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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인하 기대 차단 위한 중앙은행 공세와 박스권 상정한 채권시장

  • 입력 2023-04-17 10:57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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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중앙은행의 금리인하를 기대하는 시장을 자제시키기 위한 노력과 시장의 기대감 사이에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금통위가 예상를 뛰어넘는 매파적 스탠스를 보여준 가운데 한은 총재는 미국 G20 회의에서도 금통위에서 했던 발언을 반복했다.

지난 주 후반 총재가 미국으로 떠난 뒤 국내에 남아 있는 통화정책 관련 간부들은 금리인하 기대감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메시지를 전했다.

한은 통화정책국장 '물가와 금융안정 분리대응 가능...통화정책 계속 물가 중점'

홍경식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지난 금요일 장 마감 뒤 한은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을 위해 긴축기조를 이어가고 금융불안에 대해선 시장안정화 조치 등을 통해 분리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적었다.

다른 나라도 그렇게 하고 있으며, 한은 역시 마찬가지 입장이라고 전했다.

홍 국장은 "연준은 3월 12일 SVB 사태에 따라 BTFP을 도입하고 연방예금보험공사가 설립한 가교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했다"면서 "그러면서 22일 개쵀된 FOMC 회으에서 25bp 인상하고 QT도 기존 계획대로 지속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스위스 중앙은행도 3월 19일 UBS가 CS를 입수하는데 최대 2천억 프랑의 유동성을 지원하고 그 다음주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50bp 올렸다"고 거론했다.

물가안정을 위해서는 금리인상 기조를 지속하는 한편 금융시장에 발생한 불안에 대응해선 대출, 국채 매입 등을 통한 시장안정화 조치로 대응한 다른 나라 사례를 거론했다.

특정 섹터의 유동성 문제에 대해선 한시적·선별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시장안정화 조치가 통화긴축 효과를 제약하거나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하지 않도록 유의한 나른 나라 사례가 한은의 정책방향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어필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부동산PF와 관련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지만, 지난 4분기의 대응이 참고가 될 것이란 입장을 보였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는 금융부문이 통화정책 운용을 제약하는 금융우위(financial dominance)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 나갈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창호 조사국장은 물가에 대해 안심할 때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 국장도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올린 글에서 "근원물가는 예상보다 더디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소비자물가는 올해 중반까지 지난해 유가 급등의 기저효과로 빠르게 둔화될 것으로 보이나, 중반 이후엔 불확실성이 크다"고 했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8%에서 4.2%로 크게 둔화됐고 둔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지만, 근원물가나 기대인플레가 예상보다 덜 둔화되고 있는 데다 특히 올해 중반 이후의 물가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는 점에 중점을 둔 언급이다.

한은 매파적 스탠스 불구 인하 기대감 쉽게 안 꺾일 것이란 전망 많아

하지만 시장엔 한은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부적절하고 추가인상도 가능하다'는 스탠스에 대해 '형식적인 위협' 혹은 '견제구'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한은 스탠스는 이미 알고 있으며, 한은의 전망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들도 적지 않아 보인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한은 입장이야 이미 접수가 된 상태"라며 "총재가 시장 기대감에 타격을 입히기 위해 피벗 기대에 대해 자기 책임이라는 말까지 했지만 사실 너무 당연한 소리였다"고 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총재는 2분기에는 물가가 빠르게 하락하겠지만 하반기 물가 궤적은 알 수 없으며 물가 여건에 따라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한국의 금리인상은 이미 끝났으며 4분기 인하 전망도 유지한다"고 밝혔다.

미국 연준이 연말 마일드한 리세션 진입을 공식 입장으로 내세운 가운데 한국이 하반기에 금리를 더 올리기 위해선 미국의 리세션 진입으로 인한 경기 둔화보다 한국의 물가 상방 모멘텀이 더 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경우 금리 추가 인상 시나리오가 현실적으로 별로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중앙은행이 계속해서 채권시장을 위협했지만 금리 인하 기대감이 쉽게 물러서기 어렵다는 진단도 많은 편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에서 형성된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당장 크게 후퇴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면서 "금융시장은 인상이든 인하든 향후 전개될 일정들 가운데 확률적으로 높은 어느 한 쪽에 포지션을 집중하는 경우가 일반적이고 현 시점에서는 적어도 인하 기대를 반영한 대응이 크게 손해를 볼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따라서 투자의 시계(視界)가 중장기적인(6개월~1년 이상) 투자자들은 추세적으로 채권에 대한 포지션 확대 및 매수 대응을 이어가라고 조언했다.

미국의 5월 25bp 마지막 인상, 한국 금리인상 사이클 이미 종료 가정시...

이날 국내 채권시장은 지난 주말 미국 금리가 뛴 여파로 밀리고 있다.

미국에선 은행사태 이후 한 때 동결 가능성이 힘을 얻기도 했지만, 현재는 연준이 5월에 25bp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80%에 육박한 것으로 나온다.

미국 지표들도 다시 금리인상에 힘을 실어줬다.

미시간 대학이 발표한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 중간값은 4.6%를 기록해 전월의 3.6%에서 1%포인트나 상승했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63.5로 예상치 62를 웃돌았다. 미국 지난달 산업생산도 예상치를 상회했다. 3월 산업생산은 계절조정 기준 전월보다 0.4% 늘었다. 연준 내에서 인플레 제어 목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은 만큼 통화정책을 더 긴축해야 한다"고 했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한 번 더 금리를 올리고 경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살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미국 쪽 분위기가 국내 채권투자자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은 통화정책 관계자들도 시장이 과도한(?) 기대를 하지 않게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어서 부담스럽긴 한 상태다.

금리 레벨 부담이 큰 상황에서 한은이 예상을 뛰어넘는 매파적 스탠스를 지속하자 경계감도 커졌다. 하지만 금리가 박스를 뚫고 올라갈 상황은 아니라는 진단이 많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금리 인하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더 이상 못 올리는 건 확률이 아주 높아 보이니 국고채 3.3%대 매수는 설득력 있어 보인다"고 했다.

중앙은행들의 재개된 매파 공세로 이번 타이밍에 금리가 재가 오른다면, 저가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들도 적지 않다. 아울러 이러다보니 금리 상하단이 계속 제약되는 양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들이 많다.

C 증권사 관계자는 "밀리면 사자는 뷰가 강해서 장이 크게 못 움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참고자료] 지난주 금요일 장 마감 뒤 홍경식 한은 통화정책국장이 밝힌 물가, 금융안정 분리대응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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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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