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01 (수)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美부채협상 쇼는 타결 쪽으로...채권시장, 리스크온 속 금리박스 상단 근처서도 수급부담 의식

  • 입력 2023-05-18 11:15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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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 루스홀드그룹은 17일 "미국 부채한도 협상과 관련한 대본은 예측 가능하다"고 했다.

루스홀드는 정부(민주당)와 공화당이 '가식적으로'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하다가 서둘러 협상을 체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미국 부채한도 문제가 금융시장에 변동성을 일으켰지만, 이런 식의 전망이 상당히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미국은 역사적으로 부채한도를 둘러싼 갈등을 빚는 일이 많았다.

그리고 결국 타결을 지었던 만큼 이번에도 긴장감을 안기는 '쇼'를 진행한 뒤 타결이 되는 그림을 연출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 부채협상 '쇼'의 후반부...바이든과 매카시 발언, 낙관론에 힘 실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예산에 대한 합의에 이를 것으로 확신한다"며 디폴트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도 CNBC 인터뷰에서 "디폴트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에 참석한 이후 21일 워싱턴으로 돌아온다. 부채한도 상한 협상을 위해서 기존 순방 일정을 단축했다.

6월이 도래하기 전까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여와 야의 의지가 강하다. 옐런 재무장관은 수차례에 걸쳐 부채한도 상향의 불가피성을 언급했다.

옐런은 "만약 국회에서 부채한도를 높이지 않으면 이르면 6월 1일 디폴트를 맞을 수 있다"는 경고를 이번에도 읖조렸다.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된 것은 아니어서 상황 흐름을 더 봐야 하겠지만, 루스홀드의 말처럼 시간이 좀더 흐르면 극적인 분위기 연출을 위한 '쇼'가 끝나고 타결될 것이란 예상이 힘을 얻었다.

혹시라도 부채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상당한 경제 충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여와 야 모두 정치적 부담이 커 결국 타협점을 찾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기도 했다.

■ '쇼의 결론'에 자신감 가진 금융시장...리스크온으로

미국에서 부채협상에 대한 낙관론은 주가 상승, 국채가격 하락으로 연결됐다.

다우지수가 1.24%, S&P500이 1.19%, 나스닥이 1.28% 오르는 등 주요 주가지수는 1% 넘게 속등했다.

위험선호 분위기는 국채가격에 하락으로 작용했다. 미국채 10년 금리가 3bp, 2년 금리가 9bp 가량 상승했다.

부채한도 협상이 무난히 끝날 것이란 기대감은 달러가치 안정에도 기여도 달러인덱스는 0.3% 가량 올랐다.

국내 금융시장도 이런 분위기에 영향을 받고 있다. 국내 주가지수도 반등을 구가하고 있으며, 채권금리는 좀더 레인지 상단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A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미국 부채한도 문제는 큰 기업이 무너지도록 내버려두지 못하는 대마불사 논리와 비슷하다. 실패시 그 여파가 너무 크기 때문에 결국 타결된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리스크온 무드 속 단기금리 상승 따른 수급 악재 신경 쓰이는 채권시장

기본적으로 금리가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이란 믿음은 강한 편이지만, 최근 단기금리 상승이나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 등 수급 분위기를 감안할 때 이를 경계하는 모습들도 늘어났다.

미국 부채협상도 '타결' 쪽으로 분위기를 잡아가면서 리스크온에 힘을 실어주는 데다 RP, CD 등의 금리가 올라오면서 좀더 강화된 역캐리 상황에 대한 불편함도 호소하고 있다.

한은의 유동성 관리가 이전보다 타이트해지고 최근 단기금리가 올라오다 보니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버티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보인다.

B 증권사 딜러는 "미국 부채협상 이슈가 일단락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단기금리가 안 내려가고 있으니 매수가 자신감을 잃은 게 문제"이라고 평가했다.

이 딜러는 "다들 인하를 기대하고 매수를 했는데 의외로 연준도 강하게 버틴다. 6월 FOMC에서 인상도 가능하다는 신호를 줄 수도 있다"면서 "이런 분위기 속에 한국물도 점점 역캐리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장의 저가매수 대응이 '미국 인하 → 한국 인하'라는 논리에 기반했지만 미국과 한국 모두 인하하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세를 얻으면서 장이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단기구간 금리가 빠지는 데 한계를 보이면서 올라온 뒤 은행채 발행 등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국면이어서 조심스럽다는 평가들도 보인다.

C 증권사 딜러는 "수급이 좋지 않다. 한은이 이전보다 유동성 관리를 타이트하게 하고 있는 데다 특은·시은채 발행 불발이나 발행 대기 등으로 심리도 좋지 않아 보인다. 금리 박스 레인지 상단이라고 볼 수 있지만, 수급 때문에 조심하는 게 낫겠다"고 평가했다.

D 딜러도 " 저가매수를 좀 늦출 필요가 있다. 지금은 수급 분위기가 좀 애매하다. 은행채 발행이 많아서 상황을 좀더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수급 경계감이 작용하더라도 큰 그림에서 박스권 상단이 당장 깨질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들도 여전히 적지 않다.

E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 부채한도는 어차피 해결될 수 밖에 없는 문제로 보인다. 틀어지면 워낙 파급력이 커서 어쩔 수 없다"면서 "채권시장은 여전히 박스권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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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美부채협상 쇼는 타결 쪽으로...채권시장, 리스크온 속 금리박스 상단 근처서도 수급부담 의식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G7 참석차 일본으로 떠나기 전 부채협상 낙관하는 바이든 대통령, 출처: 백악관

자료: G7 참석차 일본으로 떠나기 전 부채협상 낙관하는 바이든 대통령, 출처: 백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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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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