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15 (수)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PMI 둔화와 글로벌 국채시장의 기대감

  • 입력 2023-06-26 13:15
  • 장태민 기자
댓글
0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PMI 둔화와 글로벌 국채시장의 기대감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장태민 기자]
지난 주말 주요 경제권 구매관리지수(PMI)가 발표되면서 경기 둔화 관점이 강해졌다.

특히 유로존에서 리세션 전망이 크게 주목 받으면서 독일, 프랑스 등에서 국채 금리가 급락했다.

미국이나 일본 쪽 PMI 지표도 둔화에 힘을 실어주면서 글로벌 경기가 동반해 위축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렀다.

■ 각국 PMI 둔화...경기 둔화, 혹은 리세션 전망 강화

유로존의 6월 제조업 PMI는 43.6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월 수치이자 예상치인 44.8보다 낮은 수치였다. 유로존 6월 서비스업 PMI는 52.4로 5개월 만에 최저치이자 예상치(54.5)를 밑돌았다. 전월에는 55.1을 기록한 바 있다.

유로존 6월 종합 PMI는 50.3를 기록했다. 이는 5개월 만에 최저치이자 예상치(52.5)를 하회한 것이다. 전월에는 52.8을 기록했다.

주요국을 보면 독일의 6월 종합 PMI는 50.8로 전월 53.9보다 하락했다. 프랑스 종합 PMI도 47.3으로 전월 51.2와 예상치인 51.0을 하회했다.

미국에서도 PMI는 경기 둔화 관점을 강화시켰다.

S&P글로벌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3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6개월 만에 최저치이자 예상치(49)를 밑도는 수치이다. 전월에는 48.4를 기록한 바 있다.

6월 서비스업 PMI 잠정치는 54.1로 전월 54.9보다 하락했다. 다만 예상치(53.8)는 웃도는 수치였다. 종합 PMI 잠정치는 53.0으로 전월 54.3보다 하락했다. 최근 3개월 중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최근 미국 지표를 보면 서비스 부문에 성장을 의존하는 경향이 강화됐다. 하지만 제조업 지표 불안 속 서비스 지표도 흔들리면서 경기 둔화가 가시화될 것이란 관점들도 보인다.

일본의 종합 PMI는 5월 54.3에서 6월 52.3으로 둔화됐다. 제조업이 50.6에서 49.8로, 서비스업이 55.9에서 54.2로 내려왔다.

■ PMI에 예민하게 반응한 유럽

PMI 지표가 나온 뒤 유로존 국채시장은 랠리를 벌였다.

지난 금요일 독일10년물 금리는 14.19bp 급락한 2.3538%, 2년물은 11.24bp 내린 3.1000%를 기록했다. 프랑스10년물 금리도 14.31bp 급락한 2.8769%, 2년물은 9.85bp 하락한 3.2535%에 자리했다.

이탈리아 10년물 금리는 13.9bp 떨어진 3.9770%를 기록하면서 4%를 하향 돌파했다. 종가기준으로 2월 2일(3.7520%) 이후 가장 낮았다. 2년물 금리는 7.09bp 내린 3.7198%를 나타냈다.

S&P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의 크리스 윌리암슨 연구원은 "에너지와 공급체인 관련한 우려는 지난해 연말 이후로 많이 완화됐지만, 6월 수치를 보면 높아진 금리와 대내외 경기침체 가능성 등으로 수요 증가세에 대한 우려가 더욱 확대된 것을 볼 수 있다"고 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클라우스 비스테센 연구원은 "독일 PMI가 부진한 것은 독일경제가 기술적인 침체를 보인 후에 2~3분기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시장 참가자들이 갖고 있었던 경기회복 기대와 달리 유로존 경제는 하반기 들어 다시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여전히 유로존 통화당국자들의 금리인상 의지는 살아 있다. 다만 경직적인 근원물가와 우려스런 경제지표 사이에 고민도 드러나고 있다.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인 ECB의 데 코스 정책위원은 "7월에 금리를 인상해야 할 것으로 보지만, 그 이후의 경로를 예상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면서 "최근 경제지표들은 예상보다 부진했고 근원 물가는 예상보다 경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 미국, 국내외 PMI 부진 속 장단기 금리차 100bp 상회

유로존 PMI 부진에 따른 리세션 전망 강화는 미국채 금리의 하락 요인이 됐다.

분트채 금리가 급락하면서 미국채 시장도 자극을 받았으며, 장기구간 위주로 금리가 좀더 하락하면서 커브 플래트닝이 나타났다.

지난 금요일 미국채10년물 금리는 5.51bp 하락한 3.7395%, 국채2년물은 4.53bp 떨어진 4.7500%를 기록했다.

미국에선 장단기 금리 역전폭 100bp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최근 미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폭은 지난 3월 이후 다시 100bp 이상으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유럽 PMI 발표 이후 경기둔화 전망이 미국에도 파급되면서 장기금리 하락이 심화된 것이다.

BMO 캐피탈마켓은 "글로벌 통화긴축 지속 우려가 이어진 가운데 국채시장은 각국 중앙은행이 성장 둔화를 감수할 의지가 얼마나 있는지를 판단해서 반영하는 중"이라고 해석했다.

금리 추가 인상에 따른 긴축이 커브는 얼마나 더 눕힐 수 있을지, 혹은 현재의 그림이 과도한 것 아닌지 하는 의구심들이 얽혀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익률곡선이 지닌 경기에 대한 선행성이라는 관점을 감안해 과잉 긴축 → 경기 악화 → 커브 평탄화는 더욱 설득력을 더한다"면서 "채권 공포지수로 불리는 MOVE 역시 최근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와 유사한 방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채권시장이 인식하는 과잉 긴축 부담이 경기를 악화시키고 그 결과 채권 보유자들의 공포감이 줄어들고 있다는 연결고리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라며 금리가 오르면 채권을 담아야 한다고 했다.

PMI 지표들을 필두로 다시금 글로벌 경기비관론이 확산될지 관심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제조업 PMI 부진에 이어 지금은 서비스 PMI가 흔들리는 상황"이라며 "통화긴축 효과가 누적되면서 제조업은 이미 타격을 입었다. 이제 서비스업이 그 뒤를 따를 차례"라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