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05 (일)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ISM 제조업 17개월만에 확장국면 진입과 금리인하 하반기 이연 가능성

  • 입력 2024-04-02 15:13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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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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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 ISM 제조업 지수가 서프라이즈를 나타내면서 금리인하가 하반기로 미뤄질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재차 예민한 지점인 4.3%를 넘어서 4.31%로 11bp 가량 급등했다. 달러 인덱스도 0.5% 뛰면서 104.96으로 올랐다.

금리 급등 등에도 불가하고 제조업 경기 확장 시그널에 나스닥은 반도체 중심의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소폭 올랐다.

금융시장에선 지금과 같은 미국 경기 호조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6월 금리인하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는 진단도 제기되고 있다.

■ ISM 제조업 확장국면 진입

1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발표에 따르면,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3으로 전월 47.8보다 높아졌다. 이는 예상치인 48.1을 상회하는 결과다.

3월 미 제조업 PMI는 2월 수치와 예상치를 상회한 가운데 2022년 10월(50.2) 이후 17개월 만에 50을 웃돌았다.

2022년 11월(49.0) 이후 2024년 2월(47.8)까지 16개월 연속으로 50을 밑도는 경기 수축 국면에 머문 이후 17개월 만에 경기 확대 국면으로 전환된 것이다.

세부 항목들도 대체로 양호했다.

신규주문지수는 51.4로 전월보다 2.2포인트 상승했다. 생산지수는 54.6으로 전월보다 6.2포인트 상승했다.

가격지수는 55.8로 전월보다 3.3포인트 상승했다. 수주잔량지수는 46.3으로 전월과 변동이 없었다.

고용지수는 47.4로 전월보다 1.5포인트 상승했으며, 재고지수는 48.2로 전월보다 2.9포인트 높아졌다.

공급자인도지수는 49.9로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ISM 제조업 서베이 위원회의 티모시 R.피오레 의장은 "미국 제조업은 2022년 9월 이후 처음으로 경기확대 국면으로 전환했다"며 "수요가 긍정적인 가운데 생산은 강화됐으며, 투입은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 6월 금리인하 가능성 50%대 후반으로 하락

ISM 지수의 재고가 전월비로 감소하면서 앞으로도 제조업의 회복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들도 나왔다.

이런 분위기 속에 경기에 대한 기대값은 올라가고 금리인하 전망은 후퇴했다.

애틀란타 연은은 3월 ISM제조업 PMI 발표 이후 1분기 GDP 성장률 전망을 3.2%에서 3.9%로 올렸다. 실질 개인소비지출 증가율도 2.6%에서 3.1%로 상향했다.

양호한 경기와 함께 물가 부담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강화됐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디스인플레이션 경로가 유효하다고 보고 있지만 물가 항목이 크게 반등한 점은 경계할 요인"이라며 "3월 물가 항목은 55.8로 컨센서스(52.9)와 전월치(52.5)를 모두 크게 상회했다. 3개월 연속 확장 국면을 유지해 물가 우려를 키웠다"고 평가했다.

그는 "3월 물가 항목의 반등은 원유, 알루미늄, 플라스틱 등 일부 원자재 가격 반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고객 재고가 44.0%p로 여전히 낮은 수준임을 고려하면 ISM 제조업지수는 지속해서 확장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ISM 제조업 내 가격 지수는 55.8%로 전월대비 3.3%p 상승하면서 2022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소비자물가와 PCE 물가지수에서 지난 2월 핵심 상품 부분은 디스인플레이션을 마무리했다"면서 "ISM의 물가지수가 핵심 상품 물가 상승률에 1~2개월 선행하는 모습을 고려하면 3월 물가에서 핵심 상품도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따라서 "주거 등 서비스 물가의 둔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 않은 가운데 핵심 상품도 둔화세가 마무리 됐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점은 연준이 금리를 빠르게 인하할 명분을 주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제조업 경기의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세와 물가 경계감은 금리인하 기대감에 일정부분 흠집을 냈다.

CME의 페드와치 툴에 따르면 지난주 6월 금리인하 확률은 70% 내외였으나 ISM 제조업 지수가 나온 뒤 50%대 후반으로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는 모습을 나타냈다.

■ 디스인플레 흐름 유효하나 美 인하 늦어질 가능성도

국내 투자자들은 큰 틀의 글로벌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은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통화당국 역시 마찬가지 입장이다.

다만 미국 경제지표가 보여주는 양호한 수치를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도 보인다. 여전히 한국의 금리정책 역시 미국의 종속변수라는 인식이 강하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ISM 제조업 지표도 그렇도 그렇고 최근 미국 지표들이 예상보다 좋아 금리 인하 기대감이 더 후퇴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다시 4.3%를 넘어섰다. 이번에도 저가매수가 들어올 수 있지만 미국의 금리 인하 전망이 하반기로 밀리고 인하 횟수도 축소 조정될 수 있어 경계할 필요는 있다"고 밝혔다.

연이어 나올 ISM 서비스업이나 고용지표 등을 보면서 금리 전망이 조정될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도 보인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ISM 제조업이 계속 50을 밑돌 것으로 예상됐으나 결과는 서프라이즈였다"면서 "결국 이어서 나올 3월 ISM 서비스업 PMI도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월 52.6으로 반락한 이후 이번에도 52대 초반으로 추가 하락이 예상되는데, 결과에 따라 금융시장이 다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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