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15 (수)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금리 500bp 올리고 동결한 연준...연준이 믿는 추가 인상 경로와 시장의 의심

  • 입력 2023-06-15 10:40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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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FOMC 이후 기자회견 중인 파월 연준 의장, 출처: 연준

사진: FOMC 이후 기자회견 중인 파월 연준 의장, 출처: 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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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 연준이 11번째 회의만에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15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이 중단된 것이다.

작년 3월 금리결정회의부터 10차례 연속 금리를 올렸던 연준은 2023년 6월 회의에서 일단 멈췄다.

하지만 금리 인상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점도표를 50bp나 상향조정하면서 앞으로 2차례 더 금리를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시장엔 이런 연준의 전망에 대해 곧이곧대로 믿지 않은 사람도 적지 않다.

■ 2차례 더 각오하라는 파월, 7월에 올린다고 확답은 못해

연준은 이틀간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14일 기준금리를 5.00~5.2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번 동결은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하지만 연준 관계자들은 점도표에서 기준금리가 연내 두 차례 더 인상돼 5.50~5.75%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말과 2025년 말 전망치는 4.6% 및 3.4%로 각각 제시했다.

파월은 매파적인, 그러나 자신감은 다소 떨어진 발언을 내놓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은 만큼 거의 모든 위원이 올해 안에 추가 금리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금리 인상에 대비할 것을 권했다.

그렇다고 다음달 인상을 못박지는 않았다.

파월은 "회의 때마다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7월 인상 여부는 아직 결정 안 했다"고 했다.

시장이 '매파적 동결'을 기대했던 가운데 실제 결과도 비슷한 편이었다. 하지만 점도표는 25bp가 아닌 50bp 올라가 시장 기대를 상회하는 측면이 있다.

■ 시장의 의심, 2번 더 올릴 수 있다고?

간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59bp 하락한 3.790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4.47bp 떨어진 3.8827%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0.05bp 오른 4.6795%, 국채5년물은 0.69bp 떨어진 3.9891%를 나타냈다.

금리 동결은 이미 예상됐던 가운데 PPI가 예상을 밑돌아 금리를 아래로 당겼다.

미국채 시장은 예상을 밑돈 생산자물가 등으로 강세를 이어가다가 FOMC가 금리동결 후 추가인상을 예고하자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파월이 기자회견에서 7월 금리인상에 대해 확실히 말하지 않자 금리는 다시 떨어지는 등 등락을 이어갔다.

특히 시장금리가 빠진 데는 일정부분 점도표에 대한 불신이 담겨 있다는 평가들도 보였다.

최종금리 전망치가 5.6%(3월 5.1%)로 올라온 점도표를 조금 더 쪼개서 보면, 18명 가운데 2명은 5.00~5.25%, 4명은 5.25~5.50%, 9명은 5.50~5.75%, 2명은 5.75~6.00%, 1명은 6.00~6.25%를 제시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예상보다 점도표가 많이 상향되는 등 매파적 FOMC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가 빠진 것은 연준 전망에 대한 불신 때문이 아닌가 하다"고 말했다.

연준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1.0%로 3월(0.4%) 비해 올렸다. 실업률 전망은 4.5%에서 4.1%로 내렸다. 경기 전망이 좋아진 것이다. PCE 인플레 상승률 전망치는 3.3%에서 3.2%로 내렸다. 하지만 근원 PCE 물가 상승률은 3.6%에서 3.9%로 꽤 올렸다.

연준은 경기와 물가에 대해 비교적 채권시장에 '불리하게' 전망하면서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는 명분을 강조했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큰 만큼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도 보인 것이다.

■ 연준 점도표 2차례 추가인상 예고...'믿어주자' VS '믿지말자'

미국 금융사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이 점도표를 예상보다 더 올리자 전망을 바꾸는 모습도 보였다.

BOA는 "실업률 상승과 인플레 둔화도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7월, 9월 FOMC에서 금리가 25bp씩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BOA는 올해 말까지 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예상을 수정한 것이다.

씨티는 "연준은 호키시한 스킵(skip) 을 택했다. 연준 전망이 예상치인 25bp 추가인상보다 큰 50bp 추가인상으로 나왔다"면서 "이는 우리의 최종금리 전망치와 일치한다"고 했다.

하지만 연준이 금리 인상과 관련해 지나친 '의욕'을 보였다면서 50bp 추가인상은 과도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CACIB는 "연준이 금리 동결에 따른 과도한 금융여건 완화를 방지하기 위해 점도표를 의도적으로 많이 올려 호키시한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며 25bp 인상은 가능하나 50bp는 무리라고 주장했다.

웰스파고는 "7월 25bp 인상을 예상하나 이후엔 연말까지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BC는 "18명 위원 중 12명이 올해 최소 50bp 인상을 전망하는 건 놀라운 일"이라며 실제론 7월 인상 후 동결이 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나오는 물가지표에서 추가적인 상승률 둔화가 나타나면서 연준이 금리를 아예 더 올리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모간스탠리는 "우리는 연준 예상보다 빠르게 근원 인플레가 둔화될 것으로 본다"면서 "연준은 9월 FOMC에서 근원 인플레, 최종금리 전망을 다시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간스탠리는 연준은 금리를 현수준에서 동결하다가 내년 3월에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점도표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진단도 보였다.

골드만삭스는 "점도표 보다는 금리를 동결했다는 결정 그 자체가 중요하다"면서 "연준이 새로운 점도표를 따를 것인지 시장은 신뢰하지 못한다"고 했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금리 500bp 올리고 동결한 연준...연준이 믿는 추가 인상 경로와 시장의 의심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연준 경제전망과 FOMC 성명서, 출처: 연준

자료: 연준 경제전망과 FOMC 성명서, 출처: 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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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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