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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美 CPI 호재 업고 시작했던 7월 금통위...잭슨홀 남겨두고 시작하는 8월 금통위

  • 입력 2023-08-23 10:56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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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美 CPI 호재 업고 시작했던 7월 금통위...잭슨홀 남겨두고 시작하는 8월 금통위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장태민 기자] 지난 7월 13일 열렸던 금통위 때 채권시장은 랠리를 벌였다.

당시엔 미국 CPI가 예상을 밑돌면서 강세룸을 열어둔 상황에서 회의가 개최돼 이벤트는 더욱 우호적으로 인식됐다.

금통위원들이 기준금리 인상룸을 3.75%까지 열어뒀지만 시장을 강하게 압박하지는 못했다.

8월 회의는 그러나 잭슨홀의 파월 발언 등 불확실한 대형 재료를 앞두고 시작하기 때문에 만장일치 동결이 거의 확실한 금통위보다 미국 재료가 더 관건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 여전히 금리인상 룸 거론할 금통위, 매파성 누그러지는 흐름일까

7월 회의에서도 이창용 총재는 금리 인하 기대감을 거부하면서 "물가가 2%로 충분히 수렴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에 논의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이 총재는 "미국 CPI가 낮아졌지만 연준이 금리를 몇 번 올릴 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 연준의 9월까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도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게 금통위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정도의 발언이 채권시장에 새로운 충격을 안기지는 못했다.

오히려 시장은 한은의 매파성이 점차 옅어지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아울러 매파적 발언이 '추가적으로' 나올 건 별로 없다는 데 무게를 두기도 했다.

당시 총재가 했던 얘기를 반복하거나 각종 조건을 달아서 '가능성'을 거론했기 때문에 매파적 스탠스가 업그레이드되진 않았다.

■ 7월과 다른 금리 수준, 크게 매파적이지 않으면 저가매수 힘 받을 가능성은

7월 금통위를 앞두고 국고채 3~10년 금리는 3.7%대 초중반에서 대기했다.

이후 금통위를 거치면서 3~10년 금리는 3.6%대 초중반으로 하락했으며, 7월 하순엔 3.5%대에 진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8월 회의를 앞둔 현재 시점 금리는 당시보다 크게 올라가 있다.

국고3년은 3.8%선 전후, 국고10년은 4% 근처에서 등락하고 있다.

미국채 시장의 수급 부담 등으로 장기금리가 많이 오르면서 국내 장단기 금리차도 이전 회의 때에 비해 벌어져 있다.

시장에선 가격 메리트를 감안할 때 한은 총재의 발언이 꽤 매파적이지 않으면 시장이 불확실성 해소 등으로 보고 강해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금통위처럼 금통위원 전원 3.75% 가능성 열기 의견이 나오겠지만 기준금리 동결 및 향후 성장 기대 후퇴 등을 확인할 것"이라며 "이는 대외 불확실성 잔존에도 8월 금통위 후 국고채 금리의 상단 형성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라고 풀이했다.

따라서 현재 금리 수준 근처인 국고3년 3.8%나 10년 4% 근처 등은 저가매수가 무난한 구역이라고 평가했다.

■ 채권시장, '금통위보다 잭슨홀' 인식도 강한 편

이런 가운데 채권시장에선 8월엔 '금통위보다 잭슨홀'이라는 인식도 강하다.

금통위 스탠스보다 파월의 연설, 그리고 계속해서 미국 금리 움직임 등이 관건이라는 평가도 많은 편이다.

A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어제 한은 총재가 꽤 얘기를 했고 내일도 비슷한 수준을 발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더 강해지면 잭슨홀을 앞두고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전날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 논의는 파월 의장 발언, 9월 FOMC 예상, 중국 경제 회복이 느린 부분, 중국 단체관광 영향, 가계부채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통위 논의에서 미국, 중국 이슈 불확실성이 큰 비중을 차지하니 한은 총재의 발언이 매파성을 강하게 띄기 어려운 조건부 성격을 갖게 될 것이란 진단도 보인다.

B 증권사 관계자는 "내일 총재 발언은 어제 얘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면서 "금리 동결에 멘트도 중립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미국 영향이 크다 보니, 장기채권이 금통위에서 방향성을 얻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그는 "금리는 3년 이하 구간은 내려갈 여지가 있어 보인다. 그 이상 구간은 결국 글로벌 장기채 움직임에 연동될 것"이라며 "글로벌 수급이 장기채에 불리한 상황이어서 스팁이 더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채권딜러들 사이에선 최근 악재를 반영하면서 꽤 오른 금리 레벨과 대외 불확실성 등을 모두 감안할 때 금통위 때 적극적인 방향을 잡지 못할 것이란 견해도 적지 않다.

C 딜러는 "주말에 미국 이벤트가 있으니 금통위 변동성도 제한적이지 않을까 싶다"면서 "물론 그 동안 채권이 워낙 밀렸으나 많이 밀릴 일도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금리가 많이 올라 지금은 채권이 더 강해질 수 있는 환경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잭슨홀 불확실성이 있어서 주말이 지나야 편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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