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4-29 (월)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만만치 않은 고용 데이터들..24년에도 이어지는 Bad is Good 국면

  • 입력 2024-01-05 13:41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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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만만치 않은 고용 데이터들..24년에도 이어지는 Bad is Good 국면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장태민 기자] 예상을 웃돈 미국 고용 데이터로 미국채10년물 금리가 4%에 도달했다.

지난 12월 거래 마무리를 앞둔 27일 3.7%대 후반까지 찍었던 10년물 금리는 4%대 재진입 가능성을 앞두고 있다.

금리에 예민한 나스닥은 5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해 14,510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시장과 중앙은행간 정책금리 인하폭 전망의 조정 과정에서 채권, 주식 등 가격변수들이 연초 조정을 받은 것이다.

결국 물가, 고용 등 각종 경제지표들의 상황을 보면서 금리인하 강도에 대한 전망을 조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 연초 나온 고용 데이터, 금리인하 기대감에 흠집...美 고용지표 관건

ADP는 지난해 12월 민간부문 고용이 전월 대비 16만4000개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3만개 증가를 웃도는 수치다. 지난 11월 수치는 기존 10만3000건에서 10만1000건으로 소폭 하향 조정됐다.

이는 작년 8월 이후 최고였다. 레저, 접객, 교육, 건강보건 등 서비스 부문 고용이 크게 증가했다.

ADP의 넬라 리차드슨 연구원은 "팬데믹 이전의 고용과 매우 유사한 노동시장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임금이 최근 인플레이션을 주도하지는 않았지만 임금 상승이 후퇴해 이제 임금-물가 스파이럴에 따른 위험은 거의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주간 실업수당 신규 신청건수는 전주보다 1만8000개 감소한 20만2000개를 기록했다. 이는 예상치 21만9000명을 밑도는 수치로 양호했다.

12월 5주차 신규실업급여 데이터가 양호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연속 청구건수 역시 줄었고(188.6만건→185.5만건), 신규실업급여 청구건수의 4주 이동평균도 감소(21.3만건→20.8만건)했다.

이제 12월 고용지표가 연초 금융시장에 변동을 일으킬 요인으로 꼽힌다.

ADP 데이터와 고용지표가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많지만, 일단 새해 첫주 나온 고용 관련 수치들이 시장의 기대 이상이어서 긴장감은 이어지고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주초 고용 데이터들이 견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금요일 나올 미국 고용지표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다"고 밝혔다.

채권과 주식은 지난해 후반부 같이 환호성을 질렀으며, 지금은 같이 동병상련 중이다.

금리시장과 함께 11~12월 랠리를 벌인 주식시장도 미국 고용지표가 잘 나오지 않길 바라고 있다.

지난해 말 시장에선 Bad is Good 국면이 끝날 수 있다는 진단들도 적지 않았지만, 여전히 경제지표가 잘 나오면 시장 가격변수들은 위험하다는 평가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수급 유입을 위해선 미국 고용지표, 물가지표가 시장의 선반영된 기대감을 얼마나 만족시킬 지 주목해야 한다"면서 "여기에다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한 유가의 움직임은 시중금리의 단기 상승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어서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연초 원화물도 일제히 약세 흐름...연초 랠리 기대 접고 보수적 접근?

금융시장에선 작년 11~12월 중앙은행 전망을 크게 웃도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가격변수들이 랠리를 벌인 만큼 연초 조정은 불가피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잇다.

연초 채권, 주식 가격 등이 빠지는 것은 2023년 후반부 장세의 '과열 해소', '중앙은행과 금융시장의 괴리 조정' 차원에서 봐야 한다는 평가들이 많다.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자 달러/원 환율은 1,310원을 넘어섰다. 작년말 1,280원대에서 거래를 마쳤지만,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 조정으로 뛴 것이다.

