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16 (목)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파월 긴축 의지 힘 실어준 지표...한국도 좋아진 지표 확인

  • 입력 2023-06-30 11:08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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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 상무부는 현지시간 29일 지난 1분기 경제 성장률이 전기대비 연율 2.0%로 최종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잠정치인 1.3%와 예상치인 1.4%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었다.

경제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이 3.8% 증가에서 4.2% 증가로 상향됐다. 지난 4분기에는 1.0% 증가한 바 있어 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견조한 고용시장 흐름과 임금 상승 등이 소비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예상을 무색하게 만든 성장률 수치 때문에 미국 경제가 놀라운 회복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여전히 높은 물과와 연준 추가 긴축 우려 경기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은 유지되고 있으나 이런 정도라면 파월 의장의 말대로 미국 경제가 침체 없이 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들도 많아졌다.

■ 지표 호조로 여유 생긴 파월, 금리 인상에 더욱 힘 실려

미국의 고용 관련 데이터들도 양호하다.

주간 실업수당 신규 청구자수는 한 달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6월 24일 종료) 실업수당 신규신청 건수는 전주보다 2만6000명 감소한 23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 26만4000명을 밑도는 결과였다.

이 지표와 큰 폭 상향조정된 1분기 GDP 결과가 미국 경기 둔화 전망을 누그러뜨렸다.

결국 시장은 파월이 했던 매파적 발언을 다시 곱씹어보게 됐다.

파월은 이번주 ECB의 신트라 포럼에서 2회 이상 인상 가능성을 거론한 뒤 스페인으로 날아가서 동일한 입장을 전했다.

파월은 29일 스페인 중앙은행 컨퍼런스에서 "FOMC 위원 대다수는 연말까지 금리를 두 번 또는 그 이상 올리는 게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서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연준의 임무는 특정 수치까지 금리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인플레이션을 2%까지 낮추기 위해서 정책 스탠스를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으로 맞춰가는 것"이라며 "앞으로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는 시기와 인상폭 등은 이후 경제 상황에 따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시장에선 ECB 행사 당시 파월이 거론했던 '2번 이상 인상'에 대해 반신반의했지만, GDP 상향 수정 이후 좀더 진지하게 이 가능성을 고려할 수 밖에 없었다.

채권시장 등 많은 곳에서 경기침체를 예상했으나 앞으로 경기 연착륙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들도 나왔다.

경제지표가 양호하게 나오면서 파월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위한 추가적인 실탄을 확보했다는 진단이었다.

조만간 PCE 물가 등에서 인플레 압력이 예상만큼 둔화되지 않으면 연준의 긴축에 더 힘이 실릴 수 있다.

■ 미국과 상황 다른 한국, 그래도 미국의 복수 인상이 현실화된다면...

국내 투자자들 사이엔 그간 한국의 경우 금리인상 여력이 별로 없다는 진단이 많았다.

다만 미국이 복수(2번 이상)로 금리를 올리게 되면 한은이 1번 정도는 올리면서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란 평가도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미국의 연속 금리 인상 가능성 등에 힘이 실리게 되면 한은 역시 이를 간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미국 긴축에 대한 우려가 올라가면서 달러/원 환율은 재차 뛰었다.

달러/원은 23일 1,304.2원을 기록하면서 6월 초순 이후 처음 1,300원을 넘어선 뒤 현재는 1,320원에 근접했다.

국내 채권시장 관계자들도 이런 분위기에 긴장하고 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미국이 금리를 2번 이상 올리면 우리도 1번은 더 올려야 한다고들 생각한다"면서 "저가매수 자신감이 후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B 중개인은 "미국도 그렇고 한국도 그렇고 미국 GDP 지표를 본 뒤 파월의 2번 연속 인상이 귀에 들어온 것 같다"면서 "최근 정부의 재정준칙, 건전재정 강조가 있었지만 추경까지 우려하는 것 같다"고 했다.

■ 한국 지표도 개선

이날 금융시장 개장 전엔 산업생산 지표가 발표됐다.

국내 산업활동지표는 지난 4월 조정을 거친 뒤 5월엔 재차 반등했다. 광공업생산 중심으로 회복 흐름을 나타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양호한 내수와 고용 흐름을 반영하면서 4개월 연속 올랐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건설수주·재고순환지표·장단기금리차 등은 악화됐지만 경제심리지수·코스피 등이 상승전환하면서 보합으로 전환됐다.

하반기 경기는 상반기보다 꽤 나아질 것으로 보던 정부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기재부는 "그간 경기둔화를 견인했던 수출이 점차 바닥을 다져가면서 4분기 연속 감소했던 감소했던 광공업 생산이 2분기 들어 반등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타냈다.

기재부는 "6개월 연속 하락했던 선행지수는 최근 심리지표 개선, 수입원자재 가격 안정 등을 반영하면서 보합 전환했다"고 밝혔다.

다만 어려운 국내외 실물경제 여건은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기재부는 "경기 하방 위험이 일부 완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하반기 경제활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수출과 투자 활성화를 총력 지원하고 내수 회복세 유지에 역점을 두겠다"고 했다.

채권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한국경제 비관론만 붙들고 있을 수 없다가 평가도 나온다.

당장은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채권 가격변수의 지지라인이 위태로워져 긴장하는 중이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10년 선물 직전저점인 110.65가 무너졌다. 위에 갭이 있어서 메울 수는 있어도 결국은 저 아래 하단인 109.12수준까지 내려가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금을 흐름을 보면 무슨 재료 때문일까 고민스럽긴한데, 결국 강한 숏 재료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경계했다.

다만 개장 후 장이 더 밀리는 상황에서 패닉성 플레이가 나왔으며, 이젠 서서히 저가매수 타이밍을 잡아야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D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금리 박스 상단이 이탈되고 나니 잠시 패닉 셀링 장세가 나오는 것 같다"면서 "이제 서서히 매수하면 좋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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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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