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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22년 분위기 되돌린 23년 증권시장, 대망의 24년 앞두고...

  • 입력 2023-12-27 14:08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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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최근 수년간 코스피지수 흐름,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최근 수년간 코스피지수 흐름,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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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이제 2023년 증권시장의 거래도 사실상 하루 밖에 안 남겨두고 있다.

올해엔 주식과 채권 모두 강세 흐름을 시현했다.

2022년 주식, 채권 가격 모두 급락한 뒤 올해는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특히 올해 후반부엔 증권시장 가격변수들이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하면서 랠리를 벌였다.

내년 금융시장에선 연준, 한은 등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시작 시점, 인하 강도 등에 따라 가격변수가 춤을 출 수 있는 상황이다.

■ 22년의 어려운 국면 탈피한 23년 주식...24년 기대감도

올해 코스피지수는 12월 26일 현재까지 11% 올랐다.

지난 8~10월 주가가 가파른 내림세를 이어가더니 11~12월 상승세로 전환한 뒤 전날 2,600선을 재탈환했다.

좀 길게 주가지수 흐름을 보면 코로나 사태 여파가 크게 작동한 2020년 3월에 저점을 찍고 급등해 2021년 6월 3,300선을 넘어서면서 고점을 찍었다.

코로나 여파가 가장 크게 작용한 2020년 3월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가 주식하기 좋은 시절이었다.

다만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

지난해 3월 연준이 본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유동성을 소속하자 코스피지수는 맥을 추지 못하면서 22년 한해 동안 25% 급락했다.

이후 올해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후반부로 접어 들었으며, 미래를 보고 달리는 주가지수도 두 자리수 정도의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한 해의 마감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내년은 본격적으로 연준의 금리인하 사이클이 가동되는 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금리 인하 횟수에 대해 이견이 있지만 나쁘지 않은 환경이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자산운용사의 한 주식본부장은 "최근 주가 상승세가 과도해 과열이라는 느낌도 좀 난다. 하지만 전체 환경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본다"면서 "내년엔 금리인하, 수출 회복 등으로 지수 3,000 시대가 다시 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 금리시장, 24년 시작될 인하 사이클 반영하면서 달려온 23년 후반부

올해는 금리 시장도 강세를 나타냈다.

국고3년물 최종호가수익률은 26일 현재 3.221%까지 내려왔다. 한해 동안 52bp 남짓 레벨이 내려온 것이다.

국고10년 최종호가수익률은 작년말 3.73% 수준에서 전날 3.271%까지 하락해 46bp 가량 하락했다.

지난해 금리시장은 연준의 과격한 정책금리 인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주식시장처럼 금리인상 사이클 후반부의 기대감으로 올해는 상처를 치유하는 한 해가 됐다.

작년 국고3년 금리는 192bp, 국고10년 수익률은 148bp 올라 채권시장의 투자자들에게 타격을 입혔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올해 국내 금리시장은 한은의 의지와 관계없이 미국의 극심한 변동성에 그대로 노출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주식처럼 금리시장도 11~12월 한 해의 후반부에 뜀박질하면서 '채권-주식 동조화 세상'에 발 맞춘 흐름을 보였다.

다만 미국시장이 6번, 한국 시장이 2번의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하는 등 '먼저' 움직인 탓에 내년 흐름에 대해선 조심스럽게 보기도 한다.

이 딜러는 "올해 후반부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이나 인하 폭을 높게 보면서 랠리를 했다. 그래서 최근의 강세는 수긍이 된다. 내년엔 다시 나올 지표나 중앙은행의 스탠스가 얼마나 변화될지 봐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악재에 민감한 시장이 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 24년 금융시장, 연준 금리인하 강도가 주도할 것

2024년은 '피봇'의 해로도 불린다.

금리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끝이 난 상황에서 언제부터 인하 사이클이 작동할지, 또 얼마나 정책금리를 내릴지가 관건이다.

이런 가운데 주식, 채권 등 증시에선 금리인하 기대감을 너무 당겨서 쓴 것 아닌가하는 불안감이 있다. 먼저 움직이는 금융 가격변수의 속성상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미국 S&P500이 6년만에 처음으로 '8주 연속' 상승하는 등 불장이 이어지면서 근심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특히 미국 주가는 2달간 13% 넘게 올라 50년간 상위 2%에 해당할 정도로 가팔랐다.

따라서 과매수를 의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공포와 탐욕을 측정하는 잣대도 이런 우려를 부추긴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의 VIX는 팬데믹 이후 최저치를 경신하고 S&P500의 일간 RSI는 80을 상회하면서 3년내 최고수준으로 올랐다"면서 "12개월 포워드 PER은 19.6배로 5년 평균인 19배를 웃돈다"고 지적했다.

'평균회귀 관점'을 신봉하는 투자자라면 물러서야 할 시점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막상 수급을 보면 이제 가격이 빠질 때가 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경기침체 전망 속에 23년 내내 채권매수로 일관했던 미국 기관들은 이제 막 주식펀드로 자금을 이동하기 시작했다. 투기적 순매수 포지션은 지난 2년 내내 순매도를 견지하다가 11월말 중립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다시 순매도 포지션이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개인의 신용매수 잔고는 고점대비 30% 하락한 뒤 좀체 반등하지 못하는 등 투기적 매수세도 미지근하다"고 지적했다.

가격은 단기과열이나 수급은 '추세 추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식시장은 낙관을 먹고 살고 미국 시장은 특히 추세적으로 상승해왔다.

김 연구원은 따라서 "미국장은 특히 평균회귀가 통하는 박스권이 아니라 추세 추종이 잘 통하는 장"이라며 "단기 과열은 인정하지만 상승 추세를 놓치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금리시장도 기대감과 우려를 동시에 나타난다.

금리 인하가 불가피한 가운데 이미 큰 흐름이 바뀌어서 밀리면 사야한다면서도 기준금리 인하를 너무 반영하는 것 아닌지 하는 불안감도 상존해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올해 막판 금리와 주가 모두 과잉반응한 면이 있어 내년 초엔 조정 압력이 좀 작용할 수 있다"면서 "인하 기대감이 과하다는 얘기도 하지만 금리인하 사이클 본격 진입을 앞두고 있어 채권엔 나쁘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융시장이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을 본격 반영하기 시작한 만큼 내년 주식과 채권 모두 강세나 약세를 자신하기엔 '애매한' 정도의 움직임을 보일 것이란 관점도 있다.

이용재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2024년은 연준의 피봇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가장 큰 이슈"라며 "실물경제 향방과 여러가지 요인에 따라 상황은 유동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와 미국 경제의 연착륙 전망에 따라 세계 주가는 소폭이지만 상승하고 달러화와 국채 금리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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