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05 (일)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올해 CPI 상승률 '3월이 고점'일 가능성

  • 입력 2024-04-02 11:13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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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3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비 3.1% 올라 2월과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서비스, 농축수산물, 공업제품 및 전기·가스·수도가 모두 상승해 전체적으로 3.1% 올랐다.

CPI 상승률은 작년 10월 3.8%에서 11월 3.3%, 12월 3.2%로 내리막길을 탄 뒤 올해 1월엔 2%대(2.8%)까지 둔화됐다. 하지만 2%대를 찍은 한 달 만에 다시 3% 위로 올라온 것이다.

정부는 그러나 다시금 물가 상승률이 둔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최상목 "3월이 올해 물가의 정점일 가능성"

이날 CPI가 발표된 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지난달이 연간 물가의 고점이었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최 부총리는 "4월부터는 기상여건이 개선되고 정책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추가적인 특이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3월에 연간 물가의 정점을 찍고 하반기로 갈수록 빠르게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잡지(이코노미스트)에서 낮은 근원물가 등을 근거로 한국은 고물가 지속 가능성이 크게 낮다고 평가하기도 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3월 물가가 3%대 초반에 머문 것과 관련해선 '정책효과'도 홍보했다.

최 부총리는 "3월 물가의 경우 국제유가 상승, 기상여건 악화 등 공급 측 요인들이 겹치면서 물가 상승세가 확대될 우려가 있었으나 경제주체들의 동참과 정책 노력 등에 힘입어 '물가 상승의 고삐는 조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지금의 물가 상황은 최근 고물가 흐름의 마지막 단계라고 평가했다.

그는 "세계 주요국 물가 흐름을 보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마지막 단계에서 굴곡 있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조속히 물가를 2%대로 회귀시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 정부, 재정·수입 등 통해 먹거리 물가 낮추기...가격 할인 이벤트도 늘려

정부는 계속해서 재정을 투입해 농산물 가격을 낮추는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아울러 수입을 통한 공급 확대로 과일 등의 가격을 제어할 방침이다.

최 부총리는 "정부는 '장보기 무섭다'는 말 한마디를 무겁게 받아들여 2%대 물가가 조속히 안착되도록 총력 대응할 것"이라며 "먹거리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을 계속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4월에도 농축산물 정부 할인지원율을 20%에서 30%로 상향하고 정부 직수입 과일 물량을 상반기 5만톤 이상으로 확대해 소형 슈퍼마켓에도 시중가보다 20% 저렴하게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사과 공급 부족이 재발하지 않도록 생산-유통-소비 등 모든 단계에서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송미령 농림수산부장관은 2~3월 잦은 강우와 일조시간 감소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3월 채소류, 곡물, 축산물 물가가 전월보다 하락하고 가공식품 물가도 전체 물가보다 낮아졌다고 평가한 뒤 가격 하락 압박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송 장관은 "업계 협조를 통해 4월 1일부터 밀가루는 삼양사, 대한제분, CJ제일제당 B2C 판매가격이 4~6.6% 인하되고 식용유는 오뚜기 제품 출고가가 평균 5% 낮아진다"고 밝혔다.

높은 과일값 등은 재정, 수입 등을 활용해 낮추는 중이라고 했다.

그는 "생산 감소로 저장량이 부족한 과일류는 햇과일 출하 전까지 가격 강세가 전망되나 정부의 납품단가 지원, 할인지원, 수입과일 공급 확대 등으로 소비자 체감가격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각종 이벤트 등을 통한 가격 압박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계 소비 비중이 높은 축산물에 대한 할인행사도 한우는 연중 10회에서 25회, 한돈은 6회에서 10회 등으로 확대 추진하겠다"면서 "또한 4월 중 식품업계, 대형 유통업체와 협력해 가공식품 최대 50% 할인행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 "CPI 추세적 둔화와 근원물가 완만한 둔화 유효...불확실성은 커"

한은은 3월 물가에 대해선 개인서비스물가의 둔화 흐름이 지속됐지만 농산물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이어간 가운데 국제유가가 올라 석유류가격도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은도 향후 물가 둔화 흐름을 긍정하고 있다. 물론 물가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는 입장이다.

김웅 한은 경제담당 부총재보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더딘 소비 회복세 등의 영향으로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선 "추세적으로는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유가와 농산물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당분간 매끄럽지 않은 흐름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김 부총재보는 "생활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물가 전망경로 상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평가했다.

물가의 목표 수렴을 자신하기보다는 향후 흐름을 면밀히 살피겠다고 했다.

그는 "물가목표 수렴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향후 물가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물가 둔화와 금리 인하 결정은...유가와 환율 흐름 주시

향후 농산물 물가는 정부의 정책 노력, 기상여건 개선 등으로 물가 압력을 높이는 데 한계를 보일 수 있다.

다만 유가, 환율 고공흐름은 물가나 이를 기반으로 한 금리 인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보인다.

최근 국제유가가 80불대(WTI 기준)로 올라온 가운데 추가 상승 가능성이 거론되자 물가를 우려하는 시각이 재차 강해지기도 했다.

WTI는 2022년 6월 120불 남짓한 수준에서 이중천장을 형성한 뒤 줄곧 하락해 지난해 3월엔 60불대까지 내려왔다. 이후 유가는 60불대 후반에서 여러차례 하락이 막히는 모습을 보였다.

유가는 작년말 60불대 후반을 바닥으로 재차 상승해 최근엔 80불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유가에 따른 물가 경계감이 커지기도 했다.

아울러 최근 환율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환율 관련 물가 부담이나 금통위 태도 전향의 어려움을 거론하는 목소리들도 나왔다. 현재 환율이 연중 고점을 경신해 더 오를 수 있다는 경계감도 여전하다.

정책당국의 물가 둔화 흐름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지만 유가나 환율 때문에 금리 인하에 다소간 시간이 걸릴 것이란 예상도 보인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앞으로 농산물 가격이 더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유가와 환율 고공행진에 대한 우려는 걷히지 않았다"면서 "따라서 당장 다음주 금통위가 우호적으로 나올 것 같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한은도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을 긍정하고 있어서 하반기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딜러는 "근원물가가 소폭이나마 이달에도 둔화됐고 한은도 물가 둔화 추세를 긍정하고 있다. 유가와 환율이 변수로 보인다"면서 "미국 ISM지수가 급반등해 놀라웠지만 미국의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한은도 곧바로 따라서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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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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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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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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