초 확인한 양호한 수출 실적을 바탕으로 영업이익에 대한 우려가 기대감으로 바뀌는 중이라는 평가들도 보인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담자'...양호한 연초 반도체 수출 데이터들

젠슨황의 발언, 미국 마이크론의 실적 호전 등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 가운데 최근 반도체 매수 분위기를 이끄는 주체는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전날까지 최근 6거래일 동안 삼성전자를 2조9,236억원 순매수했다. 지난 21일엔 하루만에 1조650억원을 순매수하기도 했다.

젠슨황의 발언이 국내시장에 알려진 20일에 9천억원, 21일엔 1조원 넘게 순매수한 것이다. 외국인은 전날에도 4,749억원 순매수했으며, 외국인의 삼성전자 보유율은 55%를 넘어섰다.

연초 개인들이 올해 들어서도 '오르지 못하는' 삼성전자를 처분할 때 외국인이 물량을 받았다.

외국인은 올해들어 전날까지 삼성전자를 4조4,492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올해 들어 대체로 삼성전자를 매수한 가운데 최근엔 매수 강도를 높였음을 알 수 있다.

최근 발표됐던 국내 수출 데이터들은 양호했다. 그리고 수출 경기 낙관론을 이끄는 주요 주체가 반도체였다.

한국의 지난 2월 수출은 전년대비 4.8% 증가한 524.1억달러를 기록한 바 있으며, 이중 국내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수출이 66.7% 늘어난 99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사이클 상승 흐름, AI로 대표되는 산업 전환, 내구재 교체 주기에 따른 IT 반등 등이 한국 수출 낙관론의 근거다.

지난 해부터 올해까지 미국을 대표하는 IT나 AI 관련 종목들이 뛸 때 삼성전자는 '시대변화에 뒤떨어졌다'는 평가도 많아 받았지만, 최근 주가가 뛰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 삼성전자, 추가 상승 기대감 확보

최근까지 '한국 반도체 위기론'을 설파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지만 1분기가 거의 끝나가는 현 시점에선 예상 실적 대비 '여전히 싼' 한국 반도체 종목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에너지, 기계, 화장품 종목을 중심으로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서프라이즈 확률이 60%를 상회하면서 주가와 이익 모멘텀이 모두 부각되고 있는 종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 연구원은 "KOSPI의 2024년 연간 순이익은 170조원이 예상된다. 반도체와 유틸리티 기업이익 상향 조정이 국내 상장사 실적 컨센서스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유틸리티와 반도체 한 달 전 대비 영업이익 컨센 변화 합산값은 3.6조원에 달한다. 유틸리티와 반도체 각각 2.3조원, 1.3조원을 차지한다. 두 업종이 국내 기업이익 변화에 서 차지하는 비중은 72%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쪽은 온디바이스AI 기대 모멘텀이 유효한 가운데 고부가 메모리(DDR5, HBM 등) 중심으로 제품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DRAM, NAND 고정가 상승세 및 메모리 수급환경 개선 기대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수익이 주가를 더 띄울 것으로 내다봤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예상실적은 매출액 72.4조원(+7% QoQ), 영업이익 5.6조원(+98% QoQ)으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이익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며 부문별 영업이익 예상치로 DS 0.8조원(메모리 1.6조원), SDC 0.5조원, DX 4.1조원(VD/가전 0.3조원, MX/NW 3.9조원), 하만 0.2조원 등으로 추정했다.

그는 "이익 개선의 주 요인은 메모리 실적 개선과 MX 사업부 계절적 성수기 진입 효과에 기인한다. 메모리 출하량은 디램 -15%, 낸드 -6%로 전분기 기저효과로 인해 역성장하겠으나 Blended ASP가 디램 +16%, 낸드 +23% 수준으로 큰 폭 상승하면서 흑자 전환이 나타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1분기 실적 개선 기대 속에 하반기 HBM3E 시장 진입 성공시 주가가 더 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경쟁사와의 HBM 로드맵 격차 축소가 관건이고 여전히 후발주자의 위치지만 과거 대비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가 축소된 점은 긍정적"이라며 "하반기 중 HBM3E 시장 진입에 성공한다면 경쟁사와의 밸류에이션 갭은 빠르게 축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도체와 함께 MX 사업부의 S24 시리즈 판매 호조도 이익 개선을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삼성전자 상승세를 놓친 데 따른 아쉬움과 함께 다시금 기대감을 표시하는 모습도 보인다.

자산운용사의 한 주식본부장은 "나도 그렇지만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할 때 덜 들고 있다가 아쉬워하는 투자자들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최근 젠슨황 발언 한마디에 삼성전자 주가가 거칠게 뛰어 엔비디아가 새삼 대단한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이크론 실적이 좋게 나와 반도체 회사들에데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그간 상대적으로 못 올랐던 삼성전자의 경우 이제 시장이 조금 흔들리더라도 엔비디아향 납품 기대감으로 버틸 여력까지 생긴 것 같다"고 풀이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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