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07 (화)

일자리 선택시 근무여건 중요도 확대...근무여건 낮은 일자리 인력난 심화될 가능성 - 한은

  • 입력 2024-04-23 12:00
  • 신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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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신동수 기자]
근로자들이 일자리 선택시 임금 못지 않게 근무여건을 중시하는 근로자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3일 발표한 '근무여건(Job amenity) 선호와 노동시장 변화'라는 자료를 통해 근로자들의 직업선택시 고려 사항을 분석과 결과 이같이 밝혔다.

직업을 선택할 때 근무여건을 주요 고려사항으로 여기는 취업자들의 비중이 계속 증가(2023년 31.5%)하여 임금을 주요 고려사항으로 여기는 비중(26.8%)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더 좋은 근무여건을 위해 임금의 일정부분을 포기할 수 있는 근로자들이 노동시장에 상당수 존재함을 시사했다.

한은은 어떤 일자리가 근무여건이 더 양호한지 등을 살펴보기 위해 직업별 근무여건지수를 산출했다.

우선 근무여건지수가 가장 높은 직업은 법률 및 감사 사무 종사자, 상품 기획·홍보 및 조사 전문가, 기타 전문 서비스 관리자, 법률전문가, 디자이너 등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이로한 직업들이 육체적 활동이 적고 유연근무, 재택근무 등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고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개인의 업무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특징을 보였다"고 밝혔다.

반면 근무여건지수가 낮은 직업들은 육체적 활동이 수반되며, 단순 반복 위주의 강도 높은 업무가 많았다.

산업별로는 정보통신, 금융보험, 교육, 전문과학기술 등에서 근무여건지수가 높은 직업들이 많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조업과 건설업은 업무 특성으로 인해 근무여건지수가 평균을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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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여성, 저연령, 고학력 근로자들이 근무여건이 양호한 일자리에 많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여성의 경우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고, 유연한 근무 형태가 가능한 일자리를 더 선호하고 고학력 근로자들은 육체적 능력을 덜 요구하는 인지적 일자리, 개인의 발전 가능성이 높은 전문직 일자리에 더 많이 근무한데 기인한 것"로 분석했다.

반면 고령층은 근무여건에 대한 선호와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으나, 낮은 교육 수준 등으로 인해 여타 계층과의 취업 경쟁에서 밀리며 근무여건이 양호한 일자리에 종사하는 비중이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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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만족도와 관련해서는 임금뿐만 아니라 근무여건이 중요하게 고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에 따르면 직업 만족도가 높다고 응답할 확률은 근무여건지수가 가장 높은 그룹(5분위)이 가장 낮은 그룹(1분위)에 비해 14.9%p 높았다.

특히 여성, 고연령, 고학력 근로자가 남성, 저연령, 저학력 근로자에 비해 근무여건에 따른 직업 만족도가 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났다

한편 근무여건을 고려한 소득 불평등은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5분위 배율이 4.0에서 4.2로 증가하였는데, 이는 고소득 근로자들이 근무여건이 양호한 일자리에 종사하는 비중이 높은 데 주로 기인했다.

반면 남성 대비 여성의 상대임금이 70.5%에서 73.6%로 상승하는 등 남성과 여성 간 임금격차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여성들이 근무여건이 양호한 일자리에 더 많이 종사할 뿐만 아니라 근무여건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이라며 "성별 임금격차 중 일부가 근무여건의 차이로 설명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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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향후 경제활동인구에서 여성 및 고령층의 비중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근무여건이 직업 선택 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은은 "근무여건에 대한 여성, 고령층의 높은 선호를 고려하면 근무여건이 낮은 일자리의 인력난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여성 및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를 유인하기 위해서는 국내 노동시장의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기술 발전에 따라 근무방식의 변화가 이루어진다면 장기적으로 근무여건 개선 효과가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으로 보이나 보다 유연한 근무여건을 제공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 또한 지속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동수 기자 dsshin@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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