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4-30 (화)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경기 상저하고와 산업생산의 부진한 하반기 스타트

  • 입력 2023-08-31 11:10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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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7월 산업활동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동향을 보면 7월 광공업생산은 전월대비 2.0%, 전년동월대비 8.0% 줄어들었다.

이는 부진했던 지난 6월(전월비 -1.5%, 전년비 -5.9%)보다 하락폭이 커진 것이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대비 1.6% 증가하고 전년동월대비 5.2% 늘었다. 제조업평균가동률은 70.2%로 전월대비 1.6%p 하락했다.

서비스생산은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6월보다는 증가폭이 둔화됐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대비 0.4%, 전년대비 1.9% 증가했지만 전반적인 산업생산은 부진했다.

전산업생산은 전월비 0.7%, 전년비 1.4% 줄어들었다. 이는 6월 수치(0.0%, +0.7%)보다 둔화된 것이며, 4월 이후 가장 낮았다.

■ '좋지 않은' 산업동향 데이터

7월 산업동향에선 소비와 투자 모두 좋지 않았다.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5.1%),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1%), 의복 등 준내구재(-3.6%)에서 모두 줄어 전월대비 3.2% 감소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통신기기 및 컴퓨터 등 내구재(1.5%) 판매가 늘었으나, 의복 등 준내구재(-6.1%), 화장품 등 비내구재(-1.8%)에서 판매가 줄어 1.7%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큰폭으로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22.4%) 및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3.6%)에서 투자가 모두 줄어 전월대비 8.9% 감소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11.5%) 및 자동차 등 운송장비(-9.2%)에서 투자가 모두 줄어 11.0% 감소했다.

금융시장, 특히 채권시장에선 정부가 하반기 경기 개선을 공언했지만 경기가 예상보다 부진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일단 산업생산이 예상보다 더 부진해 채권가격을 더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B 증권사 채권딜러는 "오늘 나온 산업생산 결과는 나쁘다고 평가할 수 있다"면서 미국 상황을 더 보면 어느 정도 감이 잡힐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 지표들이 좀더 확인되면 부진한 한국경제에 대해서도 (좀더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이번 데이터만으로 금리 인하 기대감 재강화 등으로 연결시키기는 어렵다"고 했다.

■ 일시적 요인 거론하면서 '기조적 회복' 강조한 정부

정부는 그러나 부진한 산업동향이 발표된 뒤 '일시적 요인'을 강조했다.

기재부는 "7월 전산업 생산 감소 등은 일시적 요인에 기인한다"면서 "기조적 회복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생산 측면에서는 서비스업(0.4%)과 건설업(0.8%)이 증가했지만 광공업(△2.0%)과 공공행정(△6.5%)이 줄어든 영향으로 전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감소(△0.7%)했다.

지출 측면에선 내구재(△5.1%), 준내구재(△3.6%), 비내구재(△2.1%)가 기상악화 영향 등으로 줄어들면서 소매판매(△3.2%)가 감소했다. 설비투자(△8.9%)는 반도체 감산에 따른 장비도입 조정으로 기계류 투자(△3.6%)가 줄었고, 특히 자동차 투자(△29.5%)가 전월 기저효과로 큰 폭 감소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건설투자(0.8%)는 건축(2.0%) 공사가 늘어나며 반등했다.

정부는 이런 요인들 가운데 7월엔 특히 '공공행정'의 영향이 컸다고 했다.

기재부는 "월별 변동성이 큰 공공행정(△6.5%)을 제외할 때 전산업생산은 보합수준(△0.3%)"이라고 했다.

소매판매와 설비투자도 조정을 받았지만 기상 악화와 차량 개소세 변동 등에 따른 일시적 요인에 상당 부분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반등 기미를 보이는 반도체 수출물량 등을 거론했다.

기재부는 "반도체 수출물량의 반등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서비스업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3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기조적 회복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 2023년 성장률 '상저하고' 구도 속의 불확실성

지난주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국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상저하고가 아니라 상저하저다'라고 하자 "정부는 절대 경기를 낙관하는 게 아니지만 성장률 1.4%가 객관적 전망"이라고 되받았다.

부총리는 정부 전망이 상대적으로 옳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작년 12월 정부가 성장률 1.6%를 제시할 때 국제기구들은 2%까지 전망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올해 성장률 1.4% 달성을 위해선 하반기 수치가 상반기보다 2배 가량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당시 부총리는 "전반적인 경기 흐름이 하반기엔 상반기보다 2배 좋아지는 것이며, 이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라고 했다.

다만 정부와 한은 모두 불확실성은 적지 않다고 본다.

우선 생산 측면에서는 반도체 등 수출물량 회복 흐름, 미국 경제 연착륙 기대, 중국 단체관광 재개 등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물론 최근 부동산 부문을 둘러싼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 일부 국내 생산현장 파업 발생 시 일시적 생산차질 가능성 등은 부담으로 본다.

소비와 투자에 대해선 나쁘지 않은 고용 상황, 경제심리 지수의 반등, 누적된 가계저축 등을 긍정적으로 본다.

하지만 반도체 감산에 다른 단기적 투자 조정, 건설경기 관련 불확실성, 가계부채 등은 소비·투자 관련 부담 요인으로 보고 있다.

C 증권사 관계자는 "오늘 나온 생산과 소비, 투자 지표 모두 예상보다 부진했다. 일단 이번 데이터를 보면 향후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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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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