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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FOMC 후퇴로 부각된 시장 기대감...증권시장에서 들리는 "고용지표 조금만 더 도와줘"

  • 입력 2023-11-03 14:37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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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023년 코스피지수 흐름,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2023년 코스피지수 흐름,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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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최근 미국 FOMC의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에 대한 관점이 강해지면서 주식, 채권시장에 호시절이 다시 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미국채 금리 급락 속에 국내 채권시장도 이틀째 강세를 구가했으며, 코스피지수도 2,350선을 넘어서면서 희망을 되살렸다.

미국의 고용 관련 데이터도 둔화되면서 이번 주말 고용지표만 '잘 나오지 않으면' 한동안 채권, 주식 시장의 강세 무드가 강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강해졌다.

■ 기대보다 도비시했던 FOMC와 반가운 미국 고용 데이터 둔화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에선 FOMC 이후 1일과 2일 이틀 동안 미국채10년물 금리는 각각 19.97bp, 7.09bp 떨어졌다.

금리가 이틀간 27.06bp 떨어지면서 4.6611% 수준으로 내려가자 뉴욕 주가도 크게 뛰었다.

S&P500은 1일과 2일 각각 1.05%, 1.89% 속등하면서 4,317.78을 기록했다.

S&P500은 4일 연속 오른 것이며, 특히 2일 상승폭은 지난 4월 27일(1.96% 상승) 이후 최대였다.

최근 채권과 주가가 모두 뛴 데는 FOMC의 후퇴, 국채물량조절, 그리고 고용 데이터 둔화가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FOMC는 여전히 금리 추가 인상룸을 열어두고 있지만, 예상을 웃도는 추가적인 공세를 취하진 않았다. FOMC는 최근 시장금리가 크게 오른 데 따른 긴축적 환경을 거론하면서 국채10년물 5% 이상의 금리 레벨에 대한 부담을 드러냈다.

연준은 특히 '과소 긴축 리스크와 과잉 긴축 리스크가 점차 균형을 향해가고 있다'고 밝히면서 연준의 통화정책이 긴축 일변도에서 벗어나는 중임을 알렸다.

아울러 미국 재무부는 3년 이하 단기채 발행 비중을 늘리고 중장기물 비중을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시장에 대해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 미국 변화가 국내 금융시장에 준 기대감...달러/원 환율 급락

FOMC가 예상보다 도비시하다는 평가도 많이 받았던 가운데 달러/원 환율도 연이틀 크게 떨어졌다.

달러/원은 2일 14.40원 급락하면서 1,350원과 거리를 벌린 뒤 이날은 20원 넘게 급락했다.

최근 1,350원을 기준으로 위,아래에서 맴돌던 달러/원은 이제 1,320원마저 뚫고 내려가는 중이다.

최근 달러/원이 아래 쪽으로 방향은 튼 이유도 미국 장기 금리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에 대한 신뢰가 커지면서 금리가 하락한 것이 위험자산선호를 일으켜 세운 모양새다.

■ 채권시장 "美 고용 데이터, 조금만 더 도와줘"

최근 미국 고용 데이터 둔화에 더해 고용지표만 도와준다면 채권, 주식을 막론하고 더 강해질 수 있는 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번주 고용 관련 데이터들은 노동시장 '둔화'에 힘을 실어줬다.

미국의 지난주 실업수당 신규 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5000명 증가한 21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 21만4000명을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미국의 3분기 노동비용은 전분기 대비 0.8% 줄며 예상치(0.7% 증가)를 하회했다. 10월 감원 계획은 지난 2020년 이후 최대 수준을 이어갔다.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 감원보고서에 따르면, 10월 감원 계획은 3만6836명을 기록해 전년 대비 9% 증가했다. 이는 다만 전월보다는 22% 줄어든 수준이다.

이번주 고용지표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일단 최근 나온 고용 데이터들이 나빠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신뢰는 더욱 커졌다.

