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4-29 (월)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2024년 초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 축소와 금통위

  • 입력 2024-01-08 13:56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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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의 12월 비농업고용은 전월에 비해 21.6만명 늘면서 예상치인 17만명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11월과 10월 수치가 총 7.1만명 하향 조정됐지만, 전체적으로 고용지표는 금리인하 기대감을 축소하는 역할을 했다.

올해 3월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일주일 전 90%에 육박했으나 60%대 중후반으로 낮아졌다.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보다 0.4% 올라 예상치(0.3%)를 웃돌았다.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 축소 속에 국내는 이번주 국내 금통위의 24년 첫번째 금리결정회의를 앞두고 있다.

금리 동결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한은의 스탠스 변화 여부가 관건이다.

美 고용, 연초 이후 이어지는 금리인하 기대감 축소에 영향

미국 고용지표가 연준의 올해 3월 금리인하 기대감을 낮추면서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았다.

고용지표는 올해 금리인하 강도와 관련해 시장보다 연준의 관점에 보다 힘을 실어준 것이란 평가들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최근 축소된 금리인하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기대감의 추가적인 축소가 필요하다는 진단들도 나오고 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지표를 보면 기업들 스스로 종사자들에 대한 임금 보상을 강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임금 상승률 둔화 속도가 향후 몇 개월 간 더딜 수 있음을 보여 준다"면서 "전방위적 디스인플레의 본격화도 향후 1~2개월보다는 2분기 이후일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연준은 지금까지 backward looking으로 일관해 왔다. 즉 데이터를 확인한 이후에 움직인다는 것"이라며 금리인하는 올해 하반기에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가지표나 FOMC 회의를 확인해야 하지만 일단 고용지표는 금리 인하의 지연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는 평가다. 고용지표 상에 나타난 임금 상승압력을 감안할 때 물가지표를 경계해야 한다는 평가도 보인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에 반영된 금리인하 기대감이 현실화되기에는 고용시장 등 추가적인 경제지표의 둔화가 필요하다. 3월 인하 가능성이 현실화되기는 어렵다"면서 "늦어도 1월 FOMC가 되면 3월 금리인하 유무가 확인이 가능한 만큼 시장은 그전까지 차익실현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12월 시간당 평균 임금 증가율은 재차 높아졌다"면서 "소비자물가에서 임금과 밀접한 연관을 가진 핵심 물가 둔화가 더딘 점이 확인된다면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후퇴할 것"이라고 했다.

시장은 최근 미국 헤드라인 물가 상승률이 확대되지만, 코어 물가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는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 설문에 따르면 12월 CPI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3.3% 각각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직전월(0.1%, 3.1%)에 비해 상승폭이 확대되는 것이다.

하지만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3.8% 각각 올랐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예상이 맞다면 코어 물가는 직전월(0.3%, 4.0%)보다 둔화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연준 관계자들은 인하 기대감을 축소시킬 수 있는 발언을 내놓고 있는 중이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지난 주말 "충분히 긴축적인 금융 여건을 유지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해 그동안의 진전을 되돌릴 위험이 있다"며 "최근 몇 달 동안 금융 여건이 완화된 것을 고려하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24년 첫 금리결정회의 맞이한 한은...24년 통방 감안시 급하게 태세전환하기 어려워

이번주 11일엔 2024년 첫 금리결정회의가 열린다. 정책금리 동결 예상에 별다른 이견이 없는 가운데 한은의 스탠스 변화 여부가 관건이다.

한은이 2024년 통화정책방향에서 밝힌 스탠스를 감안하면 한은이 크게 물러서기가 쉽지 않다.

한은은 기준금리와 관련해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2%)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충분히 장기간' 긴축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한은은 또 "물가상승률이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물가가 올해 4분기 이후에나 목표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가계부채에도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은은 여러 번 금리 인하를 위해선 물가 목표목표 수렴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따라서 한은이 매파적 금리 동결 입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들이 보인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며 "총재가 신년사에서 밝힌 것처럼 물가 통제를 위한 마지막 구간(라스트 마일)이 가장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24년 물가 궤적 확인 전에 형성된 선제적 인하 기대감은 한은 입장에선 부담스럽다"면서 "1월 금통위에서는 이를 조정하기 위한 매파적 동결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SVB 사태와 태영건설 사태...PF 우려는 인하 기대감 당길 수 있을까

지난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 사태가 나면서 미국의 금리인상 기대감이 급속히 퇴조한 바 있다.

지난해 3월 SVB 사태 당시 미국에선 금리 인상 전망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국채금리가 연중 최저로 내려간 바 있다.

당시 3월 초 미국채10년물 금리가 4%를 넘어선 뒤 경계감이 커진 가운데 SVB 사태가 발생하자 금리는 3.3% 내외까지 하락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연준은 7월까지 기준금리를 올렸다.

국내에선 작년 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이후 부동산PF에 대한 경계감이 이어지고 있다.

중앙은행이 특정 크레딧 사건 때문에 당장 정책금리를 내리긴 어렵지만, 리스크 확산을 막기 위해 인하 시기가 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보인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태영건설 문제가 다른 PF로 얼마나 번질지는 봐야겠지만 일단 당국은 금융시장과 건설업 전체로 리스크가 확산되는 것은 막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라며 "수많은 채권단의 이해가 걸려 있는 등 상황이 만만치 않고 다른 업체로 리스크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따라서 "우량, 비우량 채권의 스프레드 확대되는 가운데 PF 우려가 이어지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2022년 가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이듬해 1월 한국은행이 금리를 추가로 올린 것처럼 기준금리 결정에 큰 영향을 못 미칠 것이란 관점도 보인다.

당시 시장금리는 레고랜드 사태 시점을 고점으로 빠르게 하락했다. 다만 한국의 금리인상이 2023년 1월까지 이어졌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PF 우려로 기준금리 인하가 빨라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한은은 이번에도 PF 우려로 금리를 낮추기보다는 위기시 일시적인 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료: 레고랜드 사태 전부터 현재까지 국고채 금리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레고랜드 사태 전부터 현재까지 국고채 금리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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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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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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