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4-29 (월)

(장태민 칼럼) 국민연금 1천조 운용시대와 역사적 수익률 낸 2023년

  • 입력 2024-02-29 13:51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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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국민연금이 1999년 기금운용본부 설립 이후 지난해 가장 높은 운용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작년말 기금 순자산은 1천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국내외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연금의 성과를 부풀렸다.

■ 23년 국민연금 기금운용수익 14%...순자산 145조원 급등해 1천조 시대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은 전날 2023년 국민연금기금 결산 결과 기금 순자산이 1,036조원으로 2022년 대비 약 145조원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순자산 증가액 145조원은 2023년 기금운용수익 126조원에 보험료 수입(58.4조원)에서 급여지급액(39조 원) 차감 후 적립된 19조3천억원을 더한 것이다.

글로벌 주식시장 호조 등으로 기금운용 수익률은 13.59%(금융부문 수익률은 14.14%)를 기록했다. 이 수익률은 금액가중수익률이며, 시간가중수익률 기준으로 측정하면 14.14%에 달한다.

이는 기금운용본부 설립 이후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자산별로는 국내주식 22.12%, 해외주식 23.89%, 국내채권 7.4%, 해외채권 8.84%, 대체투자 5.8%의 수익률을 거뒀다.

기금운용본부는 지난해를 포함해 모두 5차례 '두자릿수'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2009년(10.39%), 2010년(10.37%), 2019년(11.31%), 2021년(10.77%)의 10% 남짓한 수익률을 뛰어넘는 두드러진 성과를 올린 셈이다.

국내외 주가지수가 크게 오른 영향이 가장 컸다. 하지만 국민연금 운용 성과는 이를 웃돌았다.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KOSPI)은 18.73% 뛰었고 글로벌 주식시장(MSCI ACWI ex-Korea, 달러 기준) 상승률은 22.63%에 달했다.

■ 국내외 주가 20% 내외로 뛰고 채권금리도 성과에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여

국내외 주가가 20% 내외로 뛴 가운데 채권도 국민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국내와 국외 채권금리는 통화당국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둔화에 따른 연준의 긴축 종료나 기준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 버티었다.

작년 말 미국채10년 금리는 3.879%로 전년 말과 거의 변화가 없었다. 연중 변동이 이어졌지만 연말 금리들은 별반 차이가 없었다.

국내 국고10년물 금리는 55bp 가량 하락한 3.183%를 기록했다.

대체투자의 경우 자산의 평가가치 상승과 실현 이익 등으로 성과를 올렸다. 달러/원 환율 상승도 수익률 상승에 기여했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해 세계 투자환경은 지정학적 위험과 큰 변동성으로 녹록지 않았지만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 운용 전문성 강화 등으로 기금적립금 1천조 원 시대를 맞이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김 이사장은 "앞으로도 자산배분의 유연성을 강화하고 투자 원천을 확대해 기금 운용 수익을 제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 국민연금 투자 성과는 큰 흐름에서 봐야

국민연금은 지난 2022년엔 -8.22%의 수익, 즉 큰 손실을 기록한 바 있지만 이듬해에 이를 만회하고 역대 최고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2022년 당시 국민연금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자 사회 각계각층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연금기금 적립금이 970조원에서 890조원 수준으로 80조원이나 쪼그라들었으니 이런 우려도 나올 법 했다.

목소리 내기 좋아하는 정치인, 일반인 등이 앞장서서 연금 고갈 등을 거론하면서 낮은 성과를 비판하곤 했다.

다만 2022년 당시엔 연준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대폭 올리던 때여서 주식과 채권 가격이 큰 폭으로 동반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당시 노르웨이 GPFG, 네덜란드 ABP 등 대형 기금들의 운용수익률도 -14%, -18%에 달하는 등 상당히 큰 손실을 입었다.

국민연금 성과는 상대적으로 봤을 때 나쁘지 않았던 게 사실이지만, 일부 사람들은 '마이너스' 성과를 참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또 일각에선 일본 GPIF의 선방을 본 받아야 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당시 일본 GPIF의 수익률은 -3.8%로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하지만 일본 BOJ가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았다는 점, 엔화의 가열찬 약세 등을 감안할 때 일본 연기금의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는 예상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또 일본 기금의 자산배분이 보수적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출범한 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해는 2008년과 2018년, 그리고 2022년 세 번 이었다.

하지만 인내심을 갖고 국민연금 성과를 판단한다면 대체적으로 무난하거나 우수한 편이었다.

지난 1988년 국민연금기금 설치 이후 2023년 말까지 기금 운용의 연평균 누적 수익률은 5.92%, 운용 누적 수익금은 총 578조원으로 기금 적립금의 55.8%를 차지한다.

■ 한국 국민연금, 위험자산 비중 확대하면서 성과 올려

초창기 국민연금기금 운용의 중심은 채권이었다.

국민연금은 국민들의 노후안정자금인 만큼 안정성은 기본이었으며, 초기 운용도 여기에 초점을 뒀다.

하지만 출범 후 금리가 너무 낮아지면서 채권 투자만으로 납득할 만한 이익을 내기가 어려워졌다. 결국 국민연금은 주식, 해외물,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는 쪽으로 자산배분을 전개해왔다.

국민연금은 앞으로 채권 비중을 조금 더 줄이는 쪽으로 자산배분 방향을 공표한 상태다.

2023년 말 현재 주식 비중은 45.2%(국내 14.3%, 해외 30.9%) , 채권 비중은 38.6%(국내 31.5%, 해외 7.1%), 대체 15.9%를 차지한다.

연금 운용 초기엔 채권투자가 중심이었지만 이제 주식 비중이 채권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며, 앞으로 주식 비중은 좀더 높아질 수 있다.

최근 국민연금은 위험자산 비중을 높이면서 투자 성과를 끌어 올려왔다.

국민연금은 2026년 목표 포트폴리오로 주식 50% 내외, 채권 35% 내외, 대체 15% 내외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제시한 바 있다.

■ 국민연금, 1천조 운용규모 시대...기준 포트폴리오 도입

기금위는 올해 1,000조원의 기금 규모에 맞는 운용체계와 운용역량을 갖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에 담긴 기금운용 개선 과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것이다.

우선 전략적 자산배분 체계를 개편한다고 밝혔다.

신속하고 유연한 투자결정을 위해 자산배분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기준 포트폴리오' 도입하기로 했다.

기준포트폴리오는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조합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로 중장기 자산배분의 기준으로 활용된다.

미국 CalPERS와 캐나다 CPPI 등 해외 주요 연기금에서도 도입해 운용하고 있는 시스템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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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국민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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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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