시장에선 이번 고용지표에선 10월 비농업 신규 일자리가 17.0만건에서 18.3만건 늘어 전월(33.6만건)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만약 이같은 고용지표 둔화 예상이 맞는다면 올 여름 일자리 증가는 여행이나 숙박 등의 일시 호조로 인한 현상으로 평가절하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하는 수준 이하이면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신뢰가 더욱 커지면서 채권, 주식 등 증시에 큰 힘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상당하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최근 미국채10년물 금리가 5%를 찍자 연준의 태도가 많이 변했다. 그런 뒤 지금은 4.6%대까지 내려온 상황"이라며 "이번에 고용지표가 예상 이하로 나온다면 이제 정책금리 추가인상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나면서 시장금리가 더 빠질 수 있는 룸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딜러는 "하마스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이 크다는 말을 계속하긴 하지만 일단 그 영향은 제한적인 것 같다. 지금은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걷히고 있는 흐름으로 보여 고용지표가 서프라이즈만 나타내지 않으면 금리는 더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주식시장도 "美 고용 데이터, 조금만 더 도와줘"

주식시장은 금리에 대해 한시름 던 모습이다.

미국채 금리 안정, 달러 강세 진정, 중국 경기와 소비 회복 기대 등 대외요인이 주식에 힘을 보태주고 있다.

아울러 국내 수출의 플러스 전환과 반도체 회복 등도 희망의 메시지를 심어주고 있다.

10월 수출은 13개월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특히 수출과 무역수지가 동반 플러스는 낸 것은 20개월만에 처음이다.

반도체 수출은 2022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감소율인 3.1%를 기록하며 개선흐름을 이어나갔다. 반도체 분기별 월평균 수출액은 작년 4분기 89억달러에서 올해 1분기 69억달러로 저점을 찍은 뒤 2분기 75억달러, 3분기 86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9월엔 89억달러로 더 올라왔다.

국내 주식시장이 힘을 내기 위해선 미국 경기는 나빠져야 하고, 한국 경기는 좋아질 필요가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주식전략가는 "일단 미국 경기 모멘텀의 정점 통과 인식이 강해지는 가운데 미국채 수급 불안 완화가 가시화됐다.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 불확실성 완화 등이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채권금리와 달러의 하항 안정에 근거해 주식시장의 반등시도가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변수의 Bad is Good 국면이 전개되는 가운데 한국·중국 변수의 Good is Good 국면이 전개되면 주식투자자들에겐 상당히 유리할 수 있다.

지난 8월 이후 금리 급등 등으로 주가가 많이 빠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호재와 함께 밸류에이션 매력도 부각될 수 있다.

이 연구원은 "KOSPI 하방압력을 높였던 채권금리 상승압력이 완화된다면 KOSPI의 밸류에이션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실적, 업황, 수급 모멘텀을 겸비한 반도체, 자동차, 기계 업종 뿐만 아니라 낙폭과대 성격이 강한 2차전지, 인터넷 업종의 등도 모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000년 이후 3개월 이상 연속 하락하고 하락률이 10% 이상인 구간은 총 10차례 있었다. 이익 추정치가 상향됐던 과거 두 차례에서 가격 메리트와 이익 경로, 추가 악재 발생 여부가 반등 강도와 지속성을 결정했다. 현재는 가격 메리트가 있고 이익은 수출 회복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면서 하마스 사태만 악화되지 않으면 11월엔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봤다.

이런 분위기 속에 미국 고용지표가 나쁘게 나와 좀더 도와준다면 주가 회복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란 기대감도 보인다.

국제금융센터는 "3일 발표되는 10월 고용보고서에서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이 18.0만건으로 전월(33.6만건) 대비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면서 " 이는 인플레이션의 주요요인으로 거론되는 임금 상승이 점차 둔화될 수 있다는 기대를 높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미국 고용지표 둔화로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에 대한 확신이 한층 커진다면 한동안 지금까지의 주가 낙폭을 만회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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