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20 (월)

(상보) 서영경 "고용안정, 통화정책 목표에 넣는 것 당장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봐"

  • 입력 2024-03-26 15:00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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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김경목 기자]

서영경 한국은행 금통위원이 고용안정을 한은 통화정책 목표에 넣는 것은 당장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서 위원은 26일 열린 한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고용안정을 통화정책 목표로 넣는 것은 한국에서 당장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고용은 구조적, 제도적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통화정책 목표에 명시하면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팬데믹 위기는 무엇을 남겼는가: 통화정책 경험과 과제'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강연에서 그는 "물가가 안정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공급충격 관련 불확실성이 높다"며 "민간부채 취약부문, 부동산PF 등을 둘러싼 금융 상황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거시경제상황은 물론 산업·고용 등 미시적 영역에 대한 연구도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통화정책의 파급경로 축소 등 여건변화를 반영하는 동시에 대차대조표 정책, 거시건전성정책, 외환정책 등 여타 보완적 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경제상황 변화에 맞춰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정책능력 필요

통화정책의 교훈과 과제와 관련해 우선적으로 경제상황 변화에 맞춰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정책능력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그는 "중앙은행 성장과 물가 등 거시경제변수를 중시해 왔으나 산업과 고용 등 미시적 상황에 대한 이해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 금리정책 파급경로가 강화되고 파급시차가 축소되었을 가능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나라도 B/S 정책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통화정책에 있어 사후적 금융안정(시장안정화)뿐만 아니라 사전적 금융안정(금융불균형 방지)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서 위원은 "환율의 신축적 변동을 통한 대외충격 흡수(shock absorber) 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외환시장 구조 선진화, 외환수급 안정 등 미시적 정책을 병행해 대외부문 안정을 도모함으로써, 금리정책이 대내 정책목표에 집중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통화정책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물가안정목표제에서는 국민과 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를 목표수준에 안정시키고 사후적으로 이 기대를 충족하는 과정이 중요한데 최근과 같이 향후 성장과 물가 관련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기대관리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서 위원 "고용안정을 통화안정 목표에 넣는 것은 한국에서 당장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봐"

서 위원은 "달러/원 환율이 절하된 것은 글로벌 달러화 강세가 공통 요인 작용한 영향이 컸다. 국제유가 상승도 동반 작용해 원화가 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글로벌 달러화 움직임이 과거보다 신흥국에 미치는 영향 확연하게 커졌다며, 이 부분을 유의하면서 봐야할 듯 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매파냐 비둘기파냐 시장 평가는 보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비교적 균형적으로 정책을 운영했다고 본다"며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서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여성 금통위원 필요성 여부를 묻자 "여성 금통위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여성뿐만 아니라 다양성 제고측면에서 산업계에 몸담았던 사람이 오면 그런 부분도 균형적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듯 하다"고 답했다.

앞으로 글로벌 밸류체인 중심으로 산업 변화가 진행될 것이고 고용시장도 장기적 변화를 보이면서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한 폭넓은 이해를 강조했다.

서 위원은 "고용안정을 통화정책 목표에 넣는 것은 한국에서 당장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고용은 구조적, 제도적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통화정책 목표에 명시하면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어려웠던 순간을 묻자 "처음엔 물가상승이 지속될 지 일시적인지 금융안정 이슈도 한은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웠다"며 "특히 두번째 빅스텝 당시에 환율에 대한 대응, 소수의견 2명 나올만큼 이견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라스트 마일에서 여전히 길이 울퉁불퉁하고 끝도 잘 보이지 않는다며 "떠나는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팬데믹 위기와 인플레이션 충격이 터지면서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고 충격은 새롭게 발생할 수 있다고 느꼈다"고 했다.

비트코인은 몇년 전에 비해선 무시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며 "가치를 지니지않은 투기대상으로만 폄하하기엔 실체와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출생률을 높이려면 출생에 대한 직접적 비용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회비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서 위원은 "1,2차 베이비부머 은퇴가 국내 고용과 성장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은퇴 인구를 어떻게 생산적으로 활용하는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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