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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다시 국고3년 3.8%, 국고10년 4% 선에서...

  • 입력 2023-09-07 13:56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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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시46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1시46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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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최근 유가 급등 등으로 인플레 우려가 재차 부각되고 미국 경제지표는 예상보다 양호한 모습을 보이자 국내 금리도 크게 올랐다.

이날 국고3년 금리는 3.8%를 넘어섰으며, 국고10년 수익률은 4%를 향해 성큼 다가섰다.

지난 8월 22일 국고3년 3.8%, 국고10년 4% 장세가 연출된 뒤 금리는 되돌려진 바 있다.

되돌림이 나타난다면 지금 상황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해석할 수 있으나, 주변 분위기는 여전히 만만치 않은 모습이다.

올해 2월 금리 급등기의 연장선상에서 3월 초순에도 국고3년 금리가 3.8%를 넘어선 바 있지만, 당시 10년 금리는 3.8%대를 본 뒤 되돌림됐다.

■ 유가와 금리의 상승은 '진행중'...레벨 메리트 큰 무게 두지 말아야?

최근 금리가 속등하면서 레벨 메리트를 재차 부각됐지만 유가 고공행진, 생각보다 양호한 미국 경제지표, 한국 물가의 예상보다 높은 반등세, 환율 상승 압력, 각국 통화당국들의 추가적인 인상 가능성 등 이자율 투자자들을 긴장시키는 요소가 적지 않다.

이처럼 주변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다보니, 금리 레벨을 보고 달려드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각에선 금리가 조금 더 오르면 수급적으로 손절이 나올 수 있는 만큼 금리 오버슈팅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기도 했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저가매수 자신감이 크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여기서 금리가 더 오르면 손절이 강하게 나올 수 있어 쉽게 저가매수로 접근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로 오른 유가 상승세의 끝 지점이 어디인지 자신할 수 없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조심스럽게 만들고 있다.

B 증권사 딜러는 "유가가 100불을 간다, 못 간다는 말이 많지만 박스를 뚫고 오르는 모습이어서 유가는 당분간 계속 금리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유가와 양호한 경제지표로 연준의 11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힘을 받고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C 딜러는 "지금 절대금리 메리트를 언급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 FOMC까지 시장 경계감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금리 메리트를 느끼더라도 외국인의 글로벌 포트폴리오 조정을 감안해야 한다는 평가도 보인다.

D 딜러는 "결국 미국 금리 상승이 멈춰야 한다. 외국인이 한국 지표를 보고 파는 것은 아니고, 글로벌 포트폴리오 상 크레딧 스프레드를 보고 매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국내 금리 레벨을 가지고 상황을 재단할 수 있는 국면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 미국 금리 더 오르면 국내 금리 박스 상단도 열릴 수 있어

미국채 금리가 더 오른다면 국내 금리 박스의 상단도 높아질 수 있다.

현재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2%대 후반으로 4.3%를 압박하는 중이다.

지난 달 21일 미국 10년물은 4.3%를 넘어서면서 투자자들은 긴장시켰으나 이후 금리는 되돌림됐다. 하지만 이번에 4.3%를 뚫어내고 쭉쭉 올라간다면 국내 이자율 시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유가 상승이 물가 상승을 자극하고 물가가 금리 추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구도에선 일단 미국채 금리 상승룸을 더 열어놓는 게 필요하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박민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WTI는 3분기 동안 22% 상승했다. 상승률 기준 2010년 이후 16번째 백분위수에 위치한다"면서 "가파른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경계감을 자극했으며 이는 미국 국채 금리 상승세로 연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주요 산유국의 감산 의지는 장기화될 수 있다. 미국은 지난해 고유가 대응을 위해 전략적 비축유를 2억배럴 방출했다. 미국은 비축유 재매입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베이커휴즈 원유 시추기는 연초보다 18%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높아진 원유와 금리 그 자체가 경기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데다 향후 초과저축 소진, 학자금 대출 상환 등이 미국 소비를 압박할 수 있다. 박 연구원은 향후 소비 둔화가 나타날 것으로 봤지만, 금리 수준은 현재의 예민한 지점 4.3%보다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미국에서 유의미한 소비 둔화 흐름이 확인될 것으로 본다면 국채 10년물 금리는 4분기 중 4.5~4.7% 내외에서 고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 이 레벨에서 진입하면 나중에 웃을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금리가 더 오르더라도 그 폭에 한계가 있는 만큼 국고3년 3.8%, 국고10년 4%에서의 저가매수 접근이 나쁘지 않다는 반론도 보인다.

E 증권사 딜러는 "외국인이 가열차게 선물을 팔아제끼니 일단 시장의 저가매수가 주춤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3년 3.8%, 10년 4% 정도면 거의 온 것으로 보인다. 4자가 보이면 사는 수밖에 없지 않느냐"면서 "한국은 기준금리를 더 올릴 수 형편도 아니다. 대내외 환경 때문에 시장이 주춤할 수 있으나 잘 사서 버텨야 한다"고 밝혔다.

또 금리 메리트 등을 감안할 때 마찰적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라면 이번 기회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란 진단도 보인다.

F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가 메리트는 확보한 수준인데, 혹시 이런저런 위험들 때문에 마찰적 요인으로 우리나라에서 자산을 처분하고 돈을 빼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어서 적극적으로 매수가 못 들어오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길게 본다면 일시적인 평가손은 버텨내면 되니, 장기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괜찮지 않나 생각된다"고 밝혔다.

한편 시장에선 예컨대 국고10년 4%면 적극 매수해야 한다는 시각이 강했으나 지금 그 수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중이라는 평가들도 보인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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