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19 (일)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FOMC 이어 금융 가격변수 끌어올린 고용지표

  • 입력 2024-05-07 10:58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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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5월 FOMC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일축한 뒤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둔화되면서 금융시장이 환호했다.

이달 들어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재차 강화되면서 채권과 주식 시장이 강세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1~3월 고용지표가 물가지표와 함께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에 타격을 입혔지만, 4월 고용지표가 둔화돼 투자자들은 다시 기대감을 갖게 됐다.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이 되살아나면서 기준금리 위에 있던 국고채 금리들을 끌어내리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발 호재에 국고10년 금리가 6bp 이상 하락하고 코스피지수가 2,700선을 훌쩍 뛰어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중순 1,400원을 터치했던 달러/원도 1,350원대까지 하락하는 등 연휴 뒤 원화물들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 美고용 둔화 반기는 금융시장

미국의 4월 비농가취업자는 전월대비 17.5만명 늘며 컨센서스(+23.8만명)를 크게 하회했다. 직전 2개월 수치도 2.2만명 하향 조정돼 양적 개선세가 전반적으로 약화됐다.

경제활동참가율은 62.7%로 전월과 동일한 가운데 고용률이 60.2%로 전월대비 0.1%p 하락했다. 이에 실업률이 3.9%로 전월대비 0.1%p 상승했다.

과하지 않은 임금 상승 흐름도 투자자들을 매료시켰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대비 0.2%, 전년동월대비 3.9% 올라 점진적인 안정세를 지속했다. 재화생산업(+0.2%)과 서비스업(+0.2%) 모두 임금 상승 압력이 둔화됐다.

여전히 고용지표 흐름은 양호하다는 평가들도 나오고 있다. 다만 어찌됐든 최근까지 여러차례 예상을 웃도는 흐름을 보여주다가 기대보다 부진한 수치를 보여줘 이번 지표 결과는 고무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용지표가 여전히 장기 평균(+15만명)을 웃도는 등 고용 모멘텀은 양호하다. 이번 고용 쇼크는 최근 6개월 월평균 6만명의 일자리를 제공한 정부 부문 위축이 컸다"면서 "정부지출과 연동된 완만한 둔화는 유효하나 연초 이후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 등을 감안하면 급격한 위축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간 나타났던 양호한 고용이 상당부분 '이민효과' 때문이었다는 점도 고려되고 있다. 이민에 따른 고용 증가는 임금 상승 압력을 줄이는 측면도 고려된다.

김 연구원은 "내수 경기의 완만한 둔화와 이민자 유입에 따른 저임금 일자리 중심의 노동시장의 공급 개선이 동반돼 임금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다. 헬스케어 부문의 수급 불균형이 잔존하나 임금 안정 추세를 훼손할 가능성은 제한된다"면서 "연준의 긴축 장기화에 대한 과도한 경계는 완화됐다"고 풀이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분기 고용비용지수가 전분기대비 1.17%로 시장 예상치(1.0%)를 상회하면서 임금발 물가 우려가 높았으나 4월 임금 상승률이 둔화되면서 물가 압력도 소폭 완화됐다"면서 "결과적으로 5월 FOMC는 완화적이었고 고용지표도 부진했다"고 풀이했다.

그는 "물가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만 해도 시장은 9월 금리 인하 기대를 높일 것"이라며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더 이상 후퇴하기 어려운 환경은 한은 입장에서도 부담이 덜한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 FOMC·고용지표, 시장 호재로 작용

금융시장은 FOMC와 미국 고용지표를 거치면서 가격 변수를 다시 끌어올렸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고용지표 영향이 작용한 이틀간 9bp 남짓 급락했다. 고용지표 결과 발표가 있었던 3일 6.55bp, 6일 2.80bp 떨어져 이틀간 9.35bp 하락한 4.4860%를 기록했다.

미국채 금리는 FOMC의 결과 발표 때부터 4일 연속 하락했다.

