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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가계대출 감소 흐름 속 반등한 주담대...주담대와 함께 늘어나는 주택 거래

  • 입력 2023-04-10 15:01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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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가계대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증가했다.

금융업권 별 차이가 있지만 2021년 가을부터 가계대출은 뚜렷한 둔화를 보인 뒤 작년 가을부터는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정부 정책 효과, 금리 하락 등으로 최근 주택담보대출은 반등하고 있다.

■ 은행 가계대출 감소와 감소폭 0.7조원으로 둔화...주담대 늘며 감소폭 축소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은 1분기 중 8.1조원 감소했다.

가계대출은 지난 2021년 1분기 20.8조원 증가한 뒤 작년 같은 기간엔 1.7조원 감소했다. 그런 뒤 올해 1분기엔 이를 훨씬 웃도는 규모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감소폭이 줄어들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은행 가계대출은 1월 4.7조원, 2월 2.8조원 감소했으나 3월엔 0.7조원 축소되는 데 그쳤다. 3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감소폭이 상당히 줄어든 것이다.

가계대출 감소폭 축소엔 주택담보대출의 상승 반전이 영향을 미쳤다. 은행 주담대는 2월 0.3조원 줄었으나 3월엔 2.3조원 늘어났다.

한은은 "전세자금 수요 감소가 지속됐지만 아파트 매매거래 증가, 특례보금자리론 실행 등의 영향으로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증가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전세자금대출은 1월 1.8조원, 2월 2.5조원 감소한 뒤 3월엔 2.3조원 줄어들었다.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작년 12월과 올해 1월 각각 1.5만호, 1.9만호였지만 2월엔 3.1만호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전세거래는 4.6만호, 4.7만호에서 5.7만호로 증가했다.

기타대출은 2월 2.4조원 줄어든 뒤 3월엔 2.9조원 추가로 축소됐다. 기타대출의 경우 대출금리가 높은 데다 대출 규제(차주단위 DSR 3단계) 등에 영향을 받아 신용대출 위주로 감소세를 지속했다.

■ 전체 금융권 보면...가계대출 5조원 감소

은행 가계대출 감소폭이 축소되고 있으나, 금융권 전체적으로 보면 여전히 큰폭의 감소세가 이어지는 중이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작년 9월 1.2조원 감소한 데 이어 10월 0.2조원, 11월 3.2조원, 12월 3.4조원, 올해 1월 7.8조원, 2월 5.3조원, 3월 5.0조원 줄어들었다.

3월 가계대출 감소 규모가 전달보다 축소됐지만 감소율은 2월(1.3%)보다 소폭(1.4%)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은 정책금융 영향 등으로 증가세로 전환했으며 기타대출은 감소폭이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1.3조원)이 감소했으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2.3조원) 증가 영향으로 총 1.0조원 증가했다.

정부의 특례보금자리론 출시로 2금융권 대출자가 은행에서 보금자리론으로 갈아탄 영향이 작용했다.

기타대출의 경우 신용대출(△3.2조원)을 중심으로 6.0조원이 감소해, 전월(△4.7조원) 대비 감소폭이 확대됐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은행권·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모두 감소했다. 은행권의 경우 2023년 3월중 은행권 가계대출은 0.7조원 감소했다. 전월 대비 감소폭은 2월 2.7조원에서 축소된 것이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정책모기지(+7.4조원) 영향으로 2.3조원 증가했다. 하지만 전세대출(△2.3조원)·집단대출(△0.9조원)·일반개별주담대(△1.9조원)는 모두 감소했다.

기타대출의 경우 신용대출(△2.3조원)을 중심으로 2.9조원 감소했다. 제2금융권의 경우, 보험은 0.4조원 증가한 반면, 상호금융(△4.0조원)·여전사(△0.4조원)·저축은행(△0.4조원)을 위주로 4.4조원이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가계대출은 감소세지만 주택 관련 대출은 성격에 따라 분위기가 다른 것이다. 전셋값 하락에 따라 전세자금대출이 월간 2조원 넘게 축소되는 등 감소가 이어지고 있으나 매매 관련 주택담보대출은 늘어나고 있다.

■ 무엇이 주담대와 주택거래량 증가를 견인했나

정부의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등 정책 효과가 주택담보대출 반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는 주택매매를 늘리기 특례보금자리론를 도입했으며,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해선 LTV 80%를 적용하고 대출한도도 4억에서 6억원으로 확대하는 등 자금 융통에 숨통을 틔우는 조치를 취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주택가격 9억원 이하를 대상으로 최대 5억원을 4%대 고정금리로 대출해 주는 상품이다. 이 제도는 서울 내 상대적으로 싼 주택, 그리고 경기 지역 주택 등의 거래량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주택거래량 증가엔 시중금리 하락도 무시할 수 없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금리를 인하한' 효과로 주택관련대출이 늘어나는 반면 금리가 여전히 높은 신용대출은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는 데서 금리 효과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가계부채가 안정적으로 관리되도록 모니터링을 지속하는 한편 고금리에 따른 가계부채 위험요인이 없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1월까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시중금리는 작년 말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은행의 '손쉬운 이자 장사'를 꾸짖으며, 대출 금리를 내려버렸다.

주택 거래량이 작년 가을 바닥을 치고 오르고 있었다는 점도 거래량 증가에 좀더 힘을 실어준 측면이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데이터를 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작년 7월 647건으로 1천건을 밑돈 뒤 작년 10월엔 558건으로 급락해 바닥을 찍었다.

작년 연말 거래량이 다소 늘어나더니 올해 들어 1월 1,419건으로 1천건을 회복했다. 2월엔 2,461건을 기록하면서 1월보다 1천 건 이상 늘어났다.

3월 거래량은 아직 주택매매 신고기간이 많이 남아 있어 제대로 집계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일단 2월 수준을 상당폭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월간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량이 6천건 수준임을 감안할 때 아직 정상적인 시기의 거래량과는 괴리도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최근 아파트값 하락률도 둔화되고 있다. 이제 주택 거래량, 주택담보대출 증가와 함께 집값이 상승 반전을 앞두고 있다는 예상들도 나오고 있다.

연초만 해도 집값과 관련해선 하락 전망 일변도인 분위기였지만, 최근엔 바닥 기대감과 상승 반전 가능성도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가계대출 감소 흐름 속 반등한 주담대...주담대와 함께 늘어나는 주택 거래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은행권 대출 흐름, 출처: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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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가계대출 감소 흐름 속 반등한 주담대...주담대와 함께 늘어나는 주택 거래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전 금융권 가계대출 흐름, 출처: 금융위

자료: 전 금융권 가계대출 흐름, 출처: 금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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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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