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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총발행·순발행 모두 줄어드는 24년 국고채발행한도...일단 채권시장에 우호적

  • 입력 2023-08-29 14:40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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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총발행·순발행 모두 줄어드는 24년 국고채발행한도...일단 채권시장에 우호적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장태민 기자] 정부가 2024년 예산안과 함께 올해보다 줄어든 국고채발행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채권시장은 수급 영향도 평가해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직접 "내년 총지출은 656.9조원으로 증가율은 2005년 이후 가장 낮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모든 재정사업은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면서 건전재정 기조를 강조했다.

정부는 내년엔 국고채를 158.8조원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2023년 본예산 기준 167.8조원에 비해 9조원 축소된 것이다.

순발행은 50.3조원으로 올해(61.5조원)보다 11조원 가량 줄어든다. 적자국채 순증 발행규모는 81.8조원으로 올해(45.8조원)보다 크게 늘어난다.

■ 윤석열 정부, '건전재정'에 진심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정부 재정정책 기조가 지난 문재인 정부와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통령은 "전 정부의 재정 만능주의를 단호히 배격하고 모든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위 '이권 카르텔 예산'은 삭감하고 나라빚인 국채 발행에는 신중을 기하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대통령은 "국채 발행을 통한 지출확대는 미래 세대에게 재정부담"이라고 우려했다.

재량지출 120조원의 20%에 가까운 23조원을 구조조정하는 등 건전재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내년 4월 총선이 있지만 선거용 매표 예산을 배격하면서 사회적 약자는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대외신인도를 유지하고 물가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건전재정 기조를 이어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재정준칙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줄 것을 당부했다.

■ 채권투자자들, 국채발행계획 일단 '우호적'

일단 내년 국고채 발행규모가 올해보다 줄어들기 때문에 이는 우호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올해 1분기 국세수입을 본 뒤 무조건 추경이 있다고 생각했다. 결국 이 시점까지 오고 보니 정부 말대로 추경도 없고 내년 국채 발행 규모도 늘지 않았다"면서 "일단 전체적으로 국채발행 수급이 우호적이긴 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B 증권사 관계자는 "일단 최소한 내년 국채 수급이 나쁘지 않은 것을 확인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채권시장의 전반적인 수급을 좀더 지켜보자는 입장도 보인다.

C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오늘 발표는 정부가 건전재정으로 간다는 데 의미를 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채권 수급은 작년처럼 초우량채 발행이 많아지면 구축효과가 크니, 국채만 가지고 왈가왈부할 수는 없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예산 증가률이 2.8%로 둔화됐지만 어찌됐든 예산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국채 물량이 축소되는 데 의문을 표하는 모습도 보인다.

D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예산안을 어쨌든 늘렸는데 국채 발행은 줄어든다고 한다. 다시금 세수는 또 어디서 끌어오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 국채과장, 적자국채 증가 수급부담 연계 '부적절'

채권시장 일각에선 내년 적자국채 순증이 81.8조원으로 올해(45.8조원)보다 크게 늘어나는 대목을 지적하며 부담스러워 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오해라는 입장이다.

조성중 기재부 국채과장은 뉴스콤과의 통화에서 "적자국채는 회계상의 의미이고 채권시장엔 총발행과 순발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내년 적자국채 증가를 일각에서 부담스러워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 전체 발행 규모와 순수하게 늘어나는 부분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적자국채 순증 규모는 81.8조원으로 올해(45.8조원)보다 크게 늘어난다. 하지만 내년 국고채 순발행은 50.3조원(61.5조원), 차환분은 108.5조원(106.3조원)이다.

외평채 발행규모는 시장 상황에 달려 있다고 했다.

조 과장은 "외평채 발행액은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1, 2년 단기 원화 외평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환 시장 개입용 실탄을 쟁여놓는 차원이다.

이런 가운데 채권시장 일각에선 여전히 정부의 국채 발행 계획에 갸우뚱 하는 모습들도 보인다.

E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적자국채가 순발행보다 많아 좀더 뜯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면서 "작년에 올해 예산을 짤 때는 세수를 너무 과하게 많이 잡아서 문제를 만들더니 내년은 또 너무 작게 잡은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예산에 정밀함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 의심이 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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