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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가파른 하락 뒤 3.6%선에서 줄 서는 국고채 금리들

  • 입력 2023-11-21 11:08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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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1시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11시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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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최근 채권금리가 가파르게 내려온 뒤 레벨 민감도도 커지고 있다.

국고3년, 5년과 기준금리의 스프레드가 10bp대로 축소된 뒤 추가 강세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이달 초 FOMC 때부터 각종 호재가 나오면서 금리가 내려왔지만 추가 하락룸을 확보하기 위해선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필요한 때라는 진단들도 나오는 중이다.

■ 급리 급락 뒤 다소 주춤하는 한·미 금리...미국보다 더 달린 한국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달 들어 51bp 가량 하락하면서 20일엔 4.41%대로 진입했다.

다만 금리가 4.5%를 밑돈 뒤 추가 하락은 다소 조심스러워졌다.

미국 10년 금리는 지난 14일 4.4433%로 급락한 뒤 레벨을 과감하게 낮추지는 못하고 있다.

미국채2년물 금리는 이달 들어 20일까지 레벨을 20bp 낮춰 4.8959%를 기록 중이다.

장기 금리가 크게 하락하면서 커브가 플랫된 것이다.

국내 최종호가수익률을 보면 국고10년물 금리는 전날까지 57bp 하락해 3.755%까지 내려왔다.

같은 기간 국고3년 금리는 42bp 가량 떨어져 3.667%로 하락했다.

11월엔 미국 금리보다 국내 금리의 낙폭이 더 컸다. 한미 모두 일드 커브가 플랫되긴 했지만 미국의 플래트닝 정도가 더 컸다.

이런 분위기 속에 앞으로는 금리를 낮추는 데 있어서 이전보다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을 것이란 진단이 많은 편이다.

A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투자자들은 국고3년 금리 하단을 3.6% 정도로 보고 있다. 커브 플래트닝을 많이 보니 10년은 3.7%보다 조금 더 낮을 수 있다고들 본다"고 말했다.

■ 한미 모두 차익실현 나올 수 있는 구간

미국이나 한국 모두 지금의 레벨에선 투자자들이 보다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얘기들도 나오는 중이다.

밀리면 사자는 접근법이 유효하지만 이전보다 강세 룸이 크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울러 차익실현 물량들도 나올 수 있어 수급에 대한 경계감도 보인다.

미국 재무부는 최근 만기별 국채 발행 물량을 조율하면서 과거에 투자자들은 10년 금리가 4.25%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고 포트폴리오를 짰다고 밝히기도 했다.

쿠폰을 감안할 때 금리가 4.3%대 중후반이면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 수 있어서 현재 수준에서 좀더 강해지면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하는 중이다.

차익실현의 계기는 중앙은행이 되지 않을까 하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난 10월 시장금리 급등이 연준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냈던 만큼 단기간 급락한 금리는 다시금 통화정책가들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20년 발행이 견고한 모습을 보였지만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해 보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금리 하락에 따른 차익 실현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내도 국고10년 기준 3.6~3.7% 사이에서 포트폴리오 조정이 마무리된 것으로 추정되고 늦게 진입한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플러스로 전환되기 시작해 차익실현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 늘 오버슈팅 하는 시장...3.6% 하향 트라이할까

이런 가운데 시장이 늘 오버슈팅한다는 점, 수급적으로 나쁘지 않다는 점 등을 거론하면서 금리가 예상보다 더 내려갈 수 있는 분위기라는 지적도 보인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지금 분위기면 연말까지 국고3년 기준 3.55% 정도까지는 트라이 할 것 같다"면서 "내년엔 파리가 날면서 장이 시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커브 플랫 등을 감안해 전체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와 10bp 내외 거리를 둔 채 서로 더 닥지닥지 붙을 수 있다는 예상도 보인다.

C 증권사 관계자는 "그만 달려도 되는데, 항상 시장은 오버한다"면서 "국고채 금리들은 3.6% 내외에서 줄을 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D 증권사 관계자는 "분위기가 강세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아서 오버슈팅이 좀더 진행될 수 있을 듯하다"면서 "다만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리 인하가 쉽지 않아 보여서 과도하게 세지면 듀레이션을 축소하는 게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지금은 추격 매수의 실익보다는 밀릴 경우 타격이 더 클 수 있는 데다 중앙은행들이 이같은 금리 흐름을 달가워하지 않을 수 있어 조심하는 게 낫다는 조언들도 나오고 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금리 추가 하락 시 중앙은행이 다시 매파적 기조를 강화할 수도 있다"면서 "10월 중반처럼 기준금리/국고 3년이 50bp, 국고 3/10년이 30bp대로 재확대될 우려는 제한적이지만, 당장 국내외 경기의 급격한 둔화도 예상되지 않고 이른 시일 내 기준금리 인하를 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금리 레벨은 과도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여서 현 시점에서의 추격 매수는 부담스럽다"면서 "미국보다 빠른 국고채 금리 하락은 그 만큼 레벨 부담도 가중시킨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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