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4-29 (월)

(장태민 칼럼) BOJ, 엔저 탈피 노력 속 당겨지는 정책변화

  • 입력 2023-09-12 11:11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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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 출처: BOJ

사진: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 출처: BO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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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지난 주말에 나온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의 발언이 미칠 여파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BOJ의 정책 변화 시그널은 엔저 재심화 현상과 맞물려 있어 통화정책 변화 발걸음이 빨라질지도 주목된다.

BOJ는 경기 부양과 물가 상승을 견인하기 위해 2016년부터 마이너스 정책금리를 유지해 왔다. 이후 코로나 사태 이후 글로벌 물가 급등과 맞물려 일본 CPI는 2%를 넘어선지 1년이 넘었다.

우에다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 해제 조건으로 '임금 인상이 동반된 물가 상승 지속에 대한 확신 필요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전제조건 충족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기로 '연말'이라는 시간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런 식이면 빠르면 내년 1분기 정도에도 마이너스 정책금리를 해제할 수 있다거나, 임금 상승률이 중요하니 춘계투쟁 확인 후인 2분기 정도에 큰 변화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제시된다.

그간 BOJ는 물가목표 달성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 지속적으로 완화정책을 이어간다는 입장을 밝혀 왔지만, 시장은 변화 가능성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시장에선 엔저 탈출 노력 속에 BOJ가 금리 상승룸을 얼마까지 인정하느냐 등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기도 한다.

BOJ가 8월부터 국채매입 강도를 낮춘 채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중앙은행이 용인하는 금리 상승 룸, 그리고 환율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 다시 급등한 달러/엔 환율과 우에다의 고강도 구두개입

달러/엔은 8월 중순 145엔을 웃돌면서 6월 중 기록한 연중 고점을 돌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환율은 제대로 하락하지 않으면 고공행진을 이어가 작년 10월의 고점을 압박했다.

일본 외환당국은 달러/엔이 144엔을 넘어섰던 지난해 9월, 그리고 150엔마저 돌파하던 10월에 개입을 단행한 바 있다.

당시의 외환시장 개입은 24년만인 데다 워낙 규모가 커 세간의 큰 관심을 끌 수 밖에 없었다.

일본의 이같은 고강도 개입 올해 초엔 달러/엔이 120엔대 후반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오름세를 지속해 6월말, 7월초엔 144엔선으로 뛰었다.

그런 뒤 다소 조정을 받는 듯했으나 7월 중순 138엔대에서 저점을 형성한 뒤 다시 상승파를 연장하면서 최근엔 145엔을 넘어서면서 긴장감을 키웠다.

이런 분위기 속에 스즈키 재무상은 8월, 9월 들어 '예의주시한다', '과도한 움직임에 대응하겠다'는 식의 경고장을 배달했다.

우에다 총재는 스즈키 재무상이 분위기를 잡은 뒤 요미우리신문이라는 매체를 골라 직접 등판했다.

우에다는 단독 인터뷰 형식을 빌어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충격을 안긴 것이다.

■ 환 시장 개입, 효과 배가할 수 있는 타이밍 잡기

최근 달러/엔은 급등하면서 뛰기 보다는 꾸준히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당국은 이런 흐름을 감안해 개입 플랜을 짜고 있을 수 있다.

아울러 지난해 달러/엔 150엔선의 개입에 대한 기억이 오롯이 남아 있어서 특정 레벨을 타게팅한다는 오해를 피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특히 일본과 미국의 통화정책 차이, 성장세 차이 등이 달러/엔 상승을 정당화시켜주는 측면이 있어서 외환당국은 과도한 시장 변동성 등이 나타날 때 개입해 정당성을 확보하려 할 수도 있다.

아울러 달러/엔이 꾸준히 오르면서 고점을 압박해 가는 상황이다 보니, BOJ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이른 시점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종료 가능성까지 들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간 사람들은 일은의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면서도 BOJ가 '완화적 정책 유지' 입장을 고수하자 변화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

하지만 환율의 고공행진 재개가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재무성 관료에 이어 우에다 총재가 직접 나서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놓으면서 경계감이 커진 상태다.

■ 환율 고공행진과 금리

달러/엔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BOJ는 구두개입을 통해 환 시장이 긴장하면서 자제하길 원하고 있다.

시장 역시 작년 10월 고강도 개입 이후 달러엔이 큰폭으로 하락했던 경험이 있어 당국의 눈치도 볼 수 밖에 없을 듯하다.

우에다가 '통화정책 변화'까지 예고하면서 과도한 엔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으니, 시장 입장에서도 엔저를 무조건 밀어붙이기엔 부담이 커졌다. 환율 레벨이 오르면 오를수록 정책에 대한 경계감은 커질 수 있다.

금리 움직임 역시 같이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BOJ가 금리에 자율성을 부여할수록 엔화의 과도한 약세 움직임을 타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날 일본 국채10년물 금리가 0.7%를 넘어섰으며, 오늘은 좀 더 오르고 있다.

BOJ는 공개시장조작 강도 등을 조율하면서 금리 상승 용인 범위에 대한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일본 매체들은 전날 장기금리가 장중 0.72%를 찍자 금리가 2014년 1월 이후 9년 8개월만에 고점을 연일 경신하는 중이라고 전하는 중이다.

자료: 일본 국채10년물 금리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일본 국채10년물 금리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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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달러/엔과 달러/원 환율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달러/엔과 달러/원 환율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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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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