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4-28 (일)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젠슨황이 띄운 삼성전자 주가 기지개 기대감

  • 입력 2024-03-20 15:04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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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젠슨황 엔비디아 CEO, 출처: 엔비디아

사진: 젠슨황 엔비디아 CEO, 출처: 엔비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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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삼성전자가 20일 장중 5% 넘게 오르면서 주가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젠슨황 엔비디아 CEO가 "삼성전자 HBM 테스트 진행 중"이라고 밝히자 삼성전자가 오랜만에 급등하면서 코스피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이번주 FOMC, BOJ 회의와 함께 크게 주목을 받았던 엔비디아 GTC 행사에서 호재가 나온 것이다.

황 CEO는 GTC24 둘째날 세계 미디어와의 간담회에서 삼성 HBM을 사용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사용하고 있지 않다. 현재 테스트하고 있고 기대가 크다"면서 삼성전자 주가 급등의 계기를 마련해줬다.

■ 젠슨황이 띄운 삼성전자 기대감

젠슨황 CEO는 이번 행사에서 HBM3E가 들어가는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인 H100를 잇는 제품인 블랙웰(B200)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등 메모리 업체들의 IT산업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에게 자신들의 기술력을 어필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이 과정에서 삼성 주가가 크게 오른 것이다.

삼성은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D램 칩을 12단까지 쌓은 HBM3E 제품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행사에선 처음으로 실물을 전시했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대폭 끌어올린 고성능 메모리다.

HBM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린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을 올 상반기 중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최근 HBM 시장에서 하이닉스가 앞서가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기술력으로 승부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젠슨황은 삼성과 하이닉스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을 갖고 있다고 했다.

젠슨황은 "HBM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이다. 기술적인 기적(technological miracle)과도 같다"면서 삼성은 특별한(extrodinary) 기업이라고 했다.

■ 삼성전자, 주총에서 '다시 우뚝 서겠다' 다짐

지난해에 이어 엔비디아가 앞장서서 세계 주식시장의 AI 테마를 선도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상대적, 절대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작년말 삼성전자 주가는 7만 8,50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후 전날엔 7만 2,800을 기록해 올해 들어 주가가 7.3% 하락했다.

이는 엔비디아의 선택을 받아 올해 들어 전날까지 13.2% 오른 SK하이닉스와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에서 힘을 낼 기미를 보이면서 이날 삼성 주가는 급등하고 SK하이닉스는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또 이날 주주총회에서 기술 리더십을 발휘해 위상을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삼성전자는 제55기 정기 주총 사업전략 발표에서 "DS 부문은 2~3년 내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을 것"이라며 "12단 HBM 선행 통해 HBM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반도체연구소를 양적·질적으로 2배 키울 것이라며 올해 매출은 2022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는 12나노급 32Gb(기가비트) DDR5 D램를 활용한 128GB(기가바이트) 대용량 모듈 개발로 시장을 선도하고, 12단 적층 HBM 선행을 통해 HBM3/HBM3E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또 D1c D램, 9세대 V낸드, HBM4 등과 같은 신공정을 최고의 경쟁력으로 개발해 다시 업계를 선도하고 첨단공정 비중 확대 및 제조 능력 극대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파운드리는 업계 최초 GAA 3나노 공정으로 모바일 AP 제품의 안정적인 양산을 시작하고 2025년 GAA 2나노 선단 공정의 양산을 준비할 계획이다.

주주들의 기대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란 점도 강조했다.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주주가치 제고와 관련해 "지난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주주환원 정책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2023년 기준으로 연간 9.8조원의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며, 앞으로도 주주중시 경영 강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최근 급증한 한국 반도체 수출

올해 1월과 2월 반도체 수출은 각각 95.3억달러,100.5억달러로 전년동월대비 52.8%, 63.0% 증가했다. 1~2월 누적 기준으로는 전년동기대비 57.9% 급증했다.

최근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지난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직후 글로벌 IT기업들의 DDR5 및 데이터센터 투자 등으로 반도체 경기가 호황이었던 당시 수준을 상회한다.

특히 1월과 2월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각각 52.7억달러, 60.8억달러를 기록해 전년동월대비 90.5%, 108.1% 증가하면서 전체 반도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시스템 반도체 수출도 1월과 2월에 각각 36.4억달러, 34.2억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5.5%, 27.2% 증가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 효과에 더해 맞춤형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생산 호조, 대중국 반도체 수출 회복 전망 등은 국내 반도체 업체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이다.

국제금웅센터 김우진 연구원은 "최근 DRAM 현물가격이 여전히 고정거래가격 대비 높은 프리미엄으로 거래되고 있어 2분기에도 추가 상승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HBM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은 한국의 반도체 수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NVIDIA, Google, Meta, Microsoft 등 글로벌 IT기업들은 AI 투자에 낙관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어 AI 관련 HBM 수요가 상당할 것"이라며 "반면 HBM 공급은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의 품질 관리와 낮은 수율 문제 등으로 상당히 타이트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최근 중국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어 대중국 반도체 수출이 늘어날 가능성도 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연구원은 "한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은 1월과 2월에 전년동월대비 각각 44.0%, 38.7% 늘어나 중국 내 수요 확대에 따른 한국의 반도체 수출 증가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 '기술'의 삼성전자 주가, 한계와 재도약 사이에서

여전히 삼성전자가 글로벌 AI 경쟁에서 뒤쳐져 쉽지 않다거나 피어 그룹을 따라잡기 만만치 않다는 진단도 적지 않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작년 초를 바닥으로 매 분기 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주가도 장기적으로는 저점을 높여가며 우상향 모습을 기대하고 있지만, 주가가 글로벌 피어 대비 언더퍼폼하는 이유는 직접적 AI 수혜가 적다는 점과 의존도가 높은 모바일 및 일반 서버 수요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계획대로 하반기 AI 서버 시장 공략이 본격화된다면, 삼성전자도 글로벌 AI주 상승 열풍에 동참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조만간 삼성 메모리의 흑자 전환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주가가 역사적으로 볼 때도 낮은 편에 속해 상승룸이 상당히 열려 있다는 진단도 보인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메모리는 HBM3, 3e의 시장 침투 확대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것은 사실이나 시장 강세와 마이크론의 낮은 생산 능력을 감안하면 영역 확대에 대한 의구심은 낮다. 업계의 HBM 증설에 따른 캐파 로스를 감안하면 커마더티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더욱 높아지는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파운드리는 하반기 선단공정 가동률 증가로 흑자전환을, SDC 역시 상반기 낮은 기저와 계절성을 감안하면 상저하고의 패턴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가 측면에선 "12m Fwd P/B 1.3X 수준의 역사적 Band 중단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현 주가와 나아질 일만 남은 삼성전자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삼성전자는 가장 편안한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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