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04 (토)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연준 금리인하 이연 가능성에 신중해진 금융시장

  • 입력 2024-04-03 10:56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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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금융 가격변수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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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최근 미국 경제지표들이 예상을 웃돌고 물가 둔화 강도는 제한되면서 미국, 한국 등의 금리 인하 시점이 이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시장금리는 좁은 레인지 내에서 위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으며, 주가지수는 조정을 보이고 있다.

당장 연준의 금리 인하 횟수 전망이 바뀌지는 않았지만, 경계감은 유지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에선 환율과 유가 상승 압력을 부담스러워하는 모습들이 많이 나타난다.

■ 채권시장, 저가매수 하고 싶은데 미국시장이 불안해서...

채권시장은 좁은 레인지 구간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국고3년 금리는 3.3% 내외에서 움직였으며, 국고10년은 3.4% 위아래로 등락했다.

하지만 미국 금리가 4.3%를 넘어서면서 상승폭을 확대하자 경계감이 커졌다.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밀리면 사자가 강했으나 지금은 미국 때문에 애매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간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1bp 상승한 4.3570%로 올라 이틀 연속 4.3%를 넘는 수준을 유지했다.

현재 금리 수준은 작년 11월 27일(4.3875%)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최근엔 미국채 금리가 4.3%를 넘더라도 하루나 이틀 이 레벨에 머문 뒤 4.2%대로 되돌림되곤 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지표호조와 금리인하 기대감 축소가 나타나면서 국내시장에서도 미국 시장금리가 더 높은 수준을 타게팅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적지 않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금리가 많이 올라 저가매수 들어올 만한데 미국시장이 불안불안한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크레딧 채권은 여전히 강하고 30년도 강하다. 결국 고심하다가 저가매수들이 들어오긴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가매수를 망설이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가운데 지금은 서둘 구간이 아니라는 진단도 제기된다. 미국 불확실실이 있는 만큼 현재 상황에선 지켜보는 게 낫다는 것이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기적 관점에서 금리 인하 전환의 필요성은 높지만 최근 국내외 경제지표 결과는 섣부른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춘다"면서 "1분기를 통해 국고3년 최하단은 3.18%, 국고10년 최하단은 3.29%로 확인됐는데, 그 이하를 가려면 2회 이상 금리 인하 기대를 가져야 하나 최근 국내외 펀더멘탈 흐름은 이를 뒷받침 해주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고3년 3.30% 이하에서는 관망하는 게 낫고 3.40%에 근접하거나 이를 넘어설 경우 저가매수하는 전략이 낫다. 아직 양호한 펀더멘탈을 고려할 때 국고 3/10년 스프레드는 평균 15bp 내외 확대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주식시장도 인하 시점·강도 불확실성에 고심

미국의 금리인하 지연 가능성이 거론되고 금리가 올라오고 주식시장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최근 ISM 제조업 등 경제지표가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세를 나타내면서 연준이 금리인하를 늦출 수 있다는 부담이 작용하고 있다.

지표 호조 속에 금리가 오르자 뉴욕 주식시장도 부담을 느꼈다.

간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96.61포인트(1.00%) 하락한 39,170.24, S&P500은 37.96포인트(0.72%) 내린 5,205.81을 기록했다. 두 지수는 지난 3월 초 이후 최대 낙폭을 나타낸 것이다.

나스닥은 156.38포인트(0.95%) 낮아진 16,240.45를 나타냈다.

인하 시기, 강도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자 주식투자자들도 부담을 나타내고 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고민도 금리"라며 "실적 만으로 상승 추세를 이어갈 수 있지만 연준이 경제전망을 상향하면서도 연내 금리 인하 전망을 고수해 과소 긴축 리스크가 불거지지 않을 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준이 걱정하는 고용 우려, 금융 불안은 현재 주식 강세장의 본질과 무관하기 때문에 이를 이유로 인하를 서두를 경우 주가는 버블로 향하고 뒤이어 인플레가 재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풀이했다.

연준이 여전히 3회 인하 전망이 합리적이라고 보고 있으나 그들 역시 현재 경기, 물가 상황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 금리인하 시기나 강도를 누구도 자신할 수 없는 국면이란 점이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것이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2일 "올해 3차례 금리 인하가 적합해 보인다"면서도 "이 보다 적은 횟수의 인하 가능성도 있다. 인하 경로는 경계 여건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하를 시작하기 전에 인플레이션 수준이 낮아지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를 확인하길 원한다고 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최근 미국 IT기업들의 실적 호조를 배경으로 주가가 오르기도 했지만, 금리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커진 부분이 확실히 주식시장이 더 가는 데 있어서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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