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20 (월)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5월 들어 바뀐 분위기...채권 투자자들의 금리 추가 하락룸 점검하기

  • 입력 2024-05-08 11:02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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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0시55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10시55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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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5월 들어 미국 FOMC와 고용지표 이벤트를 거치면서 국내외 채권 금리들이 하락했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최근 다시 4.7%에서 하락을 시작해 4.4% 중반까지 레벨을 낮췄다.

국내 국고채 금리는 국고10년물 정도를 제외하고 다시 기준금리 레벨인 3.5%를 밑돌고 있다.

국내외 채권시장의 분위기가 5월부터 크게 달라졌다. 다만 추가 강세룸의 한계도 인식하고 있는 모습이다.

당장 국고3년 3.4% 정도로 하단 잡고 추가 강세룸 점검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재부각된 뒤 국내시장도 강세 무드를 이어갔다.

FOMC에서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일축한 뒤 4월 고용지표도 예상보다 부진해 연내 금리 인하에 힘을 실어주자 국내외 시장금리들이 하락룸을 확보했다.

다만 최근 강세 흐름에 따른 반작용이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지 않는다면 추가 강세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도 작용하고 있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요며칠 강해졌다. 일단 국고3년 3.40%, 국고10년 3.5% 정도에선 막힐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금리가 이 지점으로 내려오면 다시 고민해야 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커브 플랫이 좀더 이어질 여지를 감안해 "3년 3.40%, 10년 3.45% 정도를 일단 금리 하단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 수준에서 더 내려가기 위해선 금리인하가 담보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략 주요 구간 국고채 금리들이 당장은 기준금리 아래로 10bp 이상 역전시키긴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C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대략 투자자들은 3년과 10년 3.4%, 3.5% 정도를 일단 하단으로 보면서 그 이상 가는 데는 뭔가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다시 키울 재료가 나오기 전엔 이전처럼 역전폭을 확대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점이 많은 것이다.

■ FOMC, 고용지표 등에 환호했지만 연초 분위기로는 못 돌아가

최근 채권, 주식 등 금융시장이 미국 FOMC나 고용지표 등에 환호했지만 연초처럼 연내 많은 횟수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강하다.

파월이 FOMC에서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 선을 그어 최악의 상황 전개는 면했지만 금리 하락룸을 폭 넓게 확보한 것은 아니라는 평가인 셈이다.

아울러 이창용 총재가 GDP 서프라이즈를 본 뒤 정책 '재점검'을 강조하는 등 매파적인 모습을 보였던 기억도 남아 있다.

D 은행의 한 딜러는 "미국 금리 되돌림이 있긴 하지만 국내에선 GDP 서프라이즈 이후로 한은도 다시 금리상황을 재점검하고 있다"면서 "국고3년이 3.4%를 뚫고 내려가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3년은 3.4~3.6%에서 등락할 것으로 본다. 사람들이 FOMC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이 사라진 데 주목을 꽤 한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 금리 인상 공포가 금리에 녹아 있었는지는 의문"이라며 "FOMC에서는 파월은 작년말부터의 스탠스 연장선에서 최대한 시장을 달래는 도비시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준 것같다"고 평가했다.

1~3월 모두 예상을 웃돈 미국 고용지표가 이번엔 예상보다 둔화됐지만, 지표를 더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논팜이 이번에는 주춤하긴 했지만 이번 한 번으로 그 동안의 지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건 아니다. 좀 더 파월이 원하는 대로 가려면 지표가 계속 힘을 실어줘야 하는데, 이럴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 수급과 정책 기대 감안해 금리 레인지 하단 좀더 넓혀 보기

국내 시장금리가 다시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하기 시작했고 연내 1회 정도의 인하는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나 수급이 좋다는 측면 등을 감안해 금리 하단을 좀더 넓게 보기도 한다.

E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금리 하단은 국고3년 3.30%, 국고10년 3.40% 정도로 본다"면서 "현재로선 국내에서 연내 1회 정도 인하 기대가 부활한 정도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가 결국 미국 보다 먼저는 못하지만 ECB가 금리를 인하하면 우리도 하반기에 인하를 하긴 할 것이란 기대가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 하락룸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수급 상황이 작용할 수 있다는 측면도 고려하고 있다.

D 은행 딜러는 "금리 하락의 한계가 있어 보이지만 수급은 워낙 좋아 보인다"면서 "최근에도 계속 건보 등 레포펀드로 자금이 계속 유입되면서 크레딧 스프레드가 약간 벌어지다가 수급이 들어오니 주춤하면서 발행이 또 잘 되는 분위기"이라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최근 미국 상황의 변화 등이 긍정적이었지만 정책금리 전망을 크게 변화시킬 정도는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 조심스럽게 금리 하락룸을 점검해 보고 있다.

F 운용사 매니저는 "미국 고용시장의 과열이 4월 들어 크게 완화됐지만 아직 기준금리 컨세서스를 의미있게 변화시킬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내도 5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상향 조정이 예고된 상태다. 3분기 기준금리 인하를 자신 있게 프라이싱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본다면 국고채 금리가 역마진 폭을 더 늘리기도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1분기 박스권 상단이었던 3년 3.35%, 10년 3.45% 수준이 당분간 강한 저항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면서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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