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4-28 (일)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예상 웃돈 CPI·PPI...연준 점도표 2회 인하로 축소될 가능성 부각

  • 입력 2024-03-15 11:19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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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 CPI에 이어 PPI도 예상을 웃돌면서 연준 점도표의 금리인하 횟수 전망이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강해졌다.

지난 12월 FOMC는 올해 금리인하 횟수를 3회로 제시했으나 이 전망이 2회로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금리선물시장은 연초 최대 7회까지 인하를 예상했지만, 최근엔 연준의 전망(3회)에 보조를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연준이 금리인하 횟수를 더 축소한다면 시장금리의 상단이 열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 美 CPI 이어 PPI도 예상 웃돌아...PPI에 더 격렬히 반응한 금리

14일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6% 올라 예상치(+0.3%)를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8월(+0.7%)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년비로는 1.6% 상승해 작년 9월(+2.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역시 예상치(+1.1%)를 웃돈 것이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도 전월 대비 0.3% 올라 예상치(+0.2%)를 상회했다. 근원 PPI는 전년비로는 2% 상승해 예상치(+1.9%)보다 높았다.

이틀 전인 12일 발표된 CPI도 예상을 웃돌았다.

2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4% 올라 전월 시장 예상치(+0.3%)를 상회했다.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로도 3.8% 상승해 예상치(+3.7%)를 웃돌았다.

CPI에 이어 PPI도 시장 예상을 웃돌자 금리는 더 크게 올랐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CPI가 발표된 12일 6.05bp 오른 뒤 PPI가 나온 14일엔 10.60bp 올라 거의 4.3%(4.2960%)에 도달했다. 2년물 금리는 12일엔 2.40bp 상승했으나 14일엔 7.40bp 올라 4.7065%로 올라갔다.

■ 예상 웃돈 물가, 점도표 인하 횟수 축소로 이어질 수 있어

이달 6일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올해 두 차례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으나 한 차례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당시 카시카리는 "작년 12월에 말한 것보다 금리인하 횟수를 더 줄이는 데이터를 확인하기 어렵다. 아직 결정하지는 못했다"고 했다.

카시카리의 발언 이후 확인한 CPI, PPI는 예상보다 높았다. 카시카리는 12월 회의 때 평균인 3차례 대신 2차례 인하를 예상해 상대적으로 호키시한 인물이었다.

당시 카시카리는 금리 인하 횟수는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얼마나 많은 연준 관계자들이 인하 전망을 줄일지 관심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3차례 이상 인하를 전망 한 위원 중 2명만 상향 조정된다면 올해 연준의 금리인하 전망 횟수는 2회로 축소된다"면서 인하 횟수 축소에 따른 변동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준 관계자들이 2025년엔 금리가 4차례 인하될 것으로 보면서 장기중립금리 2.5%를 제시했던 가운데 이 부분이 수정될 가능성 역시 시장에 부담이 될 것으로 봤다.

그는 "장기중립금리의 중간값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은 낮지만 2.5% 혹은 그 미만으로 전망하고 있는 점들이 상향 조정될 경우 시장의 충격은 나타날 수 있다"면서 "옐런 재무장관도 과거와 같은 저금리 시대가 다시 올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했다.

■ 80불 넘어선 유가 흐름도 부담

이런 분위기 속에 유가가 오르는 모습도 부담이다.

국제유가는 14일 작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80불을 돌파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전 세계 원유 공급 전망치를 하향했다는 소식이 주목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1.54달러(1.93%) 오른 배럴당 81.26달러를 기록했다.

IEA는 "올해 원유시장이 공급 과잉에서 약간의 공급 부족 상태로 전환할 것"이라며 글로벌 공급량 전망치를 기존 일평균 1억380만배럴에서 1억290만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물가지표들이 모두 예상을 웃돈 상황에서 유가(WTI)도 80달러를 넘어서 인플레 우려를 재점화하고 있다"면서 "연준 금리인하 시기가 하반기로 늦춰지고 금리인하 횟수도 2번으로 축소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파월 발언 신뢰도 확인구간...'계속해서 밀리면 산다' vs '금리 박스 레벨업 각오'

이런 가운데 최근 의회에서 예상 외로 도비시한 모습을 보였던 파월에 기대를 거는 모습도 보인다.

파월 의장은 지난 7일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연준의 금리인하 시작에 필요한 인플레이션 하락에 대한 확신이 생길 때까지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6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증언에선 "연내 기준금리 인하를 여전히 예상한다.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한 뒤 상원에선 인하 '시점'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던 것이다.

공교롭게도 파월이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멀지 않았다고 시사한 뒤 물가 데이터들이 예상보다 높게 나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은행의 한 딜러는 "최근 파월 발언이 예상보다 도비시해 의아했는데, 연준 내부적으로 뭔가 리스크를 보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면서 "이번에 물가가 시장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고 연준이 점도표의 인하 횟수 전망을 축소하면서 다시 긴축적으로 나올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채권 금리가 오르면 저가매수하는 전략은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연초 7회까지 예상됐던 미국 금리 인하 횟수 전망이 축소되는 흐름이 끝나지 않은 가운데 저가매수로 버티는 국내 이자율 시장의 금리 박스도 미국 따라 레벨업 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도 보인다.

다른 은행 딜러는 "여전히 연초부터 지속된 중앙은행과 시장과의 괴리가 줄어드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면서 "미국 지표들이 시장의 기대 만큼 나오진 않아서 FOMC 직전까지는 지금의 부담스러운 흐름이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원화 같은 경우는 수급이 탄탄해 대기매수가 금리 상방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글로벌 금리가 여기서 더 레벨업되면 실망 매물들이 나오면서 디커플링된 것들을 한 번에 되돌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는 연준이 6월에 금리를 내리더라도 연내 횟수나 내년 인하 여부가 불투명해질 수 있으며, 그런 케이스가 가시화되면 커브는 지금보다는 좀 스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물가 지표로 점도표의 인하 횟수 전망이 2회로 줄어들 가능성이 부각됐지만, 계속 유지될 가능성과 저가매수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도 보인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채10년 4.29%와 2년 4.7%는 자칫 연준 점도표가 올해 인하폭을 3차례에서 2차례로 높일 수 있는 위험성 자극하고 있으나 아직 3차례 예상이 지켜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만약 2차례 인하로 점도표가 조정될 경우 미국채10년 상단이 4.5%까지 열릴 수 있으나 이 또한 매수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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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미국 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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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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