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19 (일)

[김형호의 채권산책] 두 개의 수요예측(Book Building)

  • 입력 2024-05-07 09:00
  • 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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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수요예측(Book Building)은 주식 또는 무보증사채를 공모할 때 공모가격(공모금리)을 결정하기 위해서 대표주관회사가 공모희망가격(공모희망금리)(수요예측 가격Band 또는 금리Band)을 제시하고 기관투자자로부터 수요상황을 파악하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제정한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에 수요예측 관련 내용이 있다.

동 규정 제2장(주식의 인수)에는 공모주 수요예측, 제3장(무보증사채 등의인수)에는 무보증사채 수요예측 방법을 규정하고 있다.

제5조(주식의 공모가격 결정 등) 제1항에서 “공모주식 가격결정방법”으로 인수회사와 발행회사가 협의해서 결정, 수요예측을 통한 결정, Auction에 의한 결정 등 4가지 방법 중에서 선택하도록 하고 있는데, 실무에서는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격을 결정하고 있다.

제5조의2(투자일임회사 등의 수요예측 등 참여 조건)에서 『고위험고수익 채권투자일임』 재산이면 기관투자자가 아니어도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일반투자자(개인, 법인)가 『고위험고수익 채권투자일임』 계약을 체결하면 공모주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있다. 은행이나 증권회사와 『고위험고수익 채권투자신탁 계약을 체결해도 마찬가지다.

동 규정 제12조(무보증사채의 공모금리 결정) 제1항에서 무보증사채는 100억원 이하 공모 등 몇 가지 예외를 제외하고 반드시 수요예측으로 공모금리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무보증사채 수요예측이 의무화된 것은 2012.1.17일부터이다.

금융당국은 회사채 인수 업무절차를 Global Practice에 맞도록 하기 위해서 “투자은행 활성화를 위한 회사채 발행시장 개선방안”(2011.10.17일)을 마련했다.

기존의 회사채 인수업무절차에서 대표 주관계약 체결 및 협회신고, 기업실사(Due Diligence), 수요예측(Book Building)이 추가되었다.

최근 몇 년간 유럽국채ELS, 홍콩주식ELS, 해외부동산펀드 등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고, 이에 따른 민원과 손실보상 때문에 공모주펀드(공모, 사모)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국공채를 편입하고 공모주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펀드, 하이일드채권을 편입하고 공모주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펀드(고위험고수익채권투자신탁) 등 공모주에서 초과수익을 추구한다는 전략이다.

『고위험고수익 채권투자신탁』(투자일임, 신탁 포함)의 경우, 유가증권시장 공모주는 총 공모 규모의 5%, 코스닥은 10%를 배정받게 되는데, 펀드 규모가 커지면서 배정비율이 상당 폭 줄어들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경우 3개월 의무보유확약 조건으로 신탁금액의 약0.9%를 배정받았다. 주가가 공모가격 대비 50%상승하면 +0.45%, 100% 상승하면 +0.9% 정도 초과수익이 가능하다.

공모주펀드로의 쏠림으로 회사채시장이 왜곡되고 있다.

2024.4.25일 발행한 한진115회(BBB+ stable, 1.5년, 2년물)의 발행금리는 각각 3.420%, 4.064%이다.

BBB+등급 회사채 1.5년물(한진115-1회)이 한국은행 기준금리(정책금리, 3.50%)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된 것이다. (동사 개별 민평금리에 비해서 1.45% 낮게 결정되었다.)

비우량채권(BBB+등급 이하 채권)으로 요건을 맞추고, 공모주 수요예측에서 수익을 올리겠다는 전략인데,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채권을 편입하고 공평하게 배정되는 공모주에서 어떻게 초과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반투자자라면 『고위험고수익 채권투자신탁(펀드)』 대신에 투자일임이나 신탁의 형식으로 투자하면 은행후순위채, A등급, BBB등급 등 다양한 회사채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있다.

투자일임의 경우 증액, 감액이 가능해서 필요할 때 추가자금을 투입해서 회사채 수요예측에 참여하고 동 회사채 매도 후에는 출금할 수 있다.

2024.4.4일 발행한 중앙일보41회(BBB(stable), 2년물, 7.40%, 월이표)의 경우 상장 당일에 10,080원(+0.8% 수익)에 매도할 수 있었다.

2024.5.3일 발행한 SK어드밴스드12회(A-(negative), 1.5년물, 2년물)의 발행금리는 각각 6.70%와 6.80%로 금리 수준이 높아서 상장 시 차익발생이 예상된다.

『고위험고수익 채권투자신탁(일임)』, 『고위험고수익 채권투자신탁(신탁)』 계약을 체결하고, 공모주 수요예측조건을 맞추면서 회사채 수요예측에도 참여한다면 집합 운용하는 공모주펀드(공모, 사모)보다 더 다양한 전략이 가능하다.

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strategy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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