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04 (토)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외국인의 쉼없는 삼성전자 매수...주목받는 거인의 추격속도

  • 입력 2024-04-03 14:43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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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023년 이후 삼성전자 주가 흐름,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2023년 이후 삼성전자 주가 흐름,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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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외국인이 연일 삼성전자를 순매수하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기대, 뒤쳐진 HBM에 대한 캐치업이 멀지 않았다는 평가 등이 혼재돼 있는 가운데 외국인의 삼성전자 주가 상승 베팅은 계속되고 있다.

외국인은 전날까지 11거래일 연속으로 삼성전자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개인투자자가 보유한 물량을 넘겨 받았으며, 전날엔 주가가 8만5천원까지 올랐다.

종가기준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8만5천원까지 오른 것은 2021년 4월 7일(8만5600원) 이후 3년만에 있는 일이었다.

국내에서 다시금 '10만전자'에 대한 기대감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최근 주가 상승을 견인한 주체는 누가 뭐라고 해도 외국인이다.

■ 외국인의 열정적인 삼성전자 매수

외국인은 전일까지 최근 11거래일간 삼성전자 보통주 한 종목만 5조 750억원 순매수했다.

지난달 21일, 그리고 전날(4월 2일)엔 하루에 1조원 이상 순매수했다.

이 기간 우선주도 4천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매수에 열을 올린 11거래일 동안 이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한국주식을 순매수한 규모는 6조1,632억원이었다.

외국인의 코스피시장 전체 순매수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89%에 달한다. 즉 외국인 순수하게 사들인 한국 주식의 대부분이 삼성전자인 셈이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5조원 넘게 살 때 SK하이닉스는 6,486억원 순매수했다.

최근 외국인의 한국 반도체 베팅은 삼성전자에 쏠려 있었던 셈이다.

■ 외국인 삼성전자 매수는...실적 기대 + 고성능메모리 실력발휘 기대

삼성전자는 오는 5일 실적을 내놓는다.

일단 삼성전자가 DRAM과 NAND 출하를 보수적으로 운용하면서 수익성 중심의 전략를 취한 뒤 얼마나 효과가 나타날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의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액은 71.6조원(+6% QoQ, +12% YoY), 영업이익은 5.3조원(+87% QoQ, +726% YoY, OPM 7.4%)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면서 목표 주가 10만원을 제시했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엔 삼성인 한 발 늦었지만 HBM 분야도 결국 '캐치업에 성공'할 것이란 기대감도 작용한다.

올해 하반기 중으로 HBM3/3E 제품에 대한 양산이 본격화되며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가능할 것이란 관점들도 적지 않다.

HBM3/3E에 대한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이기에 수요자의 공급업체 다변화 시도는 지속될 수밖에 없으며 결국 삼성전자에게 기회가 올 것이란 예상이다.

이의진 연구원은 "예컨대 마이크론의 HBM3E 양산이 본격화 되더라도 연말 기준 20k/m 수준의 Capa와 양산 경험을 고려하면 생산량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12H HBM3E 평가는 경쟁사 중 가장 빠른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어 2025년 차세대 제품인 HBM3E 12H의 본격적인 양산 기대감을 통해 리레이팅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개선된 수치를 보여줄 1분기 실적, 그리고 미래에 대한 추가적인 기대감이 작용한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HBM 공급 기대와 AI 수요 확대 기조가 레거시 제품 수요까지 확산되면서 2025년 메모리 반도체의 구조적인 성장이 나타난다. 고부가 제품(HBM, DDR5) 공급 확대가 상반기부터 시작하며 삼성전자는 경쟁사와의 밸류에이션 격차를 축소해 나갈 것"이라며 목표주가는 10만원으로 제시했다.

그는 올해 1분기 매출액 74.1조원(+9% qoq), 영업이익 5.6조원(+99% qoq)를 예상하면서 HBM 뿐만 아니라 향후 파운드리 분야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삼성전자는 HBM 공급이 다소 지연되며 경쟁사 대비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를 받고 있다. 12Hi HBM3E 퀄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하반기 본격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며 "HBM3E 양산 시점과 결과에 따라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이뤄질 것이며,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파운드리 사업도 올해 최대 수주 달성과 함께 하반기엔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올해 1분기 70조원이 넘는 매출액과 5조원 넘는 영업이익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의 미래도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미국 마이크론 실적을 통해 충분히 삼성전자에 대한 실적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액 73.4조원, 영업이익 5.6조원을 기록해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으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미 마이크론 실적 발표에서 확인한 것처럼 삼성 메모리반도체 ASP도 가파른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전분기 대비 DRAM ASP는 16%, NAND는 28%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메모리사업부 영업이익 1.2조원, 즉 흑자전환이 기대된다"면서 "갤럭시S24 울트라 판매 호조와 함께 MX/네트워크 매출액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는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과 HBM 생산능력 확대 효과로 2024년 매출액 314.4조원(+21.4% YoY), 영업이익37.2조원(+466.2% YoY)을 예상했다.

■ HBM 늦었던 삼성전자, 주목받는 거인의 추격 속도

최근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수에 따른 낙관론 확대과 주가 급등 등 삼성전자를 둘러싼 분위기가 바뀐 가운데 거인의 HBM 추격에 따른 시장 흐름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관점도 제시되고 잇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HBM3, 3e 시장 진입에 대한 기대감과 당위성 점증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HBM3e 8, 12Hi 등 선단 제품의 공정 난이도 급증이 업계 공급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는 가운데 전방 수요 강세, 마이크론의 낮은 생산 능력을 감안하면 HBM을 바라보는 관점은 '경쟁 강도 증가'가 아닌 '공급 불확실성'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HBM 증설의 기회비용이 Commodity capa loss라는 점에서, 거시 경제 회복기에 HBM에 대한 기회비용은 가격 프리미엄을 요구하게 될 것이며, HBM은 메모리 업계의 이익 극대화를 위한 옵션"이라며 목표주가 10만원을 제시했다.

메모리의 거인 삼성전자가 HBM에서 한발 늦었지만 다음 번엔 큰 발걸음을 내디디면서 격차를 극복하고 앞서나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보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논란과 관심의 대상인 HBM에서는 HBM3의 주 고객사 납품이 시작되는 등 진전이 나타났다. HBM3E 8단은 경쟁사 대비 약간 늦어지고 있으나 12단에서 격차를 극복하거나 또는 앞설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실적 개선 폭이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본다. 그 동안 아킬레스 건으로 지적 받아왔던 HBM에서도 실마리를 찾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비메모리가 여전히 실적과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긴 하나, 이마저도 올해 상반기를 지나면서 적자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그 동안 긴 겨울잠에 빠진 것처럼 무기력했던 거인이 드디어 긴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해 일단 목표주가를 10만원이 넘는 10만 7천원으로 높여 제시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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