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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잭슨홀 이후 부각된 일드 커브 플랫 기대

  • 입력 2023-08-28 14:41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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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시33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2시33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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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최근 미국 중·장기 국채 발행 확대 문제 등으로 일드 커브 스티프닝이 진행된 뒤 잭슨홀을 거치면서 이제 플래트닝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 커브가 일어선 데 따른 가격 요인,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과 고금리 정책금리 유지시의 경기 침체 가능성, 둔화 경로상에 있는 인플레이션 등을 근거로 커브가 다시 누울 수 있다는 기대감들도 나오는 것이다.

잭슨홀 결과가 나온 뒤 외국인은 10년 국채선물을 대거 매수하면서 한국 커브도 눕히고 있다.

■ 커브 플랫 가능성...물량 부담 해소 기대감

다시 일드 커브 플랫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쪽에선 우선 물량 부담을 극복할 수 있다고 낙관하는 경우들이 엿보인다.

당분간 미국채 장기물 발행량은 8월보다는 줄어든다.

국내에서도 일단 정부가 국채 발행을 통해 빚을 다시 크게 늘리는 데 대해 불편해하고 있어 물량 부담 우려는 제한적이란 평가가 보인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선 9월부터 8월 대비 10년, 20년, 30년 국채 발행 규모가 감소한다"면서 수급 부담을 반영한 장기구간 금리가 재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국내에선 추경호 부총리의 입장을 고려하면 확장적인 재정지출에 대한 우려는 완화된 면이 있다"고 밝혔다.

그간 수급 문제 등 부담을 반영했던 미국 장기 금리가 잭슨홀을 거치면서 내려올 수 밖에 없는 측면을 거론하기도 한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일드 커브의 베어 스티프닝은은 미국 물가 목표(i*) 상향 조정 우려, 중립금리(r*) 상향 조정 우려, 수급 부담이 맞물린 결과였다"면서 "그러나 잭슨 홀에서 파월 의장은 물가 목표 2%를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r*에 대해서는 추정의 불확실성이 높아 신중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급 부담은 잔존하나 재정지출의 구축 효과가 발생하는 국면인 데다 i*, r* 상향 조정 우려가 완화되며 커브는 스팁에서 다시 플랫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한국의 r*는 미국과 다르게 낮아졌을 것으로 보이라고 추론했다. 한국은 미국과 달리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 압력 역시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 커브 플랫 가능성...중앙은행들 스탠스의 수익률곡선 평탄화 지지 측면

잭슨홀을 거치면서 금리 인하 시점은 좀더 이연됐다는 평가들도 나오고 있다.

이러면 일단 단기금리 하락 압력은 제한된다. 반면 고금리가 장기화돼 경기, 물가 하강 압력으로 작용한다면 장기 금리에 우호적일 수 있다.

미국도, 한국도 추가인상 룸을 '열어둔' 상황이기 때문에 장기 쪽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것이란 기대도 보인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이제 커브 플래트닝 압력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도 미국처럼 단기 금리 하락은 제한돼 있으니, 경기 하강 기대는 장기 쪽으로 선반영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대로 금리인상 우려감이 현실화되면 2~3년 쪽이 제일 타격이 클 수 있다"면서 다시금 커브가 눕는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B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금리 인하는 멀지만 인상 역시 하기 쉽지 않다고들 본다. 이런 상황에서 커브 플랫에 대한 관점이 강화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최근 미국 수급 요인, 연준 정책에 대한 경계감으로 커브가 스팁이 진행됐지만 이제 구도가 다시 바뀐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C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 잭슨홀 미팅에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2% 물가목표 유지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중립금리 상향 가능성과 관련한 논란도 불확실성을 이유로 정책변화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면서 "결국 커브 스티프닝 측면의 모멘텀은 일단 한풀 꺽일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그는 "다만 연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은 신중한 접근을 거듭 강조한 만큼 추세적인 플래트닝 흐름에도 한계는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간 국내시장에선 잠재적 추경이나 정부지출 확대 등에 따른 수급 부담이 있었지만, 지금은 양상이 바뀌었다고 해석했다.

이 운용자는 "내년 정부 예산안이 총지출 3%대에서 재정 긴축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알려져 있어 국내 수급도 단기적으로는 플래트닝 쪽이 다소 유리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일드 커브가 플랫되는 데는 외국인 10년 선물 대량 매수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4%선으로 급반등했던 국고10년 금리는 3.8%대 후반으로 내려온 상태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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