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02 (목)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24년 초 한국물 트리플 약세 흐름...1월효과 대신 1월역효과에 신음

  • 입력 2024-01-17 15:01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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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4년 들어 연일 하락하는 코스피지수,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24년 들어 연일 하락하는 코스피지수,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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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주식, 채권, 원화값이 17일 일제히 하락 중이다.

미국에서 연준의 월러 이사가 "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면서 시장의 인하 기대감에 타격을 입힌 가운데 국내 가격변수들은 일제히 하락 중이다.

달러/원 환율이 1,340원 위로 연이틀 점프하자 주식, 채권 모두 크게 긴장하고 있다.

■ 주식 둘러싼 것은 악재들

이날 코스피지수는 50p 넘게 급락하면서 2,400대 중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전날 2,500선을 내준 뒤 추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2024년이 열린 뒤 코스피지수는 오늘까지 단 이틀을 빼고 모두 하락 중이다.

코스피지수는 작년 말을 2,655.28로 마감하면서 2024년엔 3천선 재돌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연초 시장 분위기는 호락호락하지 않은 모습이다.

일단 레벨 부담, 즉 11~12월 랠리에 따른 반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아울러 환율 급등,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 축소,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의 예상을 밑돈 실적, 지정학적 리스크, 외국인의 현·선물 동반 매도 등이 모두 주가 하락의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올해 들어 하락세가 가팔라 당혹해 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주가지수 낙폭은 월러의 발언에 움찔했던 미국 시장을 크게 웃돈다.

간밤 미국에선 다우지수가 전장보다 231.86포인트(0.62%) 내린 37,361.12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17.85포인트(0.37%) 하락한 4,765.98, 나스닥은 28.41포인트(0.19%) 낮아진 14,944.35를 나타냈다.

하지만 국내시장은 장중 2% 넘는 낙폭을 보이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페드와치 기준으로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60%대로 하락한 데다 코스피시장에선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한 종목이 속출하면서 우려가 확대됐다"면서 "이런 가운데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지면서 주가 하락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낙폭이 예상보다 과도하다면서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연준 인하 기대감 축소나 예상보다 부진한 주요 업체 실적 등은 새삼스러울 게 없다"면서 "북한이 한국을 적으로 규정하면서 세게 나온 건 특별히 시장이 크게 반응할 요인은 아닌데, 지수 낙폭이 예상보다 커 의아하다"고 말했다.

다른 투자자는 "삼성의 실적도 안 좋았지만 블록딜 역시 최근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읆 미친 것으로 본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는 하나 외국인이든 누구든 싸게 물건을 가져간 쪽에선 풀어야 하니 수급에 악영향을 주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환율 고공행진

주식과 원화 가격은 서로를 압박하고 있다.

주식은 환율 급등을 주가 낙폭 확대의 원인으로, 환 시장은 외국인의 주식 매도를 환율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은행의 한 딜러는 "월러의 매파적 발언으로 달러/원이 상승했지만, 장중 코스피가 급락세가 달러 매수세를 더욱 자극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중국 지표의 부진은 주식과 원화값에 모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지표 부진은 위험회피 무드를 자극하고 있으며, 여전히 위안화의 프락시 통화로 평가받는 원화 가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4분기 GDP는 전년 동기보다 5.2% 늘며 예상(+5.3%)을 하회했다. 4분기 GDP는 전분기보다는 1.0% 늘었다.

달러/원은 2024년이 열린 뒤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주가처럼 새해부터 원화는 약세를 지속 중이다.

달러/원은 지난해 말 1,288.0원에서 거래를 종료한 뒤 새해 첫 거래일 1,300원으로 올라오더니 현재는 1,340원을 넘어섰다.

특히 전날 11.6원 급등한 뒤 이날엔 장중 15원 가까이 점프하는 모습을 보였다.

환율인 1,340원을 넘어서면서 박스 상단을 열어젖히자 어디까지 가는지 봐야 할 것이란 지적들이 나오는 상황이다.

■ 채권가격도 약세 흐름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 축소는 국내 채권가격도 하락세로 이끌고 있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3년 이상 구간 국고채 금리들은 3.1%대 이하를 나타냈지만 올해 들어선 다소 되돌림됐다.

밀리면 사자는 대기매수 분위기로 국고3년 금리가 3.3%선 앞에서 막히고 있지만 통화당국 스탠스에 대한 경계감은 이어지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연초 채권, 주식, 원화의 트리플 약세는 지난해 11~12월 랠리의 후유증으로 보고 있다"면서 "지난해 말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을 과도하게 반영했다가 해가 바뀐 뒤 정신을 차린 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풀이했다.

채권시장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나 정책금리가 인하 사이클 진입을 앞두고 있어서 금리 반등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예상도 적지 않다.

하지만 아직도 시장과 연준이 금리인하 횟수를 놓고 6:3으로 대립 중인 데다 트리플 약세 자체가 경계감을 키운다는 평가도 보인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여전히 국고3년이 3.3%에 근접하자 밀리는 데 한계가 나타나 박스권에 대한 인식은 유지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연준 관계자들의 말대로 시장의 인하 기대감이 과도한 것이라면 추가로 밀릴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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