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6-16 (일)

(장태민 칼럼) 미국 외에서 먼저 시작되는 금리 인하

  • 입력 2024-05-10 14:10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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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영란은행 기준금리와 다음 정책회의 일자

자료: 영란은행 기준금리와 다음 정책회의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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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선진국 금리 인하가 스위스, 스웨덴에서 영국, 유로존 등으로 번져갈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경제가 너무 잘 나간 탓에 미국의 금리 인하는 미뤄지고 다른 나라들부터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금융시장에도 미국의 인하가 비록 늦어지더라도 유럽의 큰 경제권에서 인하를 시작하면 한국의 인하 기대감도 올라갈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 중심주의'도 강력해 연준의 인하 없이 한국이 먼저 통화 완화로 치고 나가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강하다.

■ 스위스·스웨덴 인하 이후 영국은 '인하 예고'

한국인들이 많이 투자하는 채권을 발행하는 브라질은 이미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선진 경제권은 이제 금리 인하를 막 시작하는 단계다.

올해 들어 스위스가 3월 21일 기준금리를 1.5%로 25bp 낮추면서 금리 인하에 시동을 걸었다.

그런 뒤 최근인 이달 8일엔 스웨덴이 인하에 나섰다.

역사적으로 통화정책 프레임의 선도자 역할을 해 온 스웨덴 중앙은행 릭스방크는 기준금리를 3.75%로 25bp 내렸다.

릭스방크가 금리를 인하한 것은 2016년 2월(15bp 인하) 이후 처음이다.

이제 머지 않은 시간에 좀더 덩치 큰 선진 경제권이 인하에 나설 예정이다.

영란은행과 ECB가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커져 있다.

영란은행은 9일 회의에서 7-2로 기준금리를 동결(5.25%)했다.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났다. 기존 Dhingra 위원 외에 Ramsden 부총재도 인하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소수의견 빌드업이 이뤄진 가운데 다음 달엔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박윤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베일리 총재는 시장 예상보다 금리인하가 더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상당히 비둘기파적인 회의였다"고 평가했다.

영란은행이 2분기 물가 상승률 2% 전망을 유지하고 2026년 물가 전망치는 1.5%로 물가 목표보다 낮게 제시해 '물가안정에 대한 확신'이 강화된 만큼 다음달 인하 사이클에 돌입할 것으로 봤다.

시장에선 영란은행, ECB가 상반기가 끝나기 전 금리 인하 스타트를 시작할 것으로 봐왔다.

올해 초 미국의 금리 인하 횟수에 대한 예상치는 5~7번으로 상당히 많았다. 하지만 현재는 하반기 중 1~2회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인하 시작 시점도 유럽 쪽보다 밀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한국의 인하는...유럽, 미국 어느 쪽을 따를 것인가

시장 일각에선 최근 국내 금융시장이 미국의 금리인하 지연 소식들에 상당히 긴장했지만(이런 분위기는 5월 들어 제법 바뀌었다), 미국 외 다른 선진국들이 인하에 나서면 한국의 인하도 가능할 수 있다는 평가들도 보인다.

스위스, 스웨덴, 영국, ECB 등 인하하는 나라들이 많아지면 미국의 인하 전에 한국도 묻어서 인하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한국과 유로존의 상관성이 높았다는 점을 거론하기도 했다.

"미국 인플레 때문에 논란이 있지만 선진경제권이 금리 인하 사이클에 돌입했습니다. 한은 총재도 얘기했지만 인하 사이클이 시작된 뒤엔 각국이 자율성을 얻어 인하 시기를 결정합니다. 한국과 독일의 시장금리, 한은과 ECB의 정책 상관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ECB가 내리면 우리도 미국보다 빠른 인하를 고려해 볼 수 있을 겁니다."

아울러 최근 한국의 1분기 GDP가 서프라이즈를 보여주긴 했지만, 미국 경제의 독주 상황에서 한국 통화정책은 유럽을 추종할 것이란 기대도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을 중심에 놓고 보는 시각은 강하다.

금융시장 역시 일부에선 영국, 유로존까지 인하 대열에 합류하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올 것으로 보지만, 과도한 바람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이렇게 평가했다.

"ECB가 내리면 우리가 따라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 바닥에서 20%도 채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국내 이자율 시장의 압도적 다수는 FOMC가 변화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내수 부진 속에 수출에 기대어 굴러가는 한국경제는 달러의 질서에 편승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유로존 등 다른 선진 경제권의 인하를 추종하긴 어렵다는 평가도 보인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환율' 때문에 미국의 방향을 확실히 본 뒤 움직이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영국이나 ECB가 내린다고 우리도 내릴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과욕입니다. 달러/원 환율 문제 때문에 미국 눈치를 보고 움직이는 게 합리적입니다."

■ 세상의 급한 변화와 한은 총재의 인하 지연 시그널

이런 가운데 한은 총재는 최근 통화정책을 둘러싼 환경이 상당히 많이 변해 '재점검'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달 3일 "4월과는 상황이 많이 바뀌어서 다시 (통화정책 여건을 세밀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총재는 '원점'이라고 표현하기는 그렇지만 상황이 꽤 바뀌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불과 한 달도 안 된 시점인 4월에 생각했던 금리인하 시점이 뒤로 밀릴 것이냐, 밀리면 얼마나 밀릴 것이냐, 혹시 앞으로 올 가능성은 없느냐 등을 다시 면밀히 점검해 봐야 할 때라고 했다.

다만 총재가 제시한 변화들은 금리 인하 시점의 '이연' 요인들이다.

한은 총재가 거론한 '3가지 큰 변화'는 미국 금리인하 시점의 이연, (1분기 GDP로 드러난) 예상보다 양호한 한국경제, 중동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환율·유가 변동성이다.

미국의 금리인하가 이연되면 한국의 인하도 이연 쪽으로 움직인다. 1분기 GDP로 성장률 전망치 상향이 불가피해지면 금리인하를 서둘 필요가 줄어든다.

또 이스라엘, 이란, 러시아 등과 얽힌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 '위험한 통화'인 원화나 '한국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유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서 금리를 내리기가 조심스러워진다.

이러다보니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는 선진국들을 보면서도 한국이 과연 이들을 따라할 수 있을까 의심을 하는 것이다.

미국이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을 앞두고 있다는 점은 각국의 독자적인 통화정책 가능성을 높여줬지만, 한국은 또 한국 나름의 특수 요인이 있다.

PF 문제나 내수 부진 등 한국이 금리를 미국보다 먼저 내려야 할 개별적 요인들을 거론하는 시각도 적지 않지만, 늦춰야 하는 요인들 역시 만만치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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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영란은행 통화정책 성명문, 출처: 영란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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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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