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17 (금)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브라질 금리 인하 사이클 시작과 브라질 국채 투자

  • 입력 2023-08-03 15:31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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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브라질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큰 50bp 인하한 가운데 브라질 국채 투자 여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랜기간 브라질 국채는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투자 대상물이었다.

투자자 입장에선 높은 금리 메리트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만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가 말썽을 부리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세금과 수수료, 비과세 등을 감안해야 하지만 핵심은 금리 메리트와 환율 움직임이다.

브라질 통화가치가 크게 흔들리지만 않는다면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바탕으로 듀레이션이 긴 장기 채권을 매수해 매매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들도 보인다.

■ 브라질 기준금리 인하 막 시작...추가 인하룸 상당히 크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8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3.25%로 50bp 인하했다.

2022년 8월 기준금리 인상을 종료한 뒤 1년만에 금리를 내린 것이다. 특히 인하폭은 시장 컨센서스인 25bp보다 컸다.

9명의 위원 중 4명이 25bp 인하를 주장하며 의견이 엇갈려 간신히 빅스텝 인하가 단행됐다.

인플레이션 대비 충분히 높은 기준금리 수준과 글로벌 디스인플레이션 무드 속에 빅스텝 주장이 결국 이긴 것이다.

브라질 물가상승률은 상당폭 축소된 상황이다.

그간의 공격적인 긴축 정책으로 브라질의 6월 물가는 전년비 3.16%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목표 범위(3.25±1.5%)에 들어온 것이며 지난 2020년 9월 이후 가장 낮았다.

일단 이 수준에서 물가가 더 내려가긴 어렵지만 재차 크게 오르기도 어려워 금리 투자자들에겐 여전히 꽤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브라질 시장금리가 이미 금리인하 기대를 반영하고 있는 측면이 있지만, 상당수 브라질 분석가들 중립금리 수준 6%대 전망이 합리적이라고 보고 있어 시장금리는 앞으로도 상당폭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지난 1년간 higher for longer 이후 내리기 시작한 기준금리

브라질은 2일 기준금리를 50bp 내릴 때까지 1년간 기준금리를 13.75%로 유지했다.

코스콤 CHECK(3931)를 보면 브라질 국채10년물 금리는 2일 8.80bp 하락한 10.4155%를 기록했다. 브라질 10년 금리는 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최근 4일 연속 하락하면서 최근 레벨을 19bp 가량 낮췄다.

브라질 국채10년물 금리는 2022년 7월 19일 14.3335%에서 고점을 찍은 뒤 내림세다. 그 해 연초 10% 남짓한 금리를 유지하다가 금리인상 마지막 시점에 14%대로 올랐다가 현재 다시 10%대로 내려온 것이다.

올해 초 브라질 금리는 13%대에서 거래를 시작해 연초 14%를 찍은 뒤 대체적으로 레벨 대체적으로 낮춰갔다.

그리고 이달 통화정책위위원회(Copom)는 기준금리는 시장 전망보다 큰 폭인 50bp 낮추면서 시장 금리 하락을 자극했다.

브라질 물가가 최근 상당히 낮아진 가운데 중앙은행의 관리 범위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될지가 관건이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상정해 놓은 물가 목표의 상단은 4.75%(목표범위 3.25%±1.5%p)다.

현재 10년 금리가 기준금리를 상당폭 밑돌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지만, 내년에도 금리 인하 사이클이 막 시작됐다는 점에서 레벨 메리트가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투자 메리트의 관건은 환율 움직임이다.

■ 브라질 국채투자의 관건, '헤알화 약세 불가피하다' vs '브라질 환율 둘러싼 환경 나쁘지 않다'

미국이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거론하고 있는 가운데 신흥국인 브라질은 금리 인하를 막 시작했다.

추가 인하를 감안할 때 브라질 헤알화는 이전보다 약세를 보일 수 있다.

선진국 대비 빠른 통화완화, 그리고 향후에도 상당폭 금리를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헤알화가 그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 지를 따져서 투자 메리트를 판단해 볼 수 있다.

금리 추가 인하에 따른 채권가격 메리트와 환율 상쇄분을 따져서 투자 메리트를 판단해야 한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8월 시장 예상보다 강한 기준금리 인하와 추가적인 빅스텝 인하 지속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 올해 남은 3번의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연말 기준금리는 11.75%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남은 9월, 11월, 12월 회의에서 각각 50bp씩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보는 시각이다. 하지만 금리인하에 따른 헤알화 약세 압력을 감안해야 한다.

김 연구원은 "브라질은 올해 1%와 내년 2%의 실질 경제성장률과 8%대의 높은 실업률을 감안할 때 물가만 안정되면 경기부양을 위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지속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기준금리를 내리는 과정에서 채권가격이 오르더라도 헤알화 약세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기 반등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헤알화 가치가 대폭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보면 브라질 채권 투자는 상당한 매력이 있을 수 있다.

박민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는 일반적으로 해당 국가 통화 약세로 해석되지만 이번 브라질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헤알화 약세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주요국 대비 높은 실질 기준금리에 인하 정당성이 형성돼 있으며 공격적인 긴축 환경이 완화됨에 따라 경기 개선 여지가 헤알화 강세 요인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재정 우려가 크게 불거지지 않고 있으며 S&P에서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는 점도 헤알화 강세 요인"이라고 짚었다.

S&P는 지난 6월 중순 브라질 등급 전망을 상향했다.

브라질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개시, 그리고 여전히 레벨 메리트를 감안할 때 환율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없다면 브라질 국채 투자는 매력적이다.

박 연구원은 "대외환경 측면에서는 원자재 가격 반등이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발 반사수혜가 길어지는 점까지 헤알화에 긍정적"이라며 "브라질 기준금리 인하라는 악재에도 원/헤알 환율 하단은 260원 위에서 하방경직성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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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신한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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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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