따라서 산타랠리를 이어받아 연초랠리가 이어지길 기대하기 보다는 당분간 조정 가능성을 보면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게 낫다는 충고들도 보인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낙관론에 치중했던 금융시장이 일격을 당했다"면서 "연준의 피봇 기대가 이제는 과도했다는 해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당분간 금융시장엔 주가 하락, 금리 상승, 달러화 강세라 국면이 도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1월 금리 동결 확률이 80%대에서 90% 이상으로 높아졌고 3월 금리 인하 확률은 60%대 중반까지 내려오는 모습을 보였다.

이 기대치가 더 낮아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는 쪽에 무게를 두는 게 낫다는 것이다.

■ 타격 입은 연초효과...'시장이 양보해야 한다' vs '시장이 결국 이긴다'

주식, 채권 등 증권시장의 연초효과에 다소 금이 갔다.

지난해 후반부 금융시장이 중앙은행을 강하게 압박했지만 시장 내에서도 의견이 갈린 모습이다.

금리인하나 골디락스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해 후반부 랠리가 과도했기 때문에 '시장이 양보할 때'라는 주장과 '시장이 결국 이길 것'이라는 전망이 맞서고 있다.

HSBC 스트레티지스트들은 "향후 몇 주간 리버스(reverse) 골디락스 상황이 시장을 강타할 수 있다"면서 그간 매수가 지나치게 강했던 점, 여전히 제어하지 못한 인플레이션 리스크 등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했다.

하지만 큰 흐름은 인플레이션 둔화로 잡혀 있고 금리 인하 역시 불가피해 연초의 분위기에 크게 흔들릴 필요는 없다는 관점들도 보인다.

금융시장이 기대했던 연준의 5~7번의 금리 인하감을 크게 수정할 단계는 아니며, 연준이 오히려 너무 보수적이란 주장도 적지 않다.

브래드 컨거 허틀캘러헌 CIO는 마켓워치 인터뷰에서 "연준이 예상한 금리 인하 폭은 매우 보수적"이라며 "올해 연말까지 시장이 예상한 것만큼 7번 금리 인하가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지난 몇 달 동안 경제지표를 보면 디스인플레이션이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 따라서 5~6회 인하는 상당한 타당하다"며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 전망이 지나치게 과장됐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 연초 고용지표와 CPI 따른 추가변동성 대비.."미국 고용-물가는 엮여서 돌아간다"

이런 가운데 곧 발표될 12월 고용지표와 CPI가 관건이라는 인식도 강하다.

이후엔 금통위와 FOMC를 관전하면서 중앙은행의 의중을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한다.

우선 5일 발표되는 고용지표에선 비농업부문 신규 취업자수가 17만명으로 전월(19.9만명)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업률은 전월의 3.7%에서 3.8%로 약간 오르고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0.4%에서 0.3%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망의 설문 대로 결과가 나온다면 최근의 기대감 되돌림이 재차 되돌려질 수 있다는 기대도 보인다. 다만 주중 나온 고용 관련 데이터들이 견조해 경계감을 못 버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물가에 대한 전망은 한쪽으로 베팅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헤드라인과 코어가 상충되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미국의 12월 헤드라인 CPI는 전월비 0.2%, 전년비 3.3%로 11월(0.1%, 3.1%)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코어 CPI는 각각 0.2%, 2.8% 상승해 11월(0.3%, 3.0%)보다 더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음주 고용지표와 물가지표 결과에 따라 다시 금융 가격변수가 큰 변동성을 보일 수 있지만, 미국에선 물가와 고용이 서로 긴밀하게 엮여 있다.

2022년 하반기부터 물가가 둔화된 데엔 서플라인 체인 정상화 흐름이 주효했다. 이제 공급 요인 정상화에 의한 '물가 둔화 압력이 둔화'된 만큼 고용시장 둔화가 필요한 국면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속도 대로라면 올해 2분기 중 노동 수요가 적정 수준까지 둔화되고 노동 공급은 늘어나 심각한 고용 충격을 야기하지 않으면서 물가를 완화시킬 수 있는 연착륙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다만 "연준이 향후 경기를 둔화시킬 수 있는 위험요인이 많아졌다고 진단했지만, 본격적인 경기 둔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지도 않는다"면서 "연준은 물가와 고용의 둔화 정도를 확인하면서 6월부터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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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A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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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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