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4-29 (월)

(장태민 칼럼) 신성환, 그리고 금통위원들의 바이어스 게임

  • 입력 2024-02-22 15:42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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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7인의 금통위원들과 임기, 출처: 한은

자료: 7인의 금통위원들과 임기, 출처: 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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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2월 금통위의 소위 '한국판 포워드 가이던스'에서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이 등장하면서 앞으로 이 주장이 얼마나 힘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특히 4월 2명의 매파 금통위원이 퇴임을 앞두고 있어 신임 금통위원의 성향이 중요해졌다.

이번 금리결정회의에 처음 참석한 황건일 금통위원의 성향은 '미지수'다.

한국의 기준금리 결정에서 개인의 '바이어스' 역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황건일 신임위원과 추가로 합류할 2명의 금통위원이 금리 결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

■ 신성환 금통위원과 3개월 내 인하 가능성 열기

이날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소위 한국판 점도표 상에서 '인하를 열어두자'는 의견이 등장했다.

경제지표나 물가지표 등에 따라 3개월 내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거론한 사람이 나온 것이다.

현재 한국은행 금통위 내에서 가장 도비시한 인물은 신성환 위원인 것으로 판단된다.

신 위원은 2023년 1월 한국은행이 '마지막으로'으로 금리를 인상할 때 지금은 퇴임한 주상영 위원과 함께 동결을 주장했다.

주상영 전 위원(20년 4월~23년 4월)은 4년이 아닌 3년간 짧게 재임하면서 당시 금통위 내에서 가장 도비시한 모습을 보였던 인물이다.

주 전 위원이 퇴임한 뒤 그의 뒤를 이어 신 위원이 비둘기 역할을 맡아왔다.

신 위원은 2022년 8월 금리결정회의에 처음 참석한 뒤 다음 회의인 10월 회의에서 주상영 위원과 함께 기준금리 50bp 인상에 반대한 바 있다.

주 위원 퇴임 뒤 금통위 세력 구도가 긴축파 쪽으로 더욱 쏠리면서 신 위원은 혼자 딴 목소리를 내지않고 지냈다.

이후 이날 '포워드 가이던스' 상의 인하를 열어두는 소수 의견자로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신 위원이 소수의견을 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NCND(neither confirm nor deny)하겠다'고 했다.

■ 매파가 빠지는 자리, '기재부와 상의 추천 자리라면...'

오는 4월엔 서영경, 조윤제 금통위원의 임기가 만료된다.

두 사람은 최근 금통위 내에서 상대적으로 매파적 역할을 맡았던 사람들이다.

조 위원은 지난해 2월 금통위 때 기준금리를 3.75%까지 올리자는 '소수의견'을 냈던 사람이다.

조 위원의 당시 뜻은 이뤄지지 못하고 1년 이상 금리 동결이 이어지고 있다.

서영경 위원은 2021년 10월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낸 바 있으며, 금통위 내에서 상대적으로 매파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조 위원과 서 위원은 기재부, 대한상의 추천이었다.

금융업계에선 새로운 금통위원이 두 사람보다는 도비시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보였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기재부, 대한상의 추천 자리엔 보통 도비시한 위원이 오지 않았느냐. 이번엔 좀 매파적인 인물이어서 예외적이었다"면서 "황건일 신임 위원의 성향과 함께 새로올 두 사람의 성향이 중요해 보이다"고 말했다.

■ 금통위원들의 '바이어스' 게임

현재 금통위 내에서 상대적으로 '귀한' 비둘기파로 꼽히는 신성환 위원은 홍대 교수로 재직하던 인물이었다.

신 위원은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뒤 인수위 경제분과 위원으로 있다가 금통위원이 됐다.

코로나19 이후 부동산값 폭등으로 한은이 2021년 8월 처음 기준금리를 올렸을 때 신 '교수'는 "미국이 테이퍼링을 시작하면 전 세계 경제가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은데 우리나라가 금리 인상을 서둘러서 좋을 게 없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결국 사람들의 추론 대로 금통위 내에서 비둘기 포지션을 차지했다.

하지만 늘 금통위원이 되는 사람들은 자신은 비둘기도, 매도 아니라고 한다.

이번에 금통위원이 된 황건일 위원도 '새 종류엔 매와 비둘기만 있는 건 아니다"라고 하기도 했다.

모든 금통위원들이 자신을 '이분법적으로' 분류하는 데 반대한다. 하지만 역사적 경험은 사람의 성향이 잘 변하지 않는다는 데 힘을 실어주고 있다.

머지 않은 시기에 매파가 차지하고 있던 두 자리가 바뀐다.

입사 후 어리버리한 초기엔 자기 주관을 강력히 주장하기 어렵지만, 어떤 성향의 인물이 올지에 따라서 한국의 미래 금리 인하 강도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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