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04 (토)

[자료] 서영경 금통위원 이임사 "한국경제 구조변화 속 경제환경 불확실성 높아 통화정책 어려움 클 것"

  • 입력 2024-04-19 15:04
  • 장태민 기자
댓글
0
[뉴스콤 장태민 기자] 서영경 금융통화위원 이임사

2020년 4월에 취임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덧 벚꽃이 4번을 피고 지고 이제 떠날 때가 되었습니다.

지난 4년을 돌아보면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취임사를 찾아보니 코로나19가 한국은행 역사에 있어 하나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 언급했었는데 예상보다도 많은 도전이 이어졌습니다. 임기 전반은 전대미문의 팬데믹 위기에 대응한 기간이었고 임기 후반은 몇십 년 만에 돌아온 인플레이션과 씨름한 시간이었습니다.

취임하자마자 다음 달에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인하하고 영리법인인 SPV에 사상 최초로 직접대출을 시행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팬데믹이 잦아들 무렵 찾아온 인플레이션은 한국은행에 오래 근무한 저로서도 처음 겪어보는 어려운 도전이었습니다.

주요국중에서 처음으로 금리인상 기조로 전환했던 일, 빅스텝을 포함하여 기준금리를 단기간내 가파르게 인상한 일, 환율 급변동에 대응하여 또 한번의 빅스텝을 단행했던 일, PF시장 불안에 대응하여 시장안정화 조치를 강구했던 일 등등을 떠올려 보면 그 과정에서 최적의 정책결정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했던 기억이 새삼 떠오릅니다. 돌아보면 매우 어려운 기간이었지만 훌륭하신 총재님과 금통위원님들, 그리고 실력과 헌신적인 자세로 중무장한 여러분들과 함께 했기에 적절한 정책선택으로 대응해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러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을 매우 영예롭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한국경제의 구조적 변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내외 경제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 통화정책에 어려움이 크리라 예상합니다. 하지만 “어려움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것보다, 오래된 아이디어에서 벗어나는 데 있다”는 케인즈의 말처럼 과거의 legacy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계속한다면 어려움을 잘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4년전 금통위원으로 한국은행에 돌아왔을 때 후배들이 어느새 성장하여 자리를 잡고 높은 전문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것을 보고 너무나 든든하였습니다. 여러분들의 전문성과 헌신, 그리고 열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앞으로도 잘 대처해 나가시리라 믿고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고 떠나려 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무엇보다도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존경하는 총재님과 금통위원님들, 그리고 임직원 모두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저에게 큰 도움과 과분한 배려를 주셨습니다. 저를 바로 옆에서 도와준 한민, 원지환, 김태섭 보좌역과 구은지, 이연주 조사역에게도 특별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제가 한은을 떠나더라도 그동안 여러분들이 저에게 주신 따뜻한 성원을 잊지 않고 사회에 돌려드릴 수 있는 길을 고민해 나가겠습니다. 언제 어디에서건 여러분을 늘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