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4-28 (일)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연준, 점도표 통한 일드커브 세우기...한국의 미국 커브 흐름 추종 한계

  • 입력 2024-03-21 14:58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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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시50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2시50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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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3월 FOMC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예상보다 도비시한 입장을 드러낸 가운데 미국채 커브가 상당폭 불 스티프닝 돼 주목을 끌었다.

파월의 시장 예상보다 도비시한 발언, 12월보다 호키시해진 물가·경제 전망, 점도표 상 예상 금리 움직임 등이 커브 스팁에 힘을 실어줬다.

간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20bp 하락한 4.272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0.95bp 오른 4.4530%를 기록했다. 반면 국채2년물 금리는 8.50bp 속락한 4.6025%, 국채5년물은 5.75bp 떨어진 4.2420%를 나타냈다.

FOMC가 연내 세 차례 금리인하 전망을 고수하면서 금리정책 전망을 반영하는 2년물 수익률 낙폭이 두드러졌지만, 내년과 내후년 금리 전망치가 올라간 영향으로 10년물 수익률은 낙폭이 제한된 것이다.

■ 점도표 통해 수익률 곡선 건드리기

연준 위원들의 올해말 정책금리 전망 중간값은 4.625%로 나타났다.

올해 75bp 인하 전망을 유지한 것이다.

올해말 정책금리 4.625%(-75bp) 전망이 9명, 4.875%(-50bp)가 5명, 5.375%(-0bp)와 5.125%(-25bp) 각각 2명씩이었다. 4차례 인하 전망인 4.375%(-100bp)는 1명에 그쳤다.

추가 인상은 없고 동결부터 4차례 인하까지 분포한 것이다.

연준 위원들은 2025년말 기준금리로 3.875%(-100→-75bp)를 제시했다.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을 4차례에서 3차례로 바꾼 것이다.

2026년말은 3.125%(-75bp)로 제시했다.

이런 변화 속에 정책금리의 장기 전망 중간값은 2.5%에서 2.6%로 상향됐다.

■ 미국시장 불 스티프닝이 말하는 것

시장은 1,2월 예상보다 높은 물가로 연준이 올해 금리인하 전망 횟수를 2번으로 축소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하지만 연준 점도표는 이 우려를 줄여주면서 강세 흐름 속에 수익률 곡선을 세우라는 메시지를 줬다.

금리 인하 폭 축소 우려가 해소되면서 단기 구간 쪽으로 금리가 더 내려올 공간이 열렸다.

반면 긴 채권 쪽은 금리 하방 경직 요인을 인식할 수 밖에 없었다.

연준이 높은 성장률, 낮은 실업률 등 양호한 고용 전망 등을 거론하면서 롱런 금리 전망치를 위로 당기자 시장의 장기구간 금리가 '하단'을 의식하게 된 것이다.

점도표 변화는 각종 경제 전망의 이면이다.

연준은 성장률 전망을 상향(1.4→2.1%)하고 실업률 전망은 하향(4.1→4.0%)했다. 인플레이션율 전망치는PCE(2.4%)는 유지했지만 근원PCE(2.4→2.6%)는 올렸다.

연준 관계자들의 점도표와 경제지표 전망치가 '커브 스팁'에 힘을 실어준 가운데 파월은 도비시하게 나와 불 스티프닝에 보다 힘이 실렸다. 이런 흐름은 더 지속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보인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으로 디스인플레이션 기대,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강화되면서 단기물 금리 중심으로 하방 요인이 부각됐다"면서 "반면 중립금리 상향으로 금리 하단은 높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당장 금리 방향성은 하락으로 집중될 수 있는 상황이고 단기물 금리가 하락하면 1차적으로 장기물 금리의 위험중립금리가 하락한다"면서 "금리가 점도표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기에 인하 스탠스가 유지되는 환경에서 채권 매수 포지션도 유효하다"고 풀이했다.

한국, 미국 따라 불 스팁으로 갈까...한국, 미국 스티프닝 추종의 한계

미국채 금리가 단중기 구간 위주로 빠지자 국내 시장도 불 스티프닝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고2년, 3년 수익률 등이 장중 5bp 이상 하락하면서 미국을 추종하는 양상을 보였다.

A 운용사의 한 채권 매니저는 "연준 점도표와 경제 전망은 커브 스팁에 힘을 실어줬다"면서 "파월의 도비시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장기구간 금리가 내려오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내 역시 이런 흐름을 추종하게 될 것"이라며 "시계를 좀 늘려서 보면 현재 장단기 스프레드는 좁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미 장단기 스프레드 레벨 차이, 경제 상황 차이 등으로 국내가 미국의 커브 스티프닝을 추종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진단도 많다.

미국은 여전히 장단기 금리 역전폭이 상당히 큰 상황이며, 한미 경기나 물가 상황, 채권 수급 등도 차별화돼 있어 미국 커브 흐름을 추종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평가도 적지 않은 것이다.

B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미국 시장이 불 스티프닝을 보이면서 커브가 섰지만 국내가 이를 그대로 따라가긴 어렵다"면서 "미국은 금리 역전폭이 크고 한국은 10*3년이 10bp나 돼 커브 박스 상단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외국인 연일 30년 매수를 했다. 10*3년이 10bp를 넘어설 수도 있지만 국내 선수들이 이 수준에서 공격적으로 스팁을 잡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C 운용사 매니저는 "연준 점도표에서 올해 75bp 인하 전망이 유지되고 내년말부터 장기 전망 금리까지 소폭 상향 조정되면서 미국 일드커브가 크게 스티프닝됐다"면서 "연준의 6월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되면서 국내 기준금리 인하시점이 3분기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졌고 단기구간 매수세는 당분간 견조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다만 "우리나라는 기준금리 인하 초기에 단기채 수요 못지않게 듀레이션 니즈에 따른 장기채 선호가 동반되는 구조"라며 "당분간 의미있는 스티프닝이 나타나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지금은 각국 통화당국이 연준 정책의 족쇄에서 빠져나와 자국 경기와 물가 상황에 좀더 신경을 쓸 수 있다는 점이 커브 추종의 한계로 거론되기도 한다.

D 채권 운용자는 "연준이 예상보다 낙관적인 경기 전망을 제시했지만 파월은 도비시하게 발언했다. 미국은 내년에도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즉 미국은 중립금리 자체가 올라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한국은 저출산 문제 등으로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구조인 데다 PF, 가계부채 등 각종 부동산 관련 이슈들로 내수 성장세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자료: 2010년 이후 국고10*3년 스프레드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2010년 이후 국고10*3년 스프레드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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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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