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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채권시장, 美 지표와 내부 수급문제 고심하다 日·中 재료에 변동성 확대

  • 입력 2023-09-11 15:17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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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달러/엔 움직임, 출처: 코스콤 CHECK

11일 달러/엔 움직임,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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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의 발언이 11일 아시아 채권시장에 충격을 준 뒤 중국 인민은행도 구두개입을 단행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환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자신감이 있다는 점을 어필했다.

우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우에다와의 인터뷰를 주말(9일)에 보도한 가운데 인터뷰 내용 중 '마이너스 정책금리 해제 가능성 등 여러 옵션이 있다'는 발언이 이자율 시장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

요미우리는 "임금 상승을 수반하는 지속적인 물가 상승에 확신이 서는 단계가 되면 대규모 통화완화를 주축으로 하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해제를 포함한 다양한 옵션이 있다"고 보도했다.

(賃金上昇を伴う持続的な物価上昇に確信が持てた段階になれば、大規模な金融緩和策の柱である「マイナス金利政策」の解除を含め「いろいろなオプション(選択肢)がある」と語った。)

이 신문은 또 현재 완화적인 금융환경을 유지하고 있지만 연내에 정책 판단을 할 수 있게 하는 재료가 나올 수 있다고 시사했다고 알렸다.

(現状は緩和的な金融環境を維持しつつも、年内にも判断できる材料が出そろう可能性があることも示唆した.)

이런 상황에서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구두개입을 통해 시장에 변동성을 선사했다.

■ BOJ 변화 시그널...호주도, 한국도 장중 높아지다가 낮춘 금리

호주 국채10년물 금리는 이날 전일보다 3.75bp 정도 오른 채 거래를 시작했으나 장중 지속적으로 상승폭을 확대했다.

상승폭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더니 점심시간 쯤엔 오름폭을 9bp 이상으로 키우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 금리 역시 상승폭을 확대하긴 마찬가지였다. 국내 10년물 금리는 장중 상승폭을 10bp로 키우는 등 금리를 되돌리는 데 힘들어했다.

투자자들 사이엔 미국 재료, 국내 수급 요인 등에 시장이 치중하고 있는 사이 일본에서 예상치 못한 충격파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기도 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주말에 보도된 BOJ 총재 관련 내용 때문에 이날 시장에 큰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일본이 저금리에서 벗어나면서 글로벌 채권시장 수급에 변화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B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일본 자금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미래 수급 변화에대한 우려는 계속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중국 쪽에서 위안화 약세를 제어하는 발언이 나오면서 금리시장의 방향도 바뀌는 등 혼란스러운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 日·中 통화가치 속등과 달러/원은 조심스런 레벨 하향 시도

중국은 최근 금리, 외화지준율을 인하한 뒤 이날 통화 가치 방어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금융당국은 기본적으로 위안화 환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역량과 자신감, 그리고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천명했다.

인민은행은 "조치를 취할 때가 되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일방적인 행동을 단호하게 바로 잡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에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환율 오버슈팅 위험을 방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화당국발 시그널들이 나오면서 엔화와 위안화 모두 강세다.

달러/엔은 1% 넘게 하락해 146엔에 밀착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달러/위안도 0.9% 가량 하락해 7.3위안 수준으로 환율을 내려왔다.

이런 분위기 속에 달러/원은 1,330원선 하향 돌파를 시도하기도 했다.

미국 CPI에 대한 경계감이 달러/원 급락을 막고 있는 분위기지만 엔, 위안이 달러에 대해 강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달러/원도 레벨을 내려보고 있는 것이다.

C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오늘은 오전, 오후 일본과 중국 재료가 시장을 흔들고 있다"면서 "중국 재료로 그나마 10bp 이상 급등하려던 금리를 아래로 당겼다"고 평가했다.

■ 채권시장, 안 그래도 계절적 수급 문제로 골치 아픈데...

전통적으로 가을 시즌에 접어들면 채권 수급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 재료까지 혼란스러워 갈피를 잡기 어렵다는 평가들도 나오고 있다.

금융시장의 9월 위기설은 채권(PF 관련)이나 예금 만기 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1주년을 맞아 최근 PF ABCP 금리 등이 오르는 모습은 투자자들의 부담을 키웠다.

브릿지론 만기가 9~10월에 집중되는 점이나 자영업자 대출 부실 가능성 등을 거론하기도 한다. 금융당국의 '위기는 없다'는 선언에도 불구하고 완벽하게 안도하지 못하는 것이다.

D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9월 위기설도 있었지만 연말을 앞두고 크레딧 여건 상 과연 문제 없이 넘어갈 수 있는지 의구심이 남아 있다"면서 "당국이 문제 없다고 하나 크게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 남아 있다"고 했다.

그는 "안 그래도 지난달부터 단기 쪽 금리 상황이 안 좋아지고 발행여건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면서 "당국이 문제가 있으면 찍어 눌러 틀어막는 식으로 대응해 오는데, 여전히 각자 알아서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 증권사 관계자는 "내부 수급 문제가 불거진 상황에서 해외 쪽까지 혼란스러우니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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