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4-29 (월)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반도체·미국 중심 수출 증가 속 강화된 수출경기 낙관론

  • 입력 2024-03-04 13:32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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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올해 2월 수출이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부족에도 선전을 펼치면서 정부의 수출 회복에 대한 낙관론이 강화됐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 주말 2월 수출입 데이터가 발표된 뒤 "일평균 수출이 두 자릿수로 증가하며 우리 수출의 우상향 모멘텀이 확고함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안 장관은 올해 역대 최대 수준인 수출 7천억달러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면서 수출이 한국경제 성장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도록 총력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정부의 수출 낙관

국내 수출은 작년 10월 13개월만에 플러스로 전환한 뒤 2월 현재까지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올해 목표로 내세운 7천억달러 달성을 위한 긍정적인 시그널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월 수출입 데이터가 나온 뒤 반도체 60% 이상 플러스, 대미국 수출 2월 기준 역대 1위 호조세 지속, 대중국 무역수지 17개월 만에 흑자전환 등을 근거로 수출목표 달성을 자신했다.

지난해 하반기 수출이 살아나면서 2023년 한국경제는 상저하고를 나타낸 바 있다.

정부는 올해도 수출, 투자, 소비 가운데 수출이 한국 경제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대대적인 지원을 통해 수출 모멘텀을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공급망 재편, 탄소중립, 디지털 전환, 인구구조 변화 등 글로벌 4대 메가트렌드와 수주 분야의 전략성을 고려한 20대 주력품목을 선정하고 주력품목들이 진출할 수 있는 타겟 시장별 맞춤형 지원을 추진한다"면서 "금융(360조원)·마케팅(1조원)·인증(상호인정품목 200개) 등 분야별로 역대 최대규모의 수출지원 인프라를 확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 2월 수출의 선전...반도체, 그리고 대미국 중심의 수출 신장세

2월 수출은 전년대비 4.8% 증가한 524.1억 달러, 수입은 13.1% 감소한 481.1억 달러를 기록해 무역수지는 42.9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설 연휴(2.9~12일, 23년은 1월) 차이에 따른 국내 조업일수 부족, 중국 춘절(2.10~17일)로 인한 중국의 수입수요 감소 등 계절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5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이 이어진 것이다.

특히 조업일수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은 25.6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22.7억 달러) 대비 12.5% 늘었고 전월(22.8억 달러)에 비해서도 12.2% 증가했다.

국내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2월 수출은 66.7% 늘어난 99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수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이는 2017년 10월(69.6%)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며, 4개월 연속 플러스다. 디스플레이(20.2%)・컴퓨터SSD(18.4%) 수출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대미국 수출(9.0%)이 1월에 이어 2월에도 월 기준 역대 최대 수출실적인 98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선전했다.

한국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은 춘절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 감소했지만 일평균 수출(4.7억 달러)은 4.8% 증가하며 개선흐름을 이어나갔다. 특히 대중국 무역수지는 2022년 9월 이후 17개월 만에 흑자(2.4억 달러)로 전환됐다.

■ 양호한 미국경제가 부풀리는 수출 낙관론...반도체, 한국 수출 견인

국내 수출이 5개월째 플러스 흐름을 이어간 가운데 앞으로도 미국 경기가 호조와 산업 트렌드 변화가 맞물려 IT 중심의 수출 상승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전망들이 보인다.

반도체 사이클 상승 흐름, AI로 대표되는 산업 전환, 내구재 교체 주기에 따른 IT 반등 등이 한국 수출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낙관론도 보인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의 경우 2022~2023년 공급 과잉 우려가 컸던 만큼 반대급부로 상승 모멘텀이 강화될 여지도 있다"면서 "반도체 이외 IT 품목 역시 내구재 교체 주기와 맞물려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공급망 재편 관련 투자 수요도 감안해야 한다. 최근 11개월 한국의 일반기계 수출은 증가세를 이어왔으나 평균 한 자릿수에 그쳐 모멘텀이 두드러지지는 않았다"면서 "미국은 작년 대규모 공장 건설 이후 설비 확충이 진행중이며 한국 주요 기업들도 여기에 포함돼 당분간 상승 사이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품목별로 반도체, 지역별로 미국이 한국 수출을 지지해주는 가운데 미국 제조업과 설비투자 사이클이 바닥 통과 징후를 보여 한국 수출 경기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진단도 보인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2월 ISM제조업 지수가 47.8로 1월(49.1) 실적치를 밑돌았지만 업황이 바닥을 통과하면서 향후 설비투자 사이클 개선이 본격화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많다"면서 "특히 지역 연은 서베이 내 향후 6개월 업황 전망과 향후 6개월 Capex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기저에는 완화적 금융환경, 작년 4분기를 기점으로 우호적으로 바뀐 은행들의 기업대출 태도가 있다. 무엇보다 반도체와 2차 전지를 위시한 대규모 시설투자가 마무리된 뒤 실제 생산을 위한 설비가 투입될 필요가 있기에 물리적인 수요 개선 요인까지 있다"고 평가했다.

■ 한국 수출, 중국 부진이 개선 강도 제어할 수 있지만...바뀌는 트렌드와 전체 흐름도 감안

이런 가운데 한국의 최대 수출국 중국 쪽 수요가 향후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관건이다. 이 문제는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고자 하는 미국의 전략과 맞물려 있다.

한국이 중국 대체 지역으로 얼마나 수출을 늘리느냐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제조업 PMI는 49.1로 5개월 연속 50을 밑돌았다.

이주원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회복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며 수출 회복이 지속될 것이며, 국내 수출을 선행하는 OECD 확산지수 역시 증가 방향을 나타낸다"면서 "다만 최대 수출국인 중국 경기 반등이 지지부진한 점을 회복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공급망 재편이 가시화됨에 따라 대중국 수출 비중은 감소할 것"이라며 "다만 글로벌 생산기지가 신흥국으로 이동하며 중국 외 국가로의 수출 비중이 확대되는 점은 긍정적이며, 장기적인 측면에서 국내 수출 경기를 지지해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경기 부진이라는 리스크 요인이 있지만, 큰 흐름이 IT 수출에 유리하다는 평가들도 보인다.

최근 바클레이즈는 "반도체 가격상승과 더불어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등에 대한 수요 확대가 지속되면서 한국의 전체 수출 증가세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캐나다, 유로존 등 선진국과 브라질, 인도, 베트남, 태국 등 신흥국에서 제조업 PMI 하위 지표인 신규주문지수가 상승하며 제조업 경기 개선 조짐을 시사했다"면서 "글로벌 제조업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어 한국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상존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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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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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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