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4-29 (월)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한국경제 방향, '안정 속 역동' 제시한 차기 경제수장

  • 입력 2023-12-20 11:09
  • 장태민 기자
댓글
0
사진: 최상목 경제부총리 후보자

사진: 최상목 경제부총리 후보자

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장태민 기자]
최상목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전날(19일) '인사청문회'에서 "민생 안정에 총력을 다할 것이며 물가 안정세가 조속히 안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 후보자는 "물가 불안심리 확산을 차단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부총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물가 안정의 성과를 거론하면서 추가적인 안정을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아울러 건전재정 기조도 강조했다.

다만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경제 실패의 책임을 지기는 커녕 오히려 경제수장으로 영전했다면서 맹비난했다.

■ 물가 많이 둔화됐지만 안정 '체감'할 수 있게 더 노력

최 후보자는 "6%를 넘던 물가상승률이 3%대 초반으로 둔화됐다"면서도 "올해 물가가 3%대 초반으로 내려갔지만 체감물가 안정을 확립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물가와 관련해 유가 등 공급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불안심리 차단도 중요한 과제라고 평가했다.

최 후보자는 "물가상승률이 둔화됐지만 고물가 상황이 가중돼 어려움 커진 상황"이라고 했다.

11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비 3.3% 상승해 9월(3.7%)과 10월(3.8%)에 비해 상당폭 내려왔다.

이제 최 후보자의 전임자가 될 추경호 부총리는 최근 "추세적인 물가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가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3.0%까지 낮아졌다. 미국과 유럽의 근원물가가 예전보다 낮아졌지만 아직 4~5%대를 보이고 있는데 비해 훨씬 안정적"이라며 "향후 추가적인 외부 충격이 없는 한 추세적인 물가 안정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차기 경제수장은 일부 사람들에게 큰 관심이었던 담뱃값 대폭 인상 소문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후보자는 '담뱃값을 8천원으로 올린다는 게 사실이냐'는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명확하게 답했다.

■ 경제수장 후보 "경기, 어려운 상황에서 선방...혁신 생태계 만들 것"

최 후보자는 윤석열 정부가 상당히 어려운 환경에서 출범한 가운데 한국경제는 나름대로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최 후보자는 "정부 출범 당시 위기였다. 무엇보다 작년 글로벌 교역 역사상 세번째 0%대였다"면서 "어려운 여건에서 선방했다"고 밝혔다.

지금은 수출지표가 좋아지는 상황에서 민생 안정에 총력을 기울일 때라고 했다.

아울러 최근 한국의 저출산, 잠재성장률 저하에 대한 걱정이 많은 만큼 경제 생태계의 판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최 후보자는 "경제의 지속 가능성 문제나 저출산고령화, 잠재성장률 저하에 대해 걱정들을 많이 한다"면서 "혁신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이 '경제 실정'에 대해 반성하라고 하자 "경제 지표 상으로 현재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민생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은 또 정부 행사 등에 기업인들을 너무 끌고 다닌다면서 '정경유착'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 후보자는 "지금은 기업과 정부가 단독으로 할 수 없는 일이 많다"면서 "서로 도울 일이 많다. 정부가 할일, 기업이 할일이 많아 팀플레이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아울러 친기업 정책 지속에 대한 소신도 피력했다.

일부 여당 의원이 '대기업 절반 이상이 내년 계획을 못 세웠다'고 하자 최 후보자는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 연장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 윤정부 경제 성적표, 여와 야 정치적 입맛에 따라 제각각 평가

여와 야는 차기 경제수장을 앞에 두고 윤석열 정부의 경제 성과에 대해 '정치적으로' 평가했다.

차기 경제수장이 대통령실의 경제수석으로 일한 만큼 과거의 성과에 대한 평가도 중요했다.

우선 여당 의원들은 해외 잡지의 평가를 근거로 '잘했다'고 했다.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은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OECD 35개국 중 한국이 2위라고 평가했다"면서 "독일이 27위, 영국이 30위였다"고 했다.

이 평가는 근원물가, 성장률과 고용 등에 점수를 매겨 영국 잡지가 주관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야당 의원들은 차기 경제수장의 '경제정책 실정'을 주장하면서 맹비난했다.

민주당 김태년 의원은 "경제 실정 결과를 책임져야 할 사람이 경제수장으로 영전했다"고 조롱했다.

김 의원은 "수출, 내수, 투자 모두 총체적 부진을 보였는데, 잘했다고 자화자찬한다"고 비난했다.

서영교 의원은 "경제가 다 망가졌다. 세금이 60조원 덜 들어왔으니 경제가 망가진 것"이라며 "용산 경제수석은 승진 대상이 아니라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홍영표 의원도 "지금 경제가 좋은 게 하나도 없다.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부총리로 온다는 데 국민들은 실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또 '중국 중시 경제정책'으로 회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기대 의원은 "윤 정부 경제정책은 친미, 친일, 반중 냉전 일변도로 나갔다"면서 "APEC에서 윤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대화도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이 걱정한다"고 주장했다.

■ 엘리트 공무원 출신 경제수장이 제시하는 한국경제 방향은...건전재정·안정 속의 '역동경제'

기재부 내 대표적인 엘리트 공무원으로 꼽혀온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건전재정과 물가안정을 유지하면서 한국경제의 '역동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는 소신을 밝혔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차기 경제수장을 앞에 두고 재정정책 활용도를 높이라고 종용했다.

계속해서 윤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건전재정기조'를 문제 삼았다.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학자금 대출이 4천만원씩 쌓인다. 탕감하든지 직접 지원해야 한다"면서 "연초에 추경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후보자는 '추경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며 넘어갔다.

증권사 사장 출신인 홍성국 의원도 건전재정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윤 정부는 재정건전성 문제에 병적으로 집착한다"면서 "이데올로기 과잉"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후보자는 재정준칙 등 건전재정 기조를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야당 의원들은 또 내년 한국경제 안정 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이슈로 꼽히는 부동산 PF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홍성국 의원은 "부동산PF 143조원 문제가 부각되는 이유는 더 이상 버틸 수 없기 때문"이라며 "내년 4월 총선 이후 터트리려고 한다는 의혹이 있다"고 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최 후보자는 "PF는 윤정부 출범시 (이미)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었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부동산PF의 질서있는 연착륙을 보여주겠다. 리스크를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맞섰다.

최 후보자는 '재정건전성과 경제 안정'의 바탕 하에 한국경제가 나아갈 방향으로 '역동경제'를 제시했다.

그는 "역동경제는 혁신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경제"라며 "경제활동이 공정하게 진행되고 사회적 이동성도 확대되는 경제"라고 했다.

경제의 역동성을 높여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선 규제개혁, 과학기술과 첨단산업 육성, 3대 구조개혁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공정을 위해선 시장경쟁과 상생협력, 공정한 노동시장 등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최 후보자는 또 "사회적 이동성을 높이기 위해선 교육 사다리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 이렇게 해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이되고 서민이 중산층으로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