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15 (수)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추석연휴 후 첫 거래일, 공포에 휩싸인 금리시장

  • 입력 2023-10-04 10:42
  • 장태민 기자
댓글
0
자료: 10시30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10시30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장태민 기자]
추석 연휴가 끝난 뒤 금리가 큰폭으로 뛰었다.

연휴 기간 미국채 금리가 급등한 뒤 국내 이자율 시장도 큰 충격을 받았다.

국고10년물 금리는 4.2%를 넘어섰으며, 대부분 구간 국채 금리가 4%대로 진입했다.

채권 투자자들 사이엔 향후 진로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연준에선 연내 1차례 추가 인상 발언이나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목소리에 나오고 있는 중이다.

■ 美금리, 놀라운 급등세...한국 장기금리도 20bp 이상 뛰어

미국채 금리는 13일 예상을 웃돈 구인건수 영향으로 급등했다. 연준에선 고금리 유지에 대한 발언이 나왔으며,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8%선으로 뛰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일 12.75bp 급등한 4.7995%,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3.45bp 뛴 4.9245%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7.05bp 상승한 5.1745%, 국채5년물은 9.70bp 오른 4.7985%를 나타냈다.

미국 민간기업 구인건수는 4개월 만에 증가했다. 미 노동부의 JOLTs(구인·이직보고서) 발표에 따르면, 지난 8월 채용공고는 961만건으로 전월 대비 69만명 늘었다. 이는 예상치(880만건)를 웃도는 수준이었다.

추석 연휴기간 동안 미국채 금리는 상당히 높아졌다.

국내시장이 마지막으로 반영한 미국의 9월 26일 10년물 금리는 4.5376% 수준이었다. 연휴기간 동안 미국채 금리는 26.19bp나 오른 것이다.

국채30년물 금리는 이 기간 24.79bp 올랐다. 같은 기간 2년과 5년 수익률은 각각 4.3bp, 18.24bp 상승해 장기 금리가 상대적으로 크게 올랐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4.8%로 오르고 이제 '5%' 목소리까지 나오면서 국내 시장도 잔뜩 긴장하는 중이다.

외국인 선물매도 속 국내 금리도 대폭 오르는 중이다.

장중 3년 국채선물이 40틱, 10년 선물이 200틱 넘게 하락하는 등 국내 시장도 장 초반 악재를 반영하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장중 국고5년 이상 구간 금리가 20bp 넘게 폭등하는 등 국내시장도 휘청거리는 중이다.

A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해외 악재에다 국내적으로도 산업생산 호전, 수출 개선 흐름 등이 나타났다"면서 "금리 시장이 거래 첫날부터 대내외 악재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 공포에 휩싸인 금리시장...고금리 장기화 우려

미국채 금리는 기술적으로 중요한 지점을 상향 돌파하면서 올라왔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많은 사람들이 예민하게 봤던 4.3%에서 50bp 가량 더 올라왔다.

금리가 2007년 이후 16년만에 가장 높아진 가운데 어디가 끝인지 장담하긴 쉽지 않다.

당장은 10년 금리 5%에 대한 두려움과 다시 예민한 지점인 4.8%선에서 추가로 오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전망이 맞물려 있다.

미국 금리가 뛴 데엔 양호한 경제지표,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스탠스, 셧다운 위기 일단 종료 등이 작용했다.

JOLTs가 양호한 모습을 보이면서 간밤 미국채 장기물 금리는 10bp 넘게 뛰었다. 최근 ISM 제조업 등도 양호한 모습을 보이면서 '예상보다 강한' 강한 지표는 금리 상승을 지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 인사들은 매파성 발언을 이어갔다. 올해 1번 더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나, 금리를 더 올리지 않더라도 내년 금리를 덜 내려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왔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경제가 지난 회의 때와 같은 모습이면 11월 금리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금리를 더 올리지 않더라도 고금리를 길게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부담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연준은 최근 점도표에서 내년 금리 인하 횟수를 4차례에서 2차례로 조정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라파엘 보스틱 미국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나는 인상을 서두르지도 않지만 인하 역시 서두르지 않는다. 연준이 오랫동안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 "내년 연말로 향하는 시점에서 금리를 1번 인하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했다.

셧다운 위기를 넘긴 점 역시 금리시장에 부담이라는 지적도 보인다. 일단 미국은 45일짜리 임시예산안을 통과시킨 상태다.

B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연준 분위기는 최소 The higher는 몰라도 The longer는 확실한 쪽으로 흘러갔다"면서 "30년 입찰 부담까지 겹쳤으며, 베어 스팁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 미국 금리 급등...추가 상승 한계나 되돌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다만 일각에선 미국 시장을 포함해 채권시장의 '숏 쏠림'이 심해 금리가 더 오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평가도 내놓고 있다.

박민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채 시장은 RSI 기준으로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다. 추세 상승 지속보다는 향후 쉬어가는 구간 진입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약세 재료 우위에도 금리 추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다"면서 "확장 재정정책발 견조한 경기 흐름은 2분기부터 꾸준히 반영하고 있었다. 상향 조정된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지표를 확인하지 못한다면 금리 상방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10월부터 재개되는 학자금 대출 상환은 많은 사람들이 눈여겨 보는 재료다.

박 연구원은 "미국 학자금 대출은 전체 가계부채 중 9% 내외로 절대 규모가 크다고 볼 수 없으나 여름 동안 크게 증가했던 소비의 되돌림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파업과 관련해선 물가와 경기 영향을 동시에 봐야 한다. 미국에선 자동차 파업에 이어 의료업계 노동자들까지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지표가 여전히 견고하지만 불확실성이 많다"면서 "4분기 미국 경기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연말 금리는 현재 수준보다 낮아져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한국 금리, 결국 미국 상황 멈춰야 한다...양방향 시장 변동성 대비

국내 채권 투자자들은 미국발 폭풍이 멈추길 기다리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다른 경제 환경 등을 거론하면서 국내 금리가 오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진단도 보이지만, 미국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C 증권사 딜러는 "미국 금리시장이 멈추기만을 바라는 수 밖에 없다"면서 "미국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이렇게 되면 무슨 사단이 나도 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갑자기 일이 터지면 금리가 다시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연후 후 손절로 거래를 시작한 투자자들 사이에선 시장이 자생적 회복력을 잃어 버렸다는 평가도 보였다.

이자율 시장이 그로기에 몰린 만큼 당국이 나서야 하지 않느냐고 푸념하기도 했다.

D 딜러는 "완전히 죽었다. 금융 당국에서 코멘트를 내놓거나 조치를 취하기 전엔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개장전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최근 미 연준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채권금리가 상당폭 상승하고 있는 데다 국제유가도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다"면서 "국내 금융·외환시장도 이러한 대외 여건의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국내 가격변수 및 자본유출입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시장안정화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도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에 각별히 경계하며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며 "과도한 시장 쏠림이 발생할 경우 이미 마련된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적기에 시장안적조치를 신속히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