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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KOSPI, 120일선 내주고 200일선 지지대 삼기...금리 위협에 버티기

  • 입력 2023-08-18 14:06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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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코스피 지수 흐름,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코스피 지수 흐름,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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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중국 부동산 문제와 경기 부진 등 G2의 상반된 여건이 금융시장에도 큰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최근 미국, 유럽, 한국 등의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자 주식시장은 할인율에 대한 부담을 느꼈다. 중국 부동산이나 경제지표 부진 등은 위험자산에 대한 부담을 한층 가중시켰다.

미국의 매파적인 통화정책 스탠스와 최근 중국이 각종 금리를 내리는 모습 등은 달러/원 환율의 상승세, 즉 원화 약세를 부채질하면서 주식, 채권 등 증시에 타격을 가했다.

이러다 보니 지금 상황을 놓고 금융시장이 중대한 '변곡점'을 맞았다는 평가들도 적지 않게 등장하고 있다.

■ 코스피, 연속 하락 통해 100P 내준 뒤 일단 200일선 사수...금리 위협에서 버티기

이날 코스피지수는 최근 1% 넘게 하락하다가 반등하면서 낙폭을 축소했다.

초반 지수 2,500선이 하향돌파되면서 긴장감을 키웠으나 곧 반등했다.

빅피겨 2,500선이 초반 무너졌지만 200일 이평선(2,480) 위에서 받쳐지면서 일단 분위기 전환에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상승 전환에는 실패한 뒤 만만치 않은 경계감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에선 장중 국채10년물 금리가 4.3%를 넘자 각 섹터 주가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긴장감이 커진 바 있다. 금리에 예민한 미국 나스닥은 간밤 157.70포인트(1.17%) 하락한 13,316.93을 나타냈다.

국내 주식시장의 코스피는 이날을 포함해 6일 연속으로 하락 중이지만 2,500선은 내주지 않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최근 6일 연속 하락하기 전 2,605.12를 나타낸 바 있다.

■ 코스피 최근 100P 하락한 뒤 일단 200일선 사수..환율 위협에서 버티기

달러/원 환율은 전날 1,340원을 넘어선 1,342.0원을 기록했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작년 11월 23일(1,351.8원) 이후 가장 높은 것이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은 7거래일 동안 36원 올랐다. 이 기간 동안 내려간 적이 없으나, 이날은 하락 중이다.

환율은 최근 가파르게 상승한 뒤 일단 1,340원 아래로 내려와 눈치를 보고 있다.

간밤 NDF 시장에서 달러/원은 글로벌 달러 오름세가 주춤해지면서 전일 종가 대비 2.25원 하락한 현물환 기준 1,339.75에서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은 이 분위기를 국내시장으로 가져오면서 일단 이날 레벨을 낮춰보고 있다.

최근 환율 오름세는 주식, 채권 등 한국 증시에 상당한 부담이 됐다.

미국, 중국 상황이 환율 움직임에 큰 영향을 미친 뒤 얼마나 더 오를지 알 수 없다는 경계감도 작용하고 있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과 중국 지표 부진에 따른 강 달러 흐름 자체는 유효해 보인다"면서 "다만 1,340원 위 쪽에선 당국 개입 경계감이 작용할 수 있어 환율이 더 오르더라도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 코스피 200일선 버팀목 기대...불확실성 속 한국 주가 가격 메리트도

글로벌 주식시장이 최근 속락한 뒤 가격 메리트는 상당부분 살아났다.

최근 주가 하락이 과열 부담을 꽤 해소한 가운데 200일선이 지지대 역할을 할 것이란 진단들도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은 16.2배로 전주대비 하락했다. 세계 주가 전반이 하락하면서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됐다"면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EPS 전망치의 하향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 하락으로 PER이 내려온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부동산 리스크와 연준의 불확실한 인플레이션 전망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며 "특히 한국 PER이 13.2배에서 12.6배로 하락폭이 가장 컸다. 중국 주가지수도 연중 저점에 근접했으며, 200일 이평선은 사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주가지수가 더 가느냐와 관련해선 자동차, 반도체 등 대표 수출업종의 분위기가 중요할 것으로 봤다.

최근 이차전지 섹터들이 급등락을 보인 가운데 전통적인 한국 수출 섹터들이 상승세로 돌아야 지수 전반의 재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코스피지수 120일선이 뚫린 뒤 200일선이 받쳤으나 여전히 불확실한 재료들은 쌓여 있다.

중국 부동산 문제가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지 말아야 하는 데다 미국의 예상보다 상당히 좋은 경제지표 등도 부담이 되고 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비구이위안은 지역 주택개발을 주력으로 하는 매출 기준 중국 1위 업체로 헝다보다 4배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디폴트 사태의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라며 "묻고 가기에는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국영기업과 금융기관을 통한 대응이 거론되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부동산 문제와 관련한 구체적 조치 등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주식시장 변동성은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미국, 중국 관련 불확실성이 상당하지만 주가지수 낙폭이 계속 커지기도 만만치 않다고 풀이했다.

최 연구원은 "시장은 일단 중국 문제가 시스템 리스크로 발전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아울러 달러 환산 KOSPI 낙폭이 커 외국인 관점에선 국내시장의 가격 메리트를 먼저 발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올해도 만만치 않은 잭슨홀 관문 대기

최근 해외 금리가 재차 뛰면서 각국 주가도 일제히 하락 압력을 받았다. 중국 부동산 사태는 이를 악화시킨 원인이었다.

금리가 오른 데엔 미국채 발행 증가에 따른 수급 부담, 예상보다 양호한 경제지표 등에 따른 미국 기준금리 추가 인상 우려가 작용했다.

주식시장 입장에선 경기 회복세에 기반한 금리의 점진적인 상승은 버틸 만하다고 볼 수 있으나, 최근처럼 가파르게 오르면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24~26일로 예정된 잭슨홀 미팅이 다가왔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7월 FOMC 의사록이 주식시장 부담에 불을 지핀 가운데 다음주 잭슨홀 미팅이 남아 있다"면서 "금리 상승 요인이 부각되면 주식시장의 우려는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최근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기 전 주가 상승을 상징한 주도주들의 실적도 체크해볼 것을 권했다.

황 연구원은 "23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중요해 보인다"면서 "주도주에 대한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느냐가 주식시장의 조정 연장, 혹은 반등 여부를 판가름하는 가늠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해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연준 의장은 상당히 매파적인 면모를 과시했다. 지난해 이벤트는 주식, 채권 모두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파월은 지난해 7월 도비시한 발언으로 인플레 고삐를 늦추는 '말 실수'를 했으며, 이후 8월엔 예상을 뛰어넘는 매파적 태도로 이를 만회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잭슨홀 미팅의 주제는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 변화'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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