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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韓·美, 헤드라인 둔화에도 기대·근원 인플레가 발목...그리고 한국전력

  • 입력 2023-05-15 13:14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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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지난주 후반 발표된 미국 미시간대학의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5%로 전월 4.6%보다 낮아졌다. 하지만 이는 예상치인 4.4%보다는 높은 수준이었다.

중장기 인플레 기대치는 오히려 올랐다.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2%로 전월 3.0%보다 올라 예상치인 2.9%를 웃돌았다. 이 수치는 지난 2011년 3월 이후 최고치였다.

소비자심리지수 자체는 좋지 않았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 잠정치는 57.7로 전월 63.5보다 하락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63을 크게 밑도는 결과였다.

경기 심리가 둔화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은 예상만큼 둔화되기 어렵다는 사람들의 평가가 나온 것이다.

■ 美 헤드라인 인플레는 둔화 중...'근원'과 '기대'는 물가 낙관 어렵게 해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의 4월 CPI는 전년비 4.9% 올라 예상치이자 전월치인 5.0%를 하회했다. 2021년 4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4%대에 진입한 것이다.

다음날인 11일 나온 4월 PPI의 전년비 상승률은 2.3%를 기록했다. 역시 예상치 2.5%를 하회한 수치였다. PPI는 2021년 1월(1.7%) 이후 가장 낮았다.

이달 초인 3일 FOMC는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한 뒤 '추가 긴축' 관련 문구를 삭제했다. 1년 남짓 기간 동안 10회 연속으로 금리를 올린 뒤 당분간 동결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었다.

하지만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 사람들의 전망이 반영된 '기대'가 별로 나아지지(둔화되지) 않았다.

근원 물가, 기대 인플레 둔화세가 더뎌 물가에 대한 찜찜함은 남을 수 밖에 없었다.

4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5.5%, 근원PPI는 3.4% 상승해 헤드라인보다 높았으며 둔화 강도는 낮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2일 나온 기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난 것이다.

■ 韓 헤드라인 인플레 가파르게 둔화 중...한국도 '근원'과 '기대'는 물가 낙관 어렵게 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뚜렷한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달 2일 발표된 4월 CPI는 전년비 3%대에 진입했다.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비 3.7% 올랐다.

최근 CPI 상승률은 2월 4.8% → 3월 4.2% → 4월 3.7%로 가파르게 내려오는 중이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중반까지 뚜렷한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며 물가 둔화에 힘을 실었다.

기재부는 "한국은 상대적으로 물가 둔화 흐름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OECD에서 3%대 이하의 물가를 기록 중인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스페인(3.1%), 일본(3.2%), 룩셈부르크(2.9%), 스위스(2.7%) 등에 불과하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도 근원물가와 기대 인플레이션은 둔화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식료품및에너지제외물가는 3개월째 4.0%를 나타냈다. 농산물및석유류제외물가는 2~3월 4.8% 상승한 뒤 4월엔 4.6% 내려갔다. 전체적으로 근원물가가 경직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이에따라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중반까지 뚜렷한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이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소비자물가에 비해 더딘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은이 발표하는 '향후 1년간 물가 전망'을 보면 기대인플레는 작년 8~11월 4.2~4.3% 수준을 나타냈다. 이후 작년 12월 3.8%로 내려가더니 올해 1월과 2월엔 각각 3.9%, 4.0%로 오름폭을 키웠다. 그런 뒤 3월과 4월과 각각 3.9%, 3.7%로 둔화됐다.

■ 전기·가스요금 인상...산업장관 "누적인상요인 해소 못한 상황"...빠른 한전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도

그간 국내 소비자물가는 상반기 중 3%를 향해 내려가는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하반기 물가를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도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이날 정부는 전기, 가스 요금 인상을 발표했다.

당정은 이날 다음날(16일)부터 전기요금을 kWh당 8원, 가스요금은 MJ당 1.04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4인가구 기준 전기요금 부담이 월 3천원, 가스요금 부담이 4,400원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창양 산업부장관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전기·가스요금을 지속적으로 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누적된 요금 인상요인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면서 "한전과 가스공사의 재무상황과 경영여건은 여전히 심각하다"고 말했다.

한전은 지난 12일 올해 1분기 6.2조원의 적자를 발표했다. 가스공사는 11일 누적미수금이 11.6조원이라고 밝혔다.

공기업들의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된 가운데 버스요금 등 여타 공공요금 인상도 대기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다 보니 최근 물가 하향 흐름이 하반기부터 제약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천연가스 가격 하락세와 맞물려 한전의 정상화 사이클이 힘을 받을 수 있다는 낙관론도 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요금 인상을 반영한 한전의 평균 판가는 2024년 약 156원/kWh가 될 것"이라며 "5월 상반월 평균 SMP는 138원/kWh이었으며, 이미 흑자전환과 정상화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부터는 질문의 초점이 흑자전환 여부가 아닌 2H23, 2024년 이익 규모에 맞춰질 것으로 본다. 우리는 2024년 7조원 이상의 영업이익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낙관했다.

■ 한전, 요금인상과 자구책...향후 재무구조 개선에 무게

한전은 여전히 큰 1분기 영업적자를 확인한 뒤 나름대로 좀더 강화된 자구책을 발표했다.

기존에 발표한 20.1조원의 재정건전화 계획을 5.6조원 확대해 25조원 이상의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키로 한 것이다.

전력구입비 2.8조 절감, 전력설비 건설시와 규모 조정 관련 1.3조원, 경상경비 1.2조원 절감, 추가수익 0.3조 확대 등을 발표했다.

한전은 최근 부동산 매각(0.7조원), 출자지분 매각(0.8조원) 등도 발표했지만, 워낙 자산 덩치가 큰 데다 적자 규모가 크다보니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총자산 235조원을 감안하면 자산을 팔아서 마련하는 현금이 제한적인 데다 2021년 5.8조원, 2022년 32.7조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한전의 매출액은 21.6조원으로 10.8% 늘었다. 작년에 올린 전기요금 영향으로 매출액이 두 자릿수의 증가를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영업적자는 6.2조원으로 여전히 컸다. 전력조달단가 상승이 요금 인상 효과를 상쇄하면서 적자가 지속될 수 밖에 없었다.

다만 향후 천연가스 가격 하락, 요금 추가 인상 효과 등으로 상황은 점차 개선될 수 있다는 데 무게를 둬진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기 위해선 전기요금을 kWh당 11원 정도 올려야 한다"면서도 상황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하반기로 갈수록 천연가스 가격 급락 영향, 요금 인상 등에 따라 분기 흑자 전환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한전의 당기순손실은 2021년 5.3조원, 2022년 24.5조원 수준으로 급격히 불어난 바 있으며, 이 기간 순차입금 규모는 47.8조원이나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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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한국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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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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