미국채 금리는 4월말을 4.6830%, 즉 4.7% 근처에서 마무리했으나 5월 들어선 FOMC와 고용지표 효과로 레벨을 4거래일만에 레벨을 19.7bp 낮춘 것이다.

최근 국채10년물 금리가 4.7%선에선 추가 상승 보다 되돌림되는 모습을 보였던 가운데 이번에도 이런 효과가 나타나면서 금리는 4.5%를 하회한 것이다.

미국 S&P500은 3일 연속 1% 내외로 상승하면서 이달 들어 4영업일 동안 2.9% 올랐다. 금리에 예민한 나스닥은 같은 기간 4.4% 남짓 뛰었다.

그간 미국발 악재에 휘둘렸던 국내 주식시장도 분위기를 전환하면서 기운을 내고 있다. 이달 코스피는 2,700선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장중 50p 내외의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1분기 GDP가 1.6%로 저조했을 때 실망이 컸지만 GDP의 기준점을 예상치가 아닌 잠재GDP로 바꾸 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현재 아웃풋 갭은 0.67%로 소폭 플러스"라며 "미국 1분기 GDP는 경제 전반이 견조한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물가 상승률이 점진적으로 내려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웃풋갭은 실제GDP와 잠재GDP의 차이로 잠재GDP는 인플레를 유지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 수준이다.

강 연구원은 "사실 미국GDP가 고용지표를 예고한 면이 있다. 고용지표 수치는 노동시장이 양호하면서도 디스인플레이션을 지지하는 수준"이라며 "그간 투자자들의 마음이 흔들렸을 뿐 미국 경제지표는 일관된 신호를 보냈던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스윗스팟에 머물 경우 국내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도 손해 볼 게 없다. 미국발 리스크가 제어되는 상황에서 최근 한국 주식시장에 형성되고 있는 모멘텀이 올곧이 투영될 수 있다"면서 "수출 가격경쟁력이 제고된 자동차, 중국 부양책에 따른 화장품, 실리콘 사이클 반등기의 반도체 모두 매력적"이라고 풀이했다.

■ 테일러룰과 인하의 정당성...그래도 아직은 상황 더 봐야

아웃풋갭이 내려오면서 정상화되면 테일러 준칙에 따른 적정금리도 낮아진다.

테일러 공식을 간단히 표현하면 '적정금리=균형실질이자율+물가상승률+0.5X[아웃풋갭]+0.5X[인플레이션갭]'이다.

실제 GDP에서 잠재 GDP를 뺀 아웃풋갭이 하락해 적정 금리 수준이 낮아진 뒤, 시차를 두고 물가상승률에서 중앙은행 목표 물가를 뺀 인플레이션갭이 하락할 수 있어 미래의 더 낮은 금리를 지지할 수 있다.

강현기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볼 때 테일러룰에 의해 산출된 적정금리가 연준의 기준금리와 궤를 같이 했다"면서 "지금의 여건은 미국의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월가의 강세론자인 톰 리 펀드스트랫 글로벌어드바이저 대표는 "올해 하반기 인플레이션은 꽤 극적으로 낮아질 것"이라며 "연준이 금리인하 압력에 굴복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이 충분치 못하다는 우려 역시 상당한 수준으로 남아 있어서 금리인하 시점을 자신하기도 만만치 않다.

미국 고용지표에 투자자들이 환호했지만 연준이 조심스러운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계속해서 지표를 확인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란 관점도 많다.

정예지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노동시장 냉각 신호로 금리인하 기대가 다시 강화됐지만 아직 노동시장이 견고한 수준임을 감안할 때 실제 금리인하 여건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향후 수개월간 둔화세가 지속돼야 한다"면서 "이번 고용보고서는 노동시장 균형 회복이 진행되고 있다는 파월의 평가에 부합하나 조기 금리인하로 이어지기에는 불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따라서 "노동시장이 견고함을 유지하면서 점진적으로 균형을 회복해가는 가운데 향후 디스인플레이션의 진전 여부가 금리 경로에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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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DB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